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당황, 그리고 기쁘고 아쉽고

관련 글
딸을 찾아서” by 벨로님
이상한 바톤? ;;;” by 키드님

영화와 관련 글은 훑어 읽거나 나중에 영화를 읽고 나서야 글을 다시 찾아 읽는 경향이 있는 루인은 벨로님 블로그에서 루인과 관련한 글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more/less 기능으로 가려져 있기도 했고(라는 궁색한 변명을;;;). ;;; 그저, 문답과 관련한 글에서 연애문답을 벨로님에게 바통을 전하고 싶었지만 수줍어서 못 했다는 댓글을 남길까 갈등을 했을 따름. (이런 식으로 바통을 넘긴다? 흐흐)

그러다 키드님 블로그에서 갑자기 “루인!!!! 루인 아니예요????”라는 부분이 먼저 들어와, 상당히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키드님의 글을 읽으려고 했을 때, 저 부분이 먼저 들어와서 글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갑작스런 당황에 어찌할 줄을 몰라하며 글을 읽긴 읽는데, 그게 읽는 게 아니었다. 한 문장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달까. 키드님 글을 읽고 벨로님 글을 다시 읽었지만 한 문장도 이해가 안 되었다. 잠시 진정을 하고 다시 읽으면서,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했지만, 도대체 언제일까, 떠오르지가 않았다.

첨엔 어제 저녁의 상황이 떠올랐다. 어제 한 분이 루인의 이름을 부르며 알아봐 주셨던 적이 있었고, 그 상황인가 했다. 그러니까,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었는데, 어제 뵌 분은 전혀 다른 분이고, 벨로님이 말하는 상황은 며칠 전인 6일에 있은 상황인데도 어제 상황과 헷갈렸다. 그럼 도대체 언제를 말하는 걸까를 한참 고민을 하다가, 시간을 추측하고 지난 글을 훑다가 깨달았다. 아하!

[물어볼까 말까/레즈비언 혐오 사건/그라운드 워크]를 읽고 나와 편의점에 들려, 저녁으로 베지밀이라도 살까 하고 아트레온의 프리존을 지나는 길에 ㅌㄹ씨와 ㄱㅈㅇ씨를 만나 얘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언니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ㄴㅂㅇ가 루인의 이름을 불렀고, 누군가 하고 보다가 깨닫고는 인사를 나눴었다. 워낙 오랜 만이라 반가움에 가는 길이었는데. 아항, 그때 그 자리의 어딘가에 벨로님이 계셨던 것이다!

그런데 ㄴㅂㅇ가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는” 모습까지 본 상황이라면, 바로 옆에 계셨다는 의미? (아쉬워요!) 그렇게 ㄴㅂㅇ와 인사를 나누고 나서 ㅌㄹ씨와 ㄱㅈㅇ씨가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따라 갔었는데, 바로 그 자리 그 현장에 벨로님과 키드님이 있었음에도 인사를 못했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심지어 ㅌㄹ씨와 ㄱㅈㅇ씨를 만나기 직전, 베지밀을 사러 가려는 그 길엔 키드님을 지나치기도 했다는! ㅜ_ㅜ

그나저나 그날 상태가 “쑥대머리 귀신형요”의 “봉두난발” 상태였을 텐데… 흠…. ㅠ_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있기는 한지 의문이라는;;;)

키드님은 루인을 이미 지난 정희진선생님 강연 때 알아보셨다고 한다. 루인이 작년에도 올해도 같은 자리에 앉아 있기도 했고, 예전에 올린 운동화 사진을 기억하시곤 확신하셨다고. 그럼, 정희진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신 건가요? (자랑자랑 ;;;) 사실 그날 혹시나 키드님이 오셨을까 하고, 정희진선생님에게 강의 잘 들었다는 인사를 하려고(책 사인은 예전에 받았었고, 이번엔 강의 하느라 힘드셨을 것 같아서 베지밀을 드리려고 기다렸지요.. 흐흐 ;;;) 줄을 서며 강의실을 한 번 둘러 봤을 때, 몇 분이 남아 있었는데 혹시 그 분 중에 한 분이 키드님이었나요? 물론 그저 둘러보는 정도였지만…

