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와 생사여부는 중요하지 않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도 헷갈리는 데.
2
감정을 냉동실에 보관할 수 있으면 좋겠어.
도망치고 싶은 거지.
바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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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 생사여부는 중요하지 않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도 헷갈리는 데.
2
감정을 냉동실에 보관할 수 있으면 좋겠어.
도망치고 싶은 거지.
바보 같아.
졸려서 커피를 탔는데, 커피를 타고 나서 잠이 온다는 사실을 까먹었다. 텀블러엔 다 식은 커피가 남아있다.
요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환상과 현실이라는 구분을 비트는 내용의 소설과 추리소설을 주로 읽는 편이다(많이 읽었다거나 잘 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 작가는 대부분 일본어를 자국어로 쓰는 사람들. 그래서 위시리스트엔 관련 소설이 잔뜩 들어있다. 심지어 [판타스틱]이란 잡지를 정기구독 할까, 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을 정도. 지금까지 정기구독을 해서 받은 잡지가 없다시피 하니, 요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지금까지 트랜스/젠더 이론, 퀴어 이론, 페미니즘 등과 관련 있는 책을 주로 사서 읽었고, 선생님은 영문학 전공인데, 석사논문주제로 일본(추리/환상)소설과 관련해서 쓴다고 하면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일까? 혹은 ‘루인스럽다’고 반응 할까?(‘루인스러운’ 게 뭔지는 모르지만.) 물론 농담이다. 아무려나 요 몇 년간 못 읽은 소설을 부담 없이 읽으니, 여러 가지로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 기쁘기도 하고.
교보에서 놀다가, 주제 사라마구의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가 나왔더라. 이 작가도 읽기 시작하면 쉽게 놓을 수 없는데. 그래도 기대 중. 아울러 벌써 오래 전에 읽겠다고 제본해선 읽을 시기를 가늠하던 [바이센테니얼 맨]을 시작했다. 물론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이번 주가 가장 바쁜 시기면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일도 별로 없다. 띄엄띄엄 읽겠지만 시작부터 흥미롭다.
아멜리 노통브, [공격], 김민정 옮김, 열린책들
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난 세상에서 가장 못생겼지. 그게 바로 우리가 서로를 위해 태어났다는 증거야. 나는 네 아름다움에 의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고, 넌 내 추함으로만 더럽혀질 수 있으니까. 난 타고난 추접스러움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간쓰레기, 이런 나 없이 넌 타고난 순수함에 희생된 인간 천사에 지나지 않아.
(p.157)
글만큼 육체적인 건 없어.
(p.169)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 때의 고통스러움. 고백하는 순간 헤어질 수밖에 없음을 알기에 고백할 수 없음의 고통들.’
노통브 식의 “미녀와 야수”를 읽다가, 이런 고민을 했다. 이런 내용이 없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노통브의 어떤 소설들은 읽는 것 자체가 좀 끔찍하거나 힘든 경우가 있다. 내용이 아니라 기술하는 방식이 끔찍해서. 이 소설도 좀 그렇다. 그래도 “글만큼 육체적인 건 없어.”란 구절은 무척 좋다.
아무려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