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일종의 공지]

당분간 상단에 위치합니다.

[#M_꼭 읽기..|접기..|01
 더 늦으면 곤란하겠다 싶었지요. 스킨은 좋았지만, 블로그 주소가 문제였어요. 너무 길었거든요. 좀 간결한 주소면 좋겠다 싶어 업그레이드를 고민했어요.

사실 워드프레스로 블로그 툴을 바꿀까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실험을 했는데 데이터 이전에서 자꾸 오류가 발생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텍스트큐브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3년 6개월 만에 완전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형태를 남겨두고 싶었지만 실패했고요.

링크 주소와 rss 주소를 모두 변경하셔야 할 듯 합니다.
주소는  https://www.runtoruin.com입니다.
Rss는 https://runtoruin.com/rss 입니다.
그 외에 변한 건 없습니다.
아, 스킨은 계속 수정하고 있는데 귀찮으면 그냥 방치할 수도 있습니다? 흐흐

+
본 스킨은 우분투/리눅스-파이어폭스에 맞췄습니다?
우분투/리눅스-오페라에서 확인하니 상당히 다른 모습이네요;;;
전 모르겠습니다. oTL

02
이 스킨엔 공지메뉴(notice)가 있음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네요.
수정할 때까지 이 글을 공지 성격으로 상단에 올립니다.

03
따로 연락을 하실 분은
runtoruin@gmail.com
으로 메일 주세요. 🙂
_M#]
+
notice 링크 오류를 강제로 수정하여 일반 글로 변경 200907060014

퍼트리샤 콘웰, 『흑색 수배』

내가 내게 가지고 있는 편견 중 하나. 나는 추리소설은 좋아하지만 영미권 현대 추리소설, 특히 소위 하드보일드라고 말하는 추리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건 1800년대에서 1900년대 초반의 영미권 추리소설과 현대 일본에서 나온 추리소설들이라고 믿었다.

몇 달 전 어느 책에서 영미권 하드보일드를 분석한 글을 읽었다.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을 분석하는 글은 아니고, 자신의 주장을 위해 추리소설의 일부를 인용하고 분석한 글이었다. 그 글을 읽자, 영미권 현대 추리소설도 읽으면 재밌겠다 싶었다. 헌데 몇몇 유명한 이름을 제외하면 아는 작가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숨책에 갔는데, 우연인지 인연인지 퍼트리샤 콘웰(Patricia Cornwell)이란 낯선 작가의 작품이 여럿 들어와 있었다.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마침 관심을 가질까 하는 분야라 일단 『흑색 수배』 두 권을 샀다(1책 2권). 그러고도 미뤘다. 막연히 재미없을 거란 편견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거 …, 정말 재밌다! 한 권의 책을 고르면, 그 책만 붙잡고 읽으면 좋으련만 난 성격이 이상하여 한 번에 두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경향이 있다. 매일 일정 분량을 읽는 책, 상황에 따라 읽어야 하는 책 혹은 논문, 그리고 읽고 있는 소설책, 그 소설책을 읽는 중간에 읽는 또 다른 소설책. -_-;; 소설책은 보통 밥 먹을 때, 잠들기 전, 가끔 시간이 어정쩡할 때 읽기도 하고, 한두 시간 시간을 내서 읽기도 한다. 이렇게 읽다 보니, 가끔은 내용 연결이 잘 안 되고, 집중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근데 『흑색 수배』는 읽으면 그냥 바로 그 순간부터 집중이 되는 거다! 이건 이야기의 힘이다. 번역의 힘도 무시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재밌으면 띄엄띄엄 읽어도 상당한 흡입력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작가의 책을 처음부터 다 읽겠다고 다짐했다.

소설을 읽으며, 추리소설 혹은 법의학 소설로서도 재밌지만 이 소설엔 또 다른 흥미로운 내용이 등장한다.

잘난 동생이 한 마디 던졌다. 나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문을 잠갔다.
“샌더스 부부, 조의 부모 말이야, 아주 좋은 사람들이었어. 루시와 조의 관계를 알까 봐 얼마나 겁이 났는지 몰라.”
내가 운전하는 동안 도로시가 말했다.
“그래서 뭐라고 했어? 말했어, 도로시?”
“뭐, 별말 안 했어. 난 그들이 알고 있는 줄 알았어. 그래서 몇 가지 적절한 암시만 했지. 근데 여긴 마이애미 하늘하고 왜 이렇게 달라 보이지?”
동생을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어쨌든 얘기를 나눴어. 잠깐 동안. 제리 폴웰(보수적인 기독교 우파를 창시한 목사 – 역자) 스타일이라 레즈비언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거 같더라.”
“그런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흥, 레즈비언 맞잖아. 터키 해안, 그러니까 에게 해의 레스보스 섬에 살던 아마존 타입들한테서 유래한 거 아니우? 그래서 터키 여성들한테 그렇게 털이 많은 거고. 그거, 알고 있었어?”
“넌 사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긴 하니?”
“물론 그 남자에 대해 들어봤고말고.”
“그 남자가 아니라 그 여자야. 사포는 레즈비언이었어. 왜냐면 레스보스 섬에 살았으니까. 고대에서 가장 위대한 서정시인 중 한 사람이었어.”
“하! 보디 피어싱을 한 사람이나 덩치 큰 하키 선수들이 잘도 시적이겠다. 샌더스 부부는 확실히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루시하고 조가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어. 그냥 지금은 조가 엄청나게 다쳤기 때문에 루시도 회복된 후에나 그 앨 봤으면 하는 생각밖엔 없더라. 동정심도 아주 많고 친절했어. 병원에서 루시를 만났을 때도 정말 친절하고 호의적이더라고.”
-2권 83-85쪽

주연급 조연이 레즈비언인데, 이것만으로 흥미를 끈 건 아니다. 이 책이 미국에서 나온 건 1999년인데, 당시의 미국에서 레즈비언 혹은 동성애가 소비되는 한 가지 방식을 읽을 수 있어 재밌었다. 레즈비언 혹은 동성애에 가지는 편견부터 다양한 이해 방식 등등이 소설의 내용과 적절히 잘 어울린다. 특히, 동성애에 어느 정도 편견이 있는 사람과 레즈비언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모순이 아닌데도, 종종 모순처럼 여기는 분위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동성애혐오, 트랜스혐오 발언을 빈번하게 한다는 것과 그 사람이 트랜스젠더나 비이성애자와 친밀하게 지내는 것 사이에 필연적인 관계가 있는 건 아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한 또 다른 고민. 이 책은 퀴어 아카이브에서 수집해야 하는 책일까, 있으면 좋지만 반드시 수집할 필요는 없는 책일까, 없어도 그만인 책일까? 요즘 하는 일 때문에,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이런 고민을 한다. 흐흐.

++
이 글을 쓰고 나서 구글링을 했더니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후후. 하지만 여기에선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