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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며칠 전에 [20세기 소년]의 완결편인 [21세기 소년]을 읽었다. 이젠 완결이다!!! 훗. 하지만 살짝 실망했다. ‘친구’가 켄지길 바랐는데 확실하게 아니더라. 더군다나 완결편을 읽지 않으면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오직 작가만이 알고 있는 당혹스러운 결말이라니.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이름이 마지막에 나와서 좀 실망이었다(이름 기억을 잘 못해서 확실한 건 아님). 아무려나 하나의 만화가 끝나서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02
지난 금요일엔 밤샘 끝장 워크숍이 있었다. 정확하게는 지금 하고 있는 몇 개의 프로젝트 중 하나의 기획회의였다. 그럼 그냥 시간을 정해두고 회의를 하면 좋겠지만, 이 프로젝트는 성격이 좀 특이했다. 시간을 정해두고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평소처럼 회의를 하면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끝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끝장 회의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계획은 어느 정도 달성한 듯하다.

신기한 거. 밤샘 회의였는데, 나, 한 번도 안 졸았다!!! @_@

03
중요한 건, 모드 전환 중.

{영화}SeLFF 후기

SeLFF(Seoul LGBT Film Festival, 예전엔 퀴어영화제로도 알려진) 관람기 혹은 간단한 메모.

[여자를 사랑한 트랜스젠더] 2008.06.04. 1회 10:30 다열 91번
이미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보고 너무 좋아서 다시 영화관을 찾았다. 또 봐도 좋다. 이런 영화는 DVD로 나와야 하는데!!!

[위험한 소유] 2008.06.04. 2회 12:30 다열 90번
이미 열흘이 지나니, 이젠 내용 기억은 거의 안 난다는;;; 하지만 집착과 광기가 흥미롭게 얽혀 있는 영화. 진부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영화.

[내 친구 부치 리카] 2008.06.04. 3회 14:30 다열 90번
내용보다도 구성이 더 재밌었다. 영화로 제작한 것인데 시트콤처럼 만들었다. 심지어 시트콤 사이사이에 광고도 들어가는 형식으로. 미국식 코미디이긴 하지만, 아이디어가 무척 재밌었다. 내용은 스톤월 항쟁 다음날, 두 명의 게이와 한 명의 레즈비언이 동거하는 이야기 정도? -_-;; 이렇게 요약하니 이상하다.

[길 위에서] 2008.06.04. 3회 14:30 다열 90번
[내 친구 부치 리카]와 같이 상영한 단편. 대사는 단 두 마디 나온다. “What do you want?”와 “Next left.” 고속도로에서 우연히 만난 두 여성이 교감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인종에 따른 편견이 확연한 영화란 느낌이 더 강했다.

[2분 후] 2008.06.04. 4회 16:30 다열 90번
쌍둥이 형이 죽은 동생(2분 늦게 태어났다)과 사립탐정이 형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파헤치는 내용. 근데 그다지 재밌지는 않았다. 스릴러 혹은 추리로는 좀 부족한 느낌.

[마크와 클레어] 2008.06.08. 5회 겸 폐막식 다열 57번
이들 역시 쌍둥이. 마크는 게이고 클레어는 mtf. 이 영화, 상영시간 내내 괴로웠다. 영화가 끝났을 때 아는 사람들이 “영화 잘 봤어요?”라고 물었는데, 영화 내용이 좀 괴로워서 그렇게 물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난 후기네. -_-;; 그냥 느낌만 남아있어서, 영화를 안 본 사람들에겐 거의 암호수준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