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트랜스/젠더/퀴어의 역사를 쓰는 재미

10월에 마감해야 하는 두 편의 원고 중 가벼운 축에 속하는 원고 한 편을 마무리했는데, 어쩐지 이 원고가 재밌어서 계속 퇴고했다. 수시로 확인하며 고치고 또 고치면서 내용을 다듬었다. 어쩐지 내가 쓴 내용인데 내용이 재밌어서;;;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다. 드디어 미쳐가는구나.. -_-;; 내 글이 재밌는 게 아니라 해당 내용이 재밌어서 그런 거다! 이건 분명하게 하자.
1980년대 트랜스/젠더/퀴어의 역사를 짧게 기술하고 있는데 아직 어디에도 발표된 적 없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내용이다(내가 아는 수준에서 정식 출판된 적 없다는 뜻이다). 물론 딱 맛보기 수준으로만 쓰고 있다. 정식 발표문이 아니라 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말해야 하는 토론문이라서 자세하게 쓸 필요가 없기도 하거니와 아직은 자세하게 공개할 단계가 아니라서 그렇다. 자료를 좀 더 모아서 제대로 된 글을 써야 할텐데.. 흠.. 문제는 당장은 기록물을 더 모을 경제적 여건이 안 된다는 게 함정. ;ㅅ;
암튼 과거 기록물을 읽으며 역사를 상상하는 작업은 확실히 재밌다. 언제나 두근두근하고 설레고.. 그래서 쓰는 작업 자체가 무척 즐겁다. 아울러 새로운 기록물을 다시 발굴하고 찾으면 혼자 흥분하는 시간이 무척 좋다. 이런 재미로 기록물을 찾고 글을 쓰는 거겠지. 어쩌면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고 역사학 훈련을 받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역사를 전공 삼았다면 어땠으려나?
참고로 이 글은 https://www.runtoruin.com/2331 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글쓰기에 있어서.. 치졸함의 힘

저란 인간은 참 치졸하지요.. 네.. 치졸해요.. ;ㅅ; 옹졸해서 어떤 상황에선 꿍하니 품고만 있다가 나중에 터뜨릴 때도 많아요.. 뒤끝은 확실하니까요.

암튼 이 치졸함으로 10월 마감인 원고 중 하나의 절반은 휘리릭 쓰긴 했습니다. 치졸함은 글쓰기에 속도를 더하는 힘이긴 합니다. 치졸함이 아닌 척하기 위해 글을 쓰다보면 글에 불이 붙거든요. 마구마구 휘리릭 쓸 수 있어요. 물론 수위 조절은 잘 해야죠. 마치 이 글이 치졸함의 산물이 아닌 것처럼 이해되어야 하니까요. 치졸함의 산물인 게 티가 나면 그건 실패한 거죠. 물론 지금 이렇게 블로깅을 하고 있으니 제 글이 치졸함의 산물인 건 공개되었지만요… 후후후. 뭐, 아무래도 좋아요. 치졸함의 산물이라도 글을 휘리릭 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으니까요.
치졸함의 힘으로 절반은 휘리릭 썼는데 그 다음 절반이 안 풀리네요.. 치졸함으로 글을 썼으니 이럴 수밖에요.. 어떻게 연결해서 이으면 좋을까요… 치졸함이 제게 힘을 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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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쩐지 찌질하네요.. 옹졸한 것도 같고..;;;

글쓰기, 게으름, 귀차니즘

귀차니즘이 발동했다. 원고 쓰기 싫어.. 징징징..

원고 청탁 받았을 대, 한창 귀차니즘이 발동할 시기가 마감 일정이란 걸 확인하곤 사양할까 했지만, 원고를 사양한 적 없는 관례에 따라 수락했다. 관례라기보다는 내가 뭘 사양할 수준이나 되나 싶어서… 기회가 생기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이 더운 여름, 살아 남기만 하면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 더운 여름에 원고 마감이라니.. 원고 쓰기 싫어..
그래서 머리 굴리기를 박사 과정 진학한 후 쓴 기말페이퍼 중 출간하지 않은 원고가 뭐가 있나 공굴렸는데.. 털썩.. oTL.. 마땅한 게 없다. ㅠㅠㅠ 어떤 건 이미 출판했고 어떤 건 지금이 아니라 몇 년 더 공부해서 완성해야 하고.. 지금이라도 출판하고 싶은 주제의 글이 몇 개 있지만 잡지의 성격과 안 맞다. 흑… 결국 새로 써야 한다. 흑흑.. 지금까지 꿍쳐둔 원고도 없이 뭐하고 살았나 모르겠다. 이 게으른 인간! 잡지 성격에 따라, 귀차니즘이 발동할 때 대충 수정해서 투고할 수 있는 원고 한두 편씩은 쟁여둬야 했는데.. 인간이 게을러 그런 것도 없다니… 아니.. 사실 없진 않은데 청탁 의도와 좀 많이 달라서 애매하다. 더군다나 청탁 요청을 수락할 때 내심 정한 주제가 있는데, 그 주제만큼 적당한 것도 없다는 게 문제.
청탁한 곳에선 기존 원고 재활용도 좋고, 자기 글 복제(ctrl+c, ctrl+v)도 환영한다고 해서 편했는데.. 그러기엔 글을 쓰는 내가 재미가 없어서 새로 쓰려고 했던 거지.. 그런데 역시나 여름의 귀차니즘이 발동했어.. 흑.. 아.. 귀찮아… ㅠㅠㅠ
날은 덥고, 이 더위를 뚫고 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후후후. … 후후..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