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인데…

01

방학이면 여유가 있어야 할 텐데… 학기 중일 때보다 더 바쁘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누가 설명 좀 해줬으면 좋겠다. -_-;;
뭐, 설명이 더 무엇 필요하겠어. 긴장이 풀렸고 욕심이 많아서 그렇지. 끄응.
(기존 세미나 두 개에 방학 세미나 하나가 늘었고 또 하나가 더 늘어날 예정..)
02
방학 동안 글을 쓸 계획을 세우며 욕심을 좀 냈는데 그것이 실현할 수 없는 과욕임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과감하게 줄이고 줄여 두 개로 정리했는데… 그 두 개도 좀 많다. 하나는 학술지에 투고할 원고고, 다른 하나는… 아직 비밀. 이것은 원고는 아니고 좀 다른 작업인데 극소수의 사람만 알고 있는 기획. 때가 되면 밝히겠지요(당연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작업입니다). 후후.
아시잖아요? 전 제가 작업한 결과는 열심히 홍보한다는 걸. 으하하 ;;;
03
<여/성이론> 2012년 여름호에 수잔 스트라이커를 소개한 원고가 실렸는데.. PDF로는 아직 안 올라와서 소개를 못 하고 있다는.. 하하. ;;;
원고 어디에도 기록하지 않았지만, 원고 초안을 쓰고 마지막 수정본을 넘기는 과정에 아버지 사고가 있었다. 그 원고를 다시 볼 때마다 몸이 많이 복잡할 것 같다.
04
이미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매우 중요한 사이트가 생겼습니다.
트랜스젠더 인권과 관련한 의료적, 법적 정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살펴 보면 만드느라 정말 고생 많았겠다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요.
(저도 다른 분이 알려줘서 알았습니다.)
05
퀴어락과 한국퀴어백과사전.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잘 가져갈 수 있을까가 고민.
며칠 전 채윤 님과 얘기를 나누다 농담으로, 박사학위 끝나면 퀴어락에 취직할 거라고 했다. 흐흐흐. 근데 퀴어락은 현재 KSCRC에 속한 팀이고(퀴어락이 분명 별도의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긴 하지만, 별도의 단체가 아니라 KSCRC가 진행하는 여러 사업 중 하나입니다) 월급을 줄 수 있는 여건은 전혀 아니고.. 더구나 난 이미 운영위원이고 운영위원은 어떤 형식으로 취직할 수 있을까.. 아하하. 그럼에도 퀴어락은 내가 상당한 애착을 갖는 활동이다. 소속을 적어야 할 때면, 어떤 의도가 없는 한(캠프 트랜스에 쓴 소속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었죠…), 퀴어락을 적을 정도니까. 아카이브 작업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아카이브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럼 이 활동을 제 고민과 어떻게 연결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나의 고민과 퀴어락이 별도의 기획이란 뜻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조화롭고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까가 고민이다.
06
이번 주 초, 모 단체 활동가와 얘기를 나누다가… 다시 트랜스젠더 단체를 만든다면 쉼터 중심으로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블로그에도 몇 번 적었던가? 이태원을 기반으로 상담 및 쉼터에 초점을 맞춘 운동을 해야겠다는 고민.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니, 쉼터를 마련할 건물이 없고, 건물을 마련하고 단체를 운영하고 상근자에게 월급을 줄 돈이 없다는 것. 난제 중 난제다.

유일한 각주 혹은 각주1

(기말 페이퍼 기간이라 무척 바쁜 시기에 쓰는 짧은 잡담)

글을 쓸 때면 가장 먼저 쓰는 부분이 각주1이다. 난 글을 쓸 때면 각주를 쓰지 않고 가급적 본문에 해당 내용을 녹이려고 애쓰는 편이다. 그래서 단 하나의 각주만 쓰는 편인데, 그 각주는 대체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내용이다. “이 글을 쓰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러저러 해서 누구, 누구에게, 저러이러 해서 누구, 누구, 누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나는 이것이 글쓰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례이자 윤리라고 믿는다. 어떤 글을 쓸 때면 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등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그 글에 그 분의 이름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에서 이름을 기록하는 것만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나면, 그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그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내 글의 공동 저자로 등재되는 것과 같기에 그 사람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그런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 그래서 조금은 더 열심히 써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달까.
그러니 이제 글을 쓰자.. ;ㅅ;

글 잡담, 그리고

01

A4 기준 32장 분량이었던 원고를 19장 분량으로 대폭 줄이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하아… 줄이겠다고 작정하고 작업하니 줄일 수 있네요. 하지만 정말 반토막 낼 줄 몰랐습니다. 설마 했거든요.
이태원 지역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추적한 글입니다. 투고했으니 결과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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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제가 만족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죽을 때까지 노력하겠지만 그런 글을 한 편은 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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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마다 선생님에게서 받은 훈련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물론 제가 부족하여 아직도 저의 글은 별로지요. 그래도 기본으로 배워야 할 것을 참 많이 배웠습니다.
배울 때는 잘 몰랐습니다. 당연히 배우는 건 줄 알았거든요. 이를테면 참고문헌 작성하는 방법, 인용하는 방법 같은 것. 매우 기본적인 것이라 당연히 배울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석사논문을 쓰는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제가 제대로 잘 배웠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 참 지도교수를 잘 만났어요. 흔치 않은 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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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날이 온다면, 심사자 중 한 분으로 제 지도교수를 모시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습니다. 꼭 그럴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럴 수 있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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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니 내일은 알바가 끝나는 날이고 모과이 공연 가는 날이고 융과 노랑둥이 줄 사료를 주문해야 하는 날이고 또…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