혹시나 다음에 마주치면 꼭 인사해요! 🙂

너무 흥분되고 즐거운 상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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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담, 그날 어쩌면 아옹님과도 마주쳤을지 모르겠네요. 🙂

[Wffis][영화] 대만 소녀 판이췬/8월 이야기

[대만 소녀 판이췬/8월 이야기] 2007.04.08. 21:00, 아트레온 1관 E-14

[대만 소녀 판이췬]
: 이 영화 때문에 안 볼까를 망설였는데, 그럭저럭 괜찮았다. 의외로 엄청나게 공감하는 지점도 있었고.

다큐멘터리 속에서, 가족들이 주인공에게 공부 열심히 하고 살도 빼라고 하면서 상당한 “관심”을 표하는데, 바로 이 지점이 남 얘기 같지가 않았다. 즉, 듣는 사람 입장에선 불필요한 간섭이고 신경을 긁는 일인데, 말하는 입장에선 “애정”의 표현이자 “관심”을 표현한 것이란 점. 다큐를 읽다가 대뜸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그딴 관심 필요 없거든!

[8월 이야기]
: 추가 예매를 하며, 이 영화가 읽고 싶어서였다고 적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을 읽을 때, 울컥하며 울 뻔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있었던 일을 열거하며 내년에도 나를 기억할 거냐고, 얼음찜질을 해준 걸 기억할 거냐고, 부채 부쳐 준 걸 기억할 거냐고, 등등을 얘기하는데, [스파이더 릴리]와 겹치면서, 몸 아팠다. 왜냐면 상대방은 이런 말에도 별로 신경을 안 썼기 때문에.

과거의 시간을 직조하는 이 영화는, 옷을 만드는 알바를 하며, 옷을 만드는 과정과 기억을 직조하는 과정을 겹쳐서 풀어가는데, 그 솜씨가 일품이다. 또한 이 영화에는 여백이 많은데, 그 여백을 역시나 여백이 많은 음악으로 채워가고 있다. 그래서 정말 슬프지만 담담하게, 한편으론 애틋함으로 예쁘게 풀어가는 기억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 장면(결혼식 장면)만 없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이 영화 좋다.

참, 이 영화 은근한 퀴어영화다. A가 B를 좋아하면 B는 C를 좋아하고 C는 A를 좋아하는 구조.

[Wffis][영화] 이티비티티티 위원회

[이티비티티티 위원회] 2007.04.08. 18:00, 아트레온 1관 B-9

1. 이 시대에 이런 영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 이 문장은 [300]을 평하며 쓴 구절이기도 한데, 맞다. 루인은 이 영화를 [300]과 비교하고 있다.

2. 뜨악했던 건, 이 영화가 페미니즘 혹은 레즈비언 페미니즘에 대한 지능형 안티인지, 안티 페미니즘인지, 페미니즘이 소비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인지를 모호하게 그리는 척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테면 결혼은 가부장제도의 억압도구이기에 무조건 반대한다는 논리는, 결혼이 인종이나 계급, 성정체성/성적 지향성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님을 무시해버린다. 결혼제도를 비판하는데 있어, 다른 맥락을 살리면서 비판하는 것과 싸잡아 비난하는 건 너무 다르다. 동성애자의 결혼 논쟁이 이성애제도에서 이성애 결혼과는 의미가 같을 수 없고 트랜스젠더의 결혼이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데, 이 영화에서 결혼제도는 오직 한 가지의 의미만을 가지고, 그래서 모든 (이성애) 결혼은 억압제도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이런 이유로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인지 페미니즘을 빙자한 지능형 안티 영화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 사이의 인종 관계는 마치 인종이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는 듯이 나타나고, 계급관계를 그리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다. ftm/트랜스남성은, 가장 소비하기 좋은/안전한 방식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래서, 영화가 끝났을 때, 지능형 안티거나 정말이지 성찰하지 않는 감독이라고 느꼈다.

3. 물론 일종의 퍼포먼스는 재밌긴 했다. 하지만 이걸로 무마하기엔 꽤나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