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기고…

내일 마감인 글을 퇴고하다가, 문득 소리 질렀다. “왜, 고료도 없는 글만 쓰고 있는 거야~!!” 근 한 달 사이에 세 편의 청탁글을 썼고, 그 중에 한 편을 제외한 두 편은 고료가 없다. 아니, 내일이 마감인 글은 고료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른다-_-;; 관련해서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없겠거니 하고 있다. 운동단체에서 운영하는 웹진에 기고하는 글인데 고료가 있을리 만무하다고 지레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슬픈 건, 고료가 있는 글보다 고료가 없는 글에 더 많은 신경을 쏟았다는 거, 고료를 주는 글은 사실, 글을 썼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라는 거다.

가장 빨리 쓴 글은, 편집장과 약간의 갈등도 겪었다. 글을 기고하며 신랄한 논평을 바란다고 했는데, 편집장이 자신의 정치색으로 루인의 글을 바꿔서 그것에 문제제기 하고 그런 과정에서 (편집장의 요구에 따라) 글이 좀더 길어지기도 했다. [일테면 mtf라고 썼는데 MTF로, 트랜스젠더라고 썼는데 성전환자로 바꿨다거나 루인이 쓰지 않는 “우리”라는 용어를 덧붙이거나 했다. 이런 지점들에 문제제기 했고, 그러다가 용어를 둘러싼 논쟁을 간략하게-즉, 말도 안 되게- 소개하는 글을 덧붙이기로 했었다.] 그런데 글을 웹진에 올리는 과정에서 편집장이 제목을 바꿨는데, 그 제목을 이루는 언어들이 루인이 별로 안 좋아하는 언어라서 원래 제목으로 고쳐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루인이 사용한 제목으로 바뀌었다. 한 편으론 미안하기도 했다. 별로 대다한 글도 아니면서 깐깐하게 자꾸만 요구하는 것만 같아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보할 수도 없었다. 루인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번째 글이자, 유일하게 고료를 받는 글은 정말이지, 최악이다 싶을 정도로 엉망이다. 그래서 원고를 보내고 연락도 안 하고 있다. 청탁한 사람이 루인과 아는 사람이라 더더욱 미안하달까. 작년부터 시작한 “성전환자 성별 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한 글인데, 입법운동과 법안 폐지 운동 사이, 그리고 이런 식의 운동들이 여전히 법이라는 기준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말하는 글인데, 어설프고 부끄럽다. 이 글이야 말로 고료를 안 받고 싶은 글이다. ㅠ_ㅠ

내일 오전 중에 보내야 하는 글은, “스팸의 정치경제학”. 작년에 [Run To 루인]에 쓴 글을 토대로 했다. 그 글을 쓰고 나서, [Run To 루인]을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는 그런 형태로 수정하고픈 바람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객원 필진으로 두 달에 한 번 혹은 6개월에 두 번 글을 쓰기로 했고, 그 첫 번째 글로, 이 글을 썼다. 지렁이 블로그에 공개할 예정.

아… 떠올리기 싫었던 두 번째 글이 떠오른다. 으으으. 정말 싫어 ㅠ_ㅠ

LT와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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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무박 1일의 지렁이 LT였다. 몇 번의 일정 변경 혹은 계획 변경 끝에 이루어진 지렁이 LT. 아침부터 밤까지 이루어진 이야기들. 그리고 오랜 만에 모두 모인 운영위원들. 회의와 함께 트랜스(젠더)로서 살아가는 경험들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며 호르몬투여와 관련한 중요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정신과 검사가 없어도 된다면 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몸의 변화가 심하게 일어난다는 말에 망설이고 있다. 한 달 안에 이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길 바란다. 결정을 내리고 나면 그런 결정에 따른 결과는 곧 나타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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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했음을 실감한 하루였다. 지난 금요일 개강했음에도 본격적인 개강은 결국 월요일. 오후 즈음까지 10페이지 분량의 논문을 읽고 글을 써야지 했는데, 논문은 현재, 거우 반 정도를 읽었다. 개강에 따른 여러 업무들이 있어서 몇 줄 읽으면 일이 생겼다. 슬쩍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몇 줄 읽고 이제 집중이 될 만 하면 일이 생겨서 끊기기를 반복. 하지만 지금 시기니까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저 이런 감정들을 통해 개강했다는 걸 새삼 실감하고 있을 따름이다.

[영화]바벨

[바벨] 2007.02.25. 21:30, 아트레온 7관 9층 F-10

아직도 이 영화 감상문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음.
그러니 이건 간략한 기록일 뿐.
분명 잘 만든 영화이지만 괜찮은 영화인지엔 갈등 중.
다시 읽기엔 조금 힘겨운 영화이지만 다시 읽어야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