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보리 사진

지난 2월 22일은 보리 생일이었다. 따로 글을 못 남겼지만 중요한 날이지.

요즘 보리는 냉장고에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데 냉장고에 올라가면 아래 사진과 같은 표정을 짓는다. 후후후

바람과 보리는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조만간 바람 사진도 올릴게요.

알바를 할까..

지난 2월 가장 중요했던 고민은 알바였다. 더 정확하게는 생계비가 부족하여 아르바이트라고 해야 할까란 고민을 했다. 퀴어락 일을 하고 있지만 수입이 충분하다고 할 순 없어서 자료를 수집하거나 덕질을 하는 건 둘째 문제고 생활 자체에 얼마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2월은 중하반기에 E느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생활이 정말 곤란했었다.

3월엔 또 다른 이유로 생계비가 부족하여 벌써부터 잔고가 0에 수렴하고 있다. 물론 이건 나의 또 다른 욕심으로 인한 문제지만 어쨌거나 그 정도의 욕심으로도 생계비 자체가 0으로 수렴한다는 건 … 끄응…
아무려나 이런 이유로 계속해서 퀴어락 일말고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까란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 어쨌거나 생활을 하고 논문 등을 위한 자료(책)을 수집하는 등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추가 알바가 필요할까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알바를 하기 시작하면 퀴어락 근무 외의 추가 일을 해야 하고 글을 읽을 시간이 없어진다. 악순환이란 뜻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선 공부할 시간이 없다. 물론 이런 딜레마는 요즘 대학생이 겪는 딜레마기도 하지만 박사과정에서도 이 딜레마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 다시 구시렁거리기를 ‘공부를 하고 싶으면 돈이 있어야지’, ‘돈도 없으면서 무슨 공부람’이란 불만이다. 정말이지 돈이 없으면 공부를 지속하기 어렵다. 특히 자료 수집이 많이 필요한 일을 하는 나로선 더 그렇다.

실제 다른 알바를 구할지 알 수는 없다. 그보다는 강의를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 크긴 하다. 한 달에 강의가 두 건만 있어도 좋겠다 싶지만… 내가 강의를 잘 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정기적으로 강의를 요청하는 곳이 별로 없다. 물론 내가 강의하기 싫다고 징징거린 게 더 큰 문제겠지만… ;ㅅ;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곤란한 상황이기도 하다.

판결문과 사례 분석을 통해 본 성적 소수자 대상 ‘혐오 폭력’의 구조에 대한 연구

작년 봄부터 시작해서 비공식적으로 올 2월 초에야 끝난 연구 프로젝트 보고서가 2월에 나왔습니다. 보고서 제목은 “판결문과 사례 분석을 통해 본 성적 소수자 대상 ‘혐오 폭력’의 구조에 대한 연구”입니다. 보고서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 혹은 제 블로그의 writing 메뉴에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많이 부족한 보고서지만 한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향의 LGBT/퀴어 혐오를 유형화하고 이를 통해 혐오 폭력이 발생하는 방식을 탐문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LGBT/퀴어 사이에서 발생하는 혐오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패닉 방어(게이 패닉 방어, 트랜스 패닉 방어) 논의를 추가했고, 2000년대 들어 발생한 혐오 사건이나 행동을 정리하는 연대표도 작성하여 실었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한 번 즈음 읽어보시길…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패닉 방어 파트를 책임지고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본 보고서는 공저로 작성했고 서로 각자가 책임지는 파트가 있었지만 서로 의견을 제안하고 서로 논의했기에 각 파트의 저자를 밝히긴 애매하지만 아무려나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 해 저의 강의를 들으셨던 분이라면 패닉 방어 파트를 제가 썼을 것이란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하실 듯하고요. 제가 책임을 지고 썼지만 저의 색깔은 가급적 줄였고요. 공동 논문이니 필요한 부분이지요.
그런데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헤럴드경제란 신문사에서 저희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표절하는 연속기사를 냈기 때문입니다. 시리즈 제목은 [호모포비아 논쟁]인데 많은 부분이 저희 연구결과보고서를 인용이나 출처 표시 없이 마치 기자가 직접 조사한 것처럼 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정점은 패닉 방어 관련 기사입니다. 보고서 내용을 고스란히 가져다 썼습니다. 사실상 요약 정리 수준의 기사를 썼는데 출처를 일절 밝히지 않아 표절입니다. 빡쳐서 어떻게 문제 제기를 할까 진지한 고민도 하고 있고요.
해럴드경제의 김진원 기사가 표절한 기사의 제목은 “[호모포비아 논쟁②] 트랜스젠더는 죽여도 된다? ‘패닉 방어 전략’ 아시나요”고 주소는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60302000789 입니다. 이런 일이 생길 때면 정말 SNS를 쓰지 않는 게 아쉽지요. 앞으로도 쓰지 않겠지만.
기자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는 수고를 해야 할까 말까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