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용 글 하나를 써뒀는데 수정하기 귀찮아서 통과. 결론은 간단한데 [In The Plex 인 더 플렉스: 0과 1로 세상을 바꾼 구글 그 모든 이야기](스티븐 레비)란 책, 아카이브에 관심 있는 분, 다른 인식론으로 세계를 해석하며 살고 있는 분, IT 기술과 개인 몸의 변화에 관심 있는 분 등이 읽으면 유용할 법하다. 물론 교정교열은 문제가 많다.//
가끔, 아주 가끔 트위터를 다시 시작할까를 고민한다. 퀴어 이슈와 관련한 너무 많은 정보가 트위터에서만 유통되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도 유통되면 좋은데 트위터에서만 유통되니 아쉽다. 일테면, 예전엔 어떤 단체와 관련한 최근 소식을 확인하려면 단체 홈페이지에 가면 되었다. 그럼 최근 소식을 알 수 있었다. 2007년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번개가 있을 때, 모임 정보는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유통되었다(이메일 리스트는 이를 보조했다). 트위터는, 사용자가 적었던가 사용하는 사람끼리 활용했던가 그랬다. 홈페이지는 많은 이들이 접근할 수 있었고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정보를 알 수 있었다. 트위터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거의 모든 행사 소식이 트위터에서만 유포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느날 갑자기, 오늘 저녁에 어떤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번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홈페이지엔 소식이 없고 트위터에만 소식이 있다. 아쉬운 일이다. 트위터가 정보를 더 많이 유포할 수 있고 쓰기 편하단 점에서 좋긴 하지만… 트위터를 쓰지 않는 사람으로서 아쉽다.
트위터는 양반이다. 계정 주소라도 알면 글을 읽을 수는 있으니까. 페이스북은 접근 자체가 안 된다. 정말 폐쇄적 가두리양식장이란 느낌이다. 페이스북을 사용한 적 없는 나는 그곳에서 어떤 논의가 생산되는지도 알 수 없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생산되는 논의를 모르는 나는, 조금 아쉽게도 현재 퀴어 활동가, 연구자 등이 어떤 고민을 하고 논의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오프라인의 얘기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논의를 밑절미 삼을 때가 많으니 나는 갈 수록 동떨어진 인간이 된다. 다섯 명이 모였는데 그 중 네 명이 맞팔하는 관계라면, 그 사이에서 나는 정말 할 말도 없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따라갈 수도 없다. 때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 자체를 모르겠다. 그리고 두 서비스로 인해 각자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새로운 글을 업데이트 하는 시기가 드물어지고 혹은 그냥 방치되곤 한다. 어떤 사람의 최근 고민을 자세하게 알 기회가 사라지거나 드물어졌다. 다른 기회로만 알던 사람의 블로그를 우연히 발견하고 좋아해도, 최근 글은 없다.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2년간 새 글이 없다.
SNS가 인터넷의 등장 만큼이나 삶 자체를 바꿀 것이란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SNS 시대엔 기록물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래서 나의 이런 아쉬움이 꼰대가 느낄 법한 감정이거나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자의 투덜거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쉽다. 삶과 지식, 그리하여 역사가 공개된 웹으로 아카이브 되지 않는 점은 더 아쉽다. 여전히 블로그를 선호하는 나에게, 블로그의 장점은 (책이나 논문에 비할 순 없지만) 충분히 길게 쓸 수 있는 환경, 체계적 정리, 그리고 아카이브다. 블로그에선 어쨌거나 고민이 정리되고 풀어낼 수 있다. 때때로 논쟁도 가능하다. 하지만 트위터에선? 140자의 트위터에서 논쟁이 일어났다는 얘기가 나오면 솔직히 당혹스럽다. 1,400자(200자 원고지 7매, A4지 1매 정도 분량)는커녕 14,000자로도 논쟁이 충분하지 않은데 140자로 어떻게 논쟁을 할 수 있지? 나의 이런 ‘구식’ 감성으론 사실 이해하기 힘들다. 촌철살인은 늘었지만 논쟁, 토론, 글은 촌철살인의 미학이 아니잖아.
쓰다보니 이런저런 아쉬운 감정이 뒤엉켰다. 암튼 이런저런 고민으로,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꾸준히 유지해주는 분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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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가장 적절한 결론: 나는 구글플러스를 쓰고 있으니 다른 분들도 구글플러스를 쓰면 좋겠다… 응? 크크.
