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용 글 하나를 써뒀는데 수정하기 귀찮아서 통과. 결론은 간단한데 [In The Plex 인 더 플렉스: 0과 1로 세상을 바꾼 구글 그 모든 이야기](스티븐 레비)란 책, 아카이브에 관심 있는 분, 다른 인식론으로 세계를 해석하며 살고 있는 분, IT 기술과 개인 몸의 변화에 관심 있는 분 등이 읽으면 유용할 법하다. 물론 교정교열은 문제가 많다.//
[태그:] 블로그
주절주절: 블로그 고민, 구직, 올해 계획
01
트윗과 같은 소통 도구가 늘어나자 이곳, [Run To 루인]을 방치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이곳을 어떻게 운영할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 개의 포스트처럼 트랜스젠더 관련 기사를 번역해서 올리거나, 관련 글을 남기는 매우매우 공적인 곳으로 바꿀 건지 다른 어떤 방법을 모색할 건지… 확실히 소통 도구는 많을 수록 복잡하네요.. ㅠ_ㅠ
02
5월 초면 현재 하는 알바가 끝나서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네요. 아앍. ㅠ_ㅠ 그럭저럭 바라는 형태는 오전에 5시간 정도, 시급 5,000원? 그 다음은 재택 가능한 알바?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저에게 무슨 능력이 있나 했더니,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고용시장에서 채용할 만한 자격도 능력도 없는 인생. 고용시장에서 찾지 않는 그런 능력만 있는 이상한 상황. 아하하. ㅠ_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일은, 인터넷쇼핑몰의 포장알바, 오전에 문을 여는 가게의 캐셔 알바 같은 거였습니다. 나중에 아는 분이, 논술채점은 어떠냐고 물어서, 그제야 그런 알바도 있다는 걸 깨달을 정도죠. 결국 제가 어떤 상상력과 역사를 가지고 사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랄까요?
아무려나 저를 고용하실 분 계신가요? … 응? 크크크. 완전 엉뚱한 결론. -_-;;
03
이제 슬슬 올해 계획을 세워야 할 때가 되었네요. 응? 지금은 4월이지만 저에겐 이제야 2010년입니다! 훗.
사실 작년에 2010년 계획을 세웠는데,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어서 여유가 생길 때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달까요? 작년 계획은 논문 세 편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미간행 포함 글 세 편을 썼으니 올해는 공저 단행본 발간을 포함 책과 논문 도합 셋 이상을 계획으로 잡을까요? 크크. 근데 별 문제가 없으면 작년에 쓴 글이 올해 단행본으로 나올 수도 있어서, 이런 계획 자체가 반칙. -_-;; 흐흐.
암튼 뭔가를 쓰는 계획을 세워야겠어요. 쓰지 않으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
루인이 아닌 다른 어떤 사람…
다른 어떤 블로그를 하나 만들까 고민했다. 이곳에도 한번 적었고.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자칫 잘못하단 둘 다 놓칠 수도 있으니까. 아울러 요즘은 트위터를 조금씩 활용하면서 다른 공간을 바라는 욕심이 잠잠하기도 하다.
아옹 님 블로그에서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닷컴 비교 글을 읽으며 구체적으로 서비스를 고민하기도 했다. 일단 이글루스는 제외했다. 주민등록번호 문제 땜에. 티스토리는 이미 사용 중에 있어 언제든 개설할 수 있다(티스토리 초대장 필요하신 분 비공개 댓글 달아주세요^^). 하지만 기업 같은 곳에서 문제제기하면 언제든 열람제한에 걸릴 수가 있다. 무려 글을 쓴 나 자신도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논쟁적인 글을 쓰진 않겠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것. 그나마 텍스트큐브닷컴이 괜찮을 거 같았다. 하지만 번거롭게 이것저것 더 만들기가 싫었다. 관리하기 쉽게, 기존의 것에 하나 더 덧붙여 쓰기로 했다. 티스토리에서 텍스트큐브닷컴으로 이사하는 건 어렵지 않을 테니,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고민하기로 하고.
이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 든 고민 하나. 다른 공간은 어떤 성격일까?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고전적인 의미에서 ‘나’라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리고 그 ‘나’에게 100가지 종류의 특성, 삶, 성격 등이 있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루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 법률상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을 빼고 났을 때 뭐가 남지? 아니, 법률상의 이름으로 불리는 삶은 어차피 무시해도 좋다. 이런 이름으로 만나는 사람들(대부분이 혈연가족과 친적)과는 웹에서 관계를 맺지 않으니까. 그럼 루인을 빼고 나면?
