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잡담…

으아… 글 써야 하는데 귀찮아서 뒹굴거리고 있음… 어제는 스타크래프트의 문화사, 사회사를 들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패널이 관련 주제로 논문을 작업 중이라고 하셔서 뭘 추가로 쓰기 어렵지만, 스타크래프트에 얽힌 사회적 변화가 재밌네. 그나마 언급할 수 있는 부분. 스타는 등수 시스템을 만들었고 오직 순위로만 개인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게 지금 개인화된 능력주의, 성적 지상주의와 얽힌 것은 아닐까라는, 아직 근거는 없는 망상을 했다.

그러고보면 써야 하는 글이 한두 개가 아니다?

8월은 문화의 달. 예매해둔 연극이 대략 10편이다. 신난다.

강유가람, 우리는 매일매일

강유가람 감독의 다큐, “우리는 매일매일”을 다시 상영해서 봤다. 슬픈데 기쁜 거, 극장에 혼자 있었다. 하지만 이 다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봤겠지만 더 많이 봐야하고 새롭게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이들이라면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페미니즘 운동과 문화사를 압축해서 배우기도 좋으니, 안 봤다면 꼭 꼭 꼭 봤으면 좋겠다. 다 보고 나면, 힘이 나고 신난다. 눈물도 좀 난다. 그래도 신난다.

남기고 싶은 메모.

필요한 건 수평적 관계가 아니라 자기 위치를 계속 고민하며 이어지는 관계였다. 위계와 억압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나온 관계 재구성, 즉 수평적 관계 구성은 역사를 고민하는데 어려움을 야기했다. 짜투리님은 선배를 부정하며 운동을 했다고 말했고 나 역시 비슷한 분위기를 배웠다. 하지만 짜투리님을 비롯한 여러 출연자가 말하듯 선배와 관계 맺는 법을 배워야 하고 동시에 후배와 관계 맺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그리하여 수평적이기보다 이어지는 관계를 더 많이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이 다큐는 말해준다. 이어짐을 고민하지 않으면 내가 가진 권력, 자기 중심성을 사유하는 과정을 놓치게 될 수 있고 이 다큐는 이 지점을 두루 담아낸다. 그래서 좋았다.

페미니즘의 나이듦, 혹은 페미니스트로 나이들기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그 답은, 언제나 미래에 대한 단서는 익숙해서 잊힌 과거에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저 흘러가지 않고 지금 현재를 어떻게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다큐에 참여한 이들은 포착하고 있었다. 고된 노력 속에서, 사회의 변화도 담아낼 수 있어 좋았고 2019년에 처음 개봉했으니 5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5년의 시간이 지났기에 이 다큐가 담아내고 있는 소중함도 있다.

근데 이것저것 다 떠나, 다큐에서 만나니 다들 반갑네(혼자 내적 친밀감 표현함). ㅋㅋㅋ 비슷한 기획으로, 퀴어 활동가를 다룬 다큐도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