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둘 혹은 셋

1.
4월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할 [F2M](가제)의 공동상영기획에 들어갔다. 연분홍치마에서 촬영했고, 영화 상영활동 및 홍보는 지렁이와 함께 하기로 했는데, 지렁이 측 담당을 내가 하기로 했고. 그래서 며칠 전에 만나서 얘기를 시작했는데, 이럴 수가!!!

다큐엔 충분히 담을 수 없는 내용들이 있으니까, 인터뷰 자료집을 책으로 내기로 했다. 간단한 자료집이 아니라 출판사를 알아봐서 책으로 출간하는 것으로. 처음엔 좋아서, 무척 좋다고 했는데, 결코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1차 목표가 4월 여성영화제 기간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건데, 만약 이 일정에 맞춘다면 적어도 3월 중순까진 이 일에만 매달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 물론 이 일만 할 수는 없고, 다른 여타의 일도 해야 하니… ㅠ_ㅠ

그래도 나오면 좋으니까, 어떻게든 악착같이 붙어서 하겠지만, 기쁘면서도 책 출간 계획을 취소하고 싶은 욕망이 심심찮게 든다. 흐흐.

책을 내겠다는 계획에 찬성한 주인공들에게 밥이라도 사달라고 해야겠다. 훗.

2.
마지막 교정을 함께 보고 있다. 3월 3일 출간 예정.

3.
미뤄두고 있던, 연락도 오지 않아서 없어졌다고 믿었던 일이 살아서 돌아왔다. 이건 거의 공포. -_-;;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지만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믿고 있다.

4.
이런 저런 이유로 노트북을 사야할 상황. 맥북을 욕심내기도 했지만, 그냥 싸고 좋은 걸로 살 예정. 마침 정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아서 그 기회를 잘 노려야겠다. 사겠다고 결정했고, 살 필요성도 있긴 한데, “정말 필요해?”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시로 던지고 있다. 금액도 금액이려니와 “정말 필요해?”라는 질문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면 정말 필요하다고 말할 법한 상황이면서도, 정말 필요한지 자신이 없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 필요 없을지도 모르는데….

좀 더 고민해야겠다.

“그 카페”와 관련해서ㅠ

관련글: “그 카페”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런던의 기차 플랫폼 3번과 4번(숫자는 정확하지 않음) 사이에 기차가 서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으로 [해리 포터]를 쓰기 시작했다는 얘길 읽은 기억이 있다. 어딘가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존재하지 않은 공간. 이런 공간을 상상하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

며칠 전, 세미나가 홍대역 근처에 있었다. 장소를 예약한 분이 문자로 찾아오는 길을 알려주며 “홍대역 6번 출구”라고 했다. 혼자 갔으면 6번 출구를 찾느라 애써야 했겠지만, 다행히도 ㅎㄹ님과 함께 가서 길을 헤매지 않았다. 그때 ㅎㄹ님이 해준 말, “홍대역엔 6번 출구가 없어요.” 출구가 나와 있는 지도 그림을 확인하니 6번 출구는 지워진 상태였다. 그 순간, “홍대역 6번 출구”로 나가야만 갈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카페”란 글을 썼을 때, 가장 먼저 나올 반응은 “홍대역엔 6번 출구가 없어요.”일 줄 알았다. ;;;

믿으신 분들께, 정말 죄송해요. ㅠ

6번 출구를 나가면 어떻게 할까 하면서 만들어낸 “그 카페”는, 비록 카페에 잘 안 가지만, 카페에 갈 때마다 생기는 불만이 만들어낸 공간이다. 물론 어떤 부분은 실재 존재하는 “무대륙”(상수역과 합정역 사이에 있음)이란 카페에서 힌트를 얻기도 했다. “무대륙”은 상당히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하는 곳이 있다. 물론 내가 직접 카페를 만든다면 계단 없는 곳에 만들 거고, 당연히 금연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무대륙”은 흡연이 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정말 “그 카페”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 혹은 언젠간 “그 카페”와 같은 곳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해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