나는 분명 루인으로 불리지 않는 어떤 삶, 그리고 별도의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을 어떤 삶이 있다고 믿었는데, 뭔가 막막했다. 내 삶은 루인이라는 이름을 매개하지 않고선 설명이 힘들 정도였다. 뭔가 있긴 한데, 그건 굳이 웹에서 공유하고 싶진 않은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에서만 유통할 부분도 아니다. 그것은 그냥 내 몸 안에서 휘발하고, 흡수되고, 어느날 갑자기 되살아나며 내 안에서만 유통되길 바라는 부분이었다. 사적인 영역이라거나 그래서는 아니고,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영역은 아니겠지만 꺼내고 싶지는 않은 영역일 뿐이다. 이렇게 하고 나니, 루인을 제외한 ‘나’는 누구인지 헷갈렸다. 어느 순간, ‘나’라는 어떤 사람은 루인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어떤 사람과 너무 붙어버렸다. 하지만 루인도 아니고 법적 이름의 누군가도 아니고 별도로 쟁여둔 누군가도 아닌 그 누군가. 루인이라는 삶과는 다른 어떤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 그 누군가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까지고, ‘루인’은 어디까질까? 루인인 나와 루인이 아닌 나는 어떤 관계일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에, 아는 분에게서 매력적인 소식을 받았다(다른 식으로 썼다가 굳이 노출하지 않아도 될 듯한 부분이 드러나는 듯 하여, 문장을 수정했다). 누군가가 동거인을 구하고 있는데 의향이 없으냐고. 물론 표면적으론 주변에 동거를 구하는 사람이 없느냐였지만, 사실상 내게 제안한 거였다. 나는 덥석 물었다. 이런 건 눈치껏 물어야 한다. 마치 낚인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한 가지 문제가 있긴 하다. 예전에 동거 혹은 작은 방 월세를 고민할 때 핵심은 이를 통해 공과금이라도 해결하려는 거였다. 근데 이번에 동거를 한다면 내가 생계부양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아하하. 그런데도 나는 심각하게 동거를 고려했다. 이것은 어쩌면 기회일 수도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고, 현재는 의견 조율 중에 있다.
이 상황에서 문득, 그래 동거일기를 써도 괜찮겠다 싶었다! 아하하. 그래, 이거야, 이거.
어쨌거나 이곳과는 다른 곳에서 다른 어떤 이름으로 살고 있는 나의 일상. 그것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자, 기분이 좀 좋았다. 하하. 그러며 블로그를 개설하고, 스킨을 디자인하고…
물론 아직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서둘러 결정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좋다. 그저 뭔가 다른 이야기, 다른 ‘나’를 풀어 놓을 공간이 생겼고, 가능성이 생겼다는 사실이 즐거울 뿐이다.
익히 얘기했듯, 새 주소를 여기에 공개할 의향은 없다. 하지만 너무 쉬운 주소라 알고 나면 허망할 듯. (아무리 그래도 설마 fndlsdksla이거나 iamnotruin은 아니겠지? 흐흐) 소개해준 ㅎㅈ 님을 비롯해서 몇몇 분에겐 알려드릴 예정이지만,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알려드리고 싶은 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곳 외에 다른 곳도 알고 싶어하는지 확실하지 않아 먼저 알리진 않을 예정이다. 눈팅만 하던 어떤 블로거에게도 알려주고 싶지만 그 분이 여기에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생략. 하하. 디자인만 있고, 글은 없으며 진행 상황에 따라 조용히 묻힐 수도 있으니 천천히 알려드릴까 한다.
아무려나 그곳은 루인이 아닌 다른 어떤 삶일 거 같다. 행여 루인이라는 어떤 사람의 모습이 언뜻 드러난다고 해도, 그저 우연히 비슷한 모습일 뿐입니다. 🙂
+ ㅎㅈ 님은 이와 관련해서 댓글을 다시려면 절대로 비공개로 달아주세요!!! 흐흐.
++ 여기서 대반전.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안 만들었는데, 만든 척해서 관심을 구걸하는 걸지도? 푸하핫. 데굴데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