잡담:

01
이번주는 수요일만 지나면 좀 여유가 생길 줄 알았다. 아니다.

수요일까지 내년도 공과금과 냥이 밥값을 보장 받기 위한 프로포절을 제출하면, 목요일에 반차공 포럼에 가려고 했다. 근데 목요일엔 동거 중인 아기냥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할 듯하다. 아가냥이 방광염인지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린다. 물만 많이 먹여도 괜찮다는데… 암튼 아기가 아프니 걱정이 태산이다. 자꾸 울고 싶다.

그러고 나면 금요일에나 퀴어락 사무실에 갈 수 있을 듯하다. 에잉… 극장에도 가야 하는데… ㅠ_ㅠ

02
일터에서 주말에 뭐했냐고 물었다. 머리 속에 지나간 지난 주말 일정은, 프로포절 준비했고, 웹서핑 좀 했고, 퀴어락 회의 했고, 프로포절 초고 작성했고, 남성성 원고 아이디어 약간 냈고… 하지만 입 밖에 나온 대답. “고양이랑 빈둥빈둥 놀았어요.”

아, 정말 그냥 빈둥빈둥 놀 수 있으면 좋겠다. 흑.

03

하지만 신해영이 <<윤리학교과서>>에서 “나쁜 법이라 해도 국가 법률에 대한 절대 복종은 국민의 첫째 의무”라고 못박을 정도로 계몽주의자들에게 “복종”과 “통제”는 핵심적인 개념들이었다.
-박노자, 28쪽.

그래서 한국의 논술문제 주요 예시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자주 인용하는 걸까?
뭐, 암튼 한국은 법치주의국가니까. 😛

04
확실히.. 월급을 많이 주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게 생활은 어려워도 즐겁다.

05
유섹인 기획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 섹슈얼리티 강의 세 번째>가 나왔습니다. http://goo.gl/iQgp
매우 특수한 의미에서 초도 한정판입니다. ㅠ_ㅠ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고하시고…
제목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전 구글 검색을 사용해서 몰랐는데, 다음이나 네이버로 검색했더니… 19금 인증을 요구하네요. ;ㅅ;
크크

씁쓸

10년은 폭삭, 늙어버린 것만 같은 얘기를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를 유포하고 유통하는 사람들, 그것을 사실로 믿는 사람들. 우울하여서, 고향에 가버릴까 했다. 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 깔깔 웃으며 사는 것이 최고의 복수이자 저항이란 말을 되뇌었다. 근데 행복도 독해야만 누릴 수 있는 걸까?

난 지금도 행복하다. 대체로 행복하다. 주류의 기준에선 별볼일 없는 삶이지만, 애당초 그것이 나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다. 내가 그런 기준에 비중을 뒀다면, 이렇게 살지도 않았겠지(아, 아닌가… 비중을 둬도 이렇게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크크. ;; ). 하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난 뭐하고 사는 걸까 싶어, 우울하다.

잡담: 존 콜라핀토, 빈둥빈둥, 안중근의 (찌질한) 남성성과 김어준-남성연대

01
존 콜라핀토의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은 젠더 이론을 공부하거나, 성차, 성별 관련 이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으시길. 상당히 논쟁적이고 문제가 많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ㄱ. 젠더라는 개념을 만드는데 있어 의학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고, ㄴ. 미국의 트랜스젠더와 인터섹스/간성 운동 및 이론에 중요한 인물을 소개하고 있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ㄷ.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인식하고 인간으로 해석하는데 젠더와 성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어로 번역된 책 중에서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02
주말 이틀은 카페에서 보내고 싶었지만 비가 와서 집에 있었다. 덕분에 냥이와 빈둥빈둥. 캬악. ㅠㅠ
지금 비가 그쳐서 뭔가 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아직 씻지도 않아서 나갈 수가 없다. 집에서 버티기엔 먹을 게 없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크크크.

03

안중근은 또한 자신에게 공손하게 대하지 않는 기생들을 때리던 “사내다운” 습성을 낭만적으로 회고하기도 했다. 기생들과의 관계를 즐기면서도 그들에게 훌륭한 남자와 결혼하고 “도덕의 길”을 따르라고 훈계함으로써 자신의 유교적 “체면”을 유지하려 한 것이다.
-박노자. [씩씩한 남자 만들기] 68-69쪽.

100년 전 남성성이 지금의 남성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무얼 의미할까?

어제, 토요일 아침. 라디오 상담코너. 내용은 남편이 장인장모보다 자기 부모에게 용돈을 더 많이 주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상담자는 세 가지 조언을 했다. 남편이 아직 유아기에서 못 벗어났고 철이 없다. 근본적으로 아내를 동등한 동반자로 안 보는 거다. 그리고 진행자가 급히 수습하느라 말을 다 못 했지만, 이런 남편과 계속 사는 건 말리고 싶다. 꽤나 정확한 분석이며, 안중근에게도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은 말이다.

상담자는 김어준이었다. 김어준이라 할 수 있는 말이다. 상담자가 소위 여성으로 통하는 이라면, 방송에서 하기 힘든 말이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뒷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악플과 인신공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군대를 비판한 EBS 강사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듯). 이런 비판조차, 적어도 방송에선 ‘남성’에게만 허용된다. 라디오를 들으며 시원했지만, 많이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