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fis2007] 추가 예매

4월 5일 것은 수업의 일환으로 수업 듣는 사람들과 같이 보는 것. 그래서 별로 안 내키는 면도 있다. (특히나) 영화는 혼자 읽으러 가는 걸 좋아해서.

4월 8일에 하는 “대만 소녀 판이췬”과 “8월 이야기”는 살짝 망설인 작품. 특히 “대만 소녀 판이췬”은 왠지 믿음이 안 가서 조금 불안하지만 “8월 이야기”를 너무 읽고 싶어서 결국 읽기로 했다.

숨책, 정희진선생님 강연

오랜 만에 숨책에 갔다 왔다. 물론 지난 주인가 지지난 주인가 갑작스런 알바로 몇 시간 있다 오긴 했지만, 책을 사러 숨책에 들리긴 참 오랜 만이다. 대학원에 입학한 이후로는 거의 안 갔었다. 1학기 초엔 그래도 꾸준하게 들리다가 어느 순간 바쁘다는 이유로 뜸하게 들렸다. 그러면서도 숨책에서 갑작스런 알바가 필요하면 루인에게 우선적으로 연락을 줬고 그럼 또, 별일이 없는 한, 망설이지 않고 흔쾌히 가서 일하곤 했다.

이번엔 그저 한 번 들리고 싶었다. 물론, 예전에 그저 지나가는 말처럼 무슨 책이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이 들어왔다는 전화가 왔기에 간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다해도 오랜 만에 가선 여유있게 책을 둘러보고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숨책에 정말 가고 싶은 바람을 품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다 뜻하지 않게 정희진선생님 강연 소식을 접했다. 작년, 한겨레21에서 주최한 “거짓말”에 이어 올해는 “자존심”으로 한다고 한다. (정보는 여기로) 만약 “자존심” 강좌에 간다면, 작년 여이연 강좌에서 뵙고 처음 뵙는 셈이다. 어떻게 반응하실까? 작년 “거짓말” 강좌에선 “당신 내 강의 50번은 듣지 않았어?”라고 하셨는데, 이번엔 어떻게 반응하실까? 물론 루인을 기억한다는 가정 하에서지만.

일시: 2007.04.02.월. 19:00-21:00
장소: 연세대학교 위당관
주제: 누구의 자존심? 자존심의 경합

이제는 자주, 매주는 아니어도 한 달에 두어 번은 숨책에 가야지, 했다. 가면, 헌책의 냄새에 뭔지 모를 편안함이 있으니까. 그곳 사람들도 좋고.

우울증

몸 안 혹은 몸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뜯겨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뜯어내고픈 바람에 앞서 그냥 통합하는 것이 편하다는 걸 알아. 애도 이후의 삶보다는 통합해서 합체하는 삶. 그저 이런 것이 익숙한 삶. 그러며 프로이트를 떠올린다. 이런 식으로 삶을, 감정들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들 중 하나를 알려준 프로이트에게 감사하면서도 문득 이런 우울증 구조 역시 기원서사에 토대를 두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우울증 구조 자체가 무언가를 설명하기 위한 기원서사의 하나라면, 프로이트의 이런 설명을 빌려오는 버틀러의 우울증 구조는 어떠할까? (물론 프로이트의 우울증 구조부터 좀 더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기원서사를 비판하는 버틀러는, 우울증 구조에 내재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기원서사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야 겠다고 느낀다.

몸 한 곳의 고통을 이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건, 역시 INFP라서 그래, 라고 중얼거린다. 하지만 이 역시 성격 형성에 있어 환경이 미친 부분을 무시하고 그저 “난 원래 그래”로 슬쩍 도망가려는 행동임을 ‘안다.’ – 이런 말 역시 분석하고 있는 혹은 분석하려는 행동한다. 항상 이런 식이다. 그런데도 언제나 부족하고 어설프다.

며칠 전부터 계속 공부를 해도 되나,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어쩌면 공부를 해도 괜찮아,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싶으니까 계속 해도 돼, 라는 말들 자체가 자기 환상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재능도 없고 능력도 없으면서, 루인은 대기만성형 인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부를 하면 괜찮을 거야, 라고 자기 암시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실은 진즉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하는 건 아닌지. 이런 고민과 함께 이런 고민은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니까 여기서 그만 두지 말고 꾸준히 계속해, 라고 다둑거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런데 이런 다둑거림 역시 자기위안은 아닌지. 새삼스럽게 현실을 구성하는 건 자기환상임을 ‘깨닫는다.’

슬픔의 경우는 빈곤해지고 공허해지는 것이 세상이지만, 우울증의 경우는 바로 자아가 빈곤해지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프로이트의 말이 떠오른다. 왜냐면 어떻게 되건 결국은 계속 공부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이정은 자신의 재능 없음을 한탄하는 유하에게 “그만 두기엔 너무 많은 시를 썼잖아”라고 얘기했다고 했나. 그러기엔 너무도 부족하지만, 결국은 계속할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