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와 관련해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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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런던의 기차 플랫폼 3번과 4번(숫자는 정확하지 않음) 사이에 기차가 서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으로 [해리 포터]를 쓰기 시작했다는 얘길 읽은 기억이 있다. 어딘가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존재하지 않은 공간. 이런 공간을 상상하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

며칠 전, 세미나가 홍대역 근처에 있었다. 장소를 예약한 분이 문자로 찾아오는 길을 알려주며 “홍대역 6번 출구”라고 했다. 혼자 갔으면 6번 출구를 찾느라 애써야 했겠지만, 다행히도 ㅎㄹ님과 함께 가서 길을 헤매지 않았다. 그때 ㅎㄹ님이 해준 말, “홍대역엔 6번 출구가 없어요.” 출구가 나와 있는 지도 그림을 확인하니 6번 출구는 지워진 상태였다. 그 순간, “홍대역 6번 출구”로 나가야만 갈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카페”란 글을 썼을 때, 가장 먼저 나올 반응은 “홍대역엔 6번 출구가 없어요.”일 줄 알았다. ;;;

믿으신 분들께, 정말 죄송해요. ㅠ

6번 출구를 나가면 어떻게 할까 하면서 만들어낸 “그 카페”는, 비록 카페에 잘 안 가지만, 카페에 갈 때마다 생기는 불만이 만들어낸 공간이다. 물론 어떤 부분은 실재 존재하는 “무대륙”(상수역과 합정역 사이에 있음)이란 카페에서 힌트를 얻기도 했다. “무대륙”은 상당히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하는 곳이 있다. 물론 내가 직접 카페를 만든다면 계단 없는 곳에 만들 거고, 당연히 금연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무대륙”은 흡연이 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정말 “그 카페”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 혹은 언젠간 “그 카페”와 같은 곳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해요. ㅠ_ㅠ

9 thoughts on ““그 카페”와 관련해서ㅠ

  1. 핑백: Run To 루인
  2. 죄송하지 않아도 되요. 오히려 재미있는데요 ㅋㅋㅋ 예전에 한 미술평론가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작가를 만들어서 평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생각이 나네요. ㅋㅋㅋ

    1. 참 그러고보니 저도 그런 얘길 들어본 적이 있어요. 흐흐. 저도 없는 작품을 하나 만들어 볼까 하는 충동이 문득 들었어요. 흐흐.

  3. 캬캬. “그 카페”를 보면서, 사실 전 무대륙을 상상했어요 -ㅅ-
    6번출구에서 의아하긴 했지만.
    지금 5번출구가, 예전엔 6번출구로 불렸었던 기억이있어서..
    그런가보다 했었다지요;

    1. 후후. 무대륙을 차용하긴 했지요. 흐흐.
      그런 역사가 있었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믿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흐흐

    1. 카페에 잘 안 가는 저이지만, “그 카페”라면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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