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점과 불안

나는 나의 취약점, 불안, 두려움 등을 사랑하는데 이런 감정은 내가 어떤 다른 상상력을 하도록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언제나 갈등하고 렉사프로를 처방받아서 사왔지만 선뜻 복용하겠다고 결정을 못 한다.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나를 힘들게 하는 힘이기도 할 때, 늘 어렵다. 그런데 나는 늘 이런 딜레마가 아니지만 딜레마로 인식되기도 하는 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 나의 덕질이 그렇고 다른 많은 것이 그렇다. 그렇기에 나는 이런 상황을 딜레마로 인식하지 않지만, 글로 쓰거나 할 때면 딜레마처럼 적혀서 난감하다.

그러나저러나 일단 주말 마감부터 어떻게 하자… 아아아… 마감…

트윗 같은 잡담

렉사프로로 처방받았다. 잠시 비타민D를 처방해주려 했지만 이미 잔뜩 먹고 있어서(비타민D가 비염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말이 있다) 렉사프로로 받았다. 오늘부터 먹고 싶지만 원고를 마감하고 먹을 예정이다. 지금으로선 익숙한 방식의 몸 관리가 필요하니 새로운 약을 먹기 애매하니까. 다음주 초까지만 견디면 된다. 잘 버티겠지.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
온란인 논란을 정리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건 불가능하니까, 가끔은 최신 논쟁을 잘 팔로우하고 정리하는 트위터 몇 명만 팔로워하는 트윗 계정을 만들까란 고민도 잠시 했다. 하지만 다 귀찮으니 그냥 포기. 더이상 뭐가 뭔지 모르겠다 싶은 일이 생기고 사라진다. 정말 모르겠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레닌의 농담처럼 혹은 지젝의 농담처럼 외딴 곳에서 그냥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때론 500쪽은 가볍게 넘고 1000쪽이 되기도 하는 퀴어 독본을 세 권 챙겨서 두어달 피정을 가고 싶다. 세 권인 이유는 그렇게 읽고 싶은 책이 세 권 있기 때문이다.
불법이지만 한국어로 쓴 퀴어 관련 논문을 엮은 퀴어이론입문 파일을 만들어볼까? 이래저래 몇 편 엮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하지만 유통 자체가 불법이라 어떠려나… 재밌을 텐데…
어떻게든 견디면 뭐라도 되겠지. 뭐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