아, 이걸 읽고 왠지 루인에게 말하고 싶어졌어요. 사실 제 경우는 SNS에 대한 유감이라기보다는 그걸 쓰는 사람에 대한 유감이라고 해야 옳을 텐데……
얼마 전에 좀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서요.
제 친구 중에 I와 R이라는 동성 커플이 있는데, 공주병에 소설가 지망생이며 7년간 동거한 R을 하인처럼 부려먹은 I가 R을 배신하고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양다리남은 무려 의사남. 그 I란 친구가 트위터에서는 오만 진보의 상징이며 래디컬 비혼 페미니스트에 LGBT 운동의 선구자처럼 구는데 뒤로는 저러고 다녔다는 거죠. 살사바에서 결혼할 만한 부자 남자나 꼬시고, 자줄까 말까 애태워서 사람 폐인 만들고……(얘기를 전해준 친구가 살사동호회에 같이 나갔던 터라 그 의사남도 아는데 I의 밀당에 폐인이 되어 있더라는???) 가장 히트는 지금은 R이 질렸지만 노후에는 R이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으며 R에게 수발을 받고 싶다고 말했대요, I가.
이 R이라는 친구는 애인보다는 시녀 같은 위치라;;; I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이 탄로났음에도 양다리라도 좋으니 버리지만 말아달라, 면서 매달리는 상황.
I가 트위터에서는 ‘성적 엄숙주의는 가라’ 포즈를 취하며 섹드립을 날리고, 의사남한테는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식 여우짓을 일삼았다는 것도 웃기고…… 성소수자 탄압하는 세력에 맞서(마레연 사태죠……) ‘이성애 금지’라며 침을 뺕어놓고, 뒤에서는 동성 애인(7년간 동거하면서 매번 밥상 차려다 바치고 온갖 수발 다 들고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시켜준 애인) 배신하며 의사 남자 골라놓고 자신의 ‘처녀’를 줄 듯 말 듯 애태웠다는(21세기에 아직까지 이런 전략이 먹힌다는 것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만)……
전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냥 이런 사람도 있지, 뭐’ 하고 넘어가게 되질 않아요. 제 오지랖이 넓은 걸까요? 제가 2008년인가에 그들과 지리산과 같이 갔고, 비혼 액션도 같이 했고, 단순 친구를 넘어 동지적인 관계이다 보니 더 짜증이 나는 것 같아요. 전 SNS 자체보다도 SNS를 통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자체를 규탄하고 싶다는……(으응)
아무튼 조만간 빨리 그 둘을 정리해야겠어요;;;
별로 알고 싶어할 거 같지도 않은 루인에게 이런 뒷담화라니, 죄송ㅠ 넘 속상해서ㅠㅠㅠㅠㅠㅠ
아.. 정말 충격인데요.. 제가 할 수 있는 혼신을 다해 욕해주고 싶고요.
아울러 이 글을 읽으니 비공개님이 그간 쓴 글의 구체적 맥락이 이해되었어요. 기존 글로도 걱정이었지만, 아, 얼마나 충격이 크고 힘들었을까요…
이렇게 얘기를 나눠줘서 고마워요.
정말 서둘러 그 둘을 정리해야만 좋을 것 같아요.. 힘내요.. 아니, 힘내요란 말보다, 일단 저랑 같이 욕하면서 일단 좀 풀어요.. ㅠㅠ
페이스북 = 최악!! 처음 가입했을 땐, 친구추천에 내 인생을 스쳐간 온갖 인물들이 다 떠서 식겁하고 탈퇴했고… 현재는 내 가수가 쓰는 글이나 보려고 익명가입. 물론 쓰진 않구요.
블로그도 방치하는데, 저런 것까지 꾸려갈 엄두가 안 나고 또 남들에게 할 만한 얘기도 없죠.. 다들 나 어디 여행다녀왔어, 어디 가서 비싼 밥 먹었어, 나 행복하게 잘 살고 알콩달콩 연애도 잘 하고 산다는 걸 자랑하는 공간인데 전 그걸 못하니까.
구글플러스는 .. 안드로이드 폰을 구매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계정이 만들어졌는데, 쓸 일이 없죠 역시. 아니, 구글플러스 자체가 뭔지도 몰라요. 블로그인가? 카카오스토리 같은 건가? …
여튼 전 루인님 블로그가 참 좋습니다~ 요즘 온라인에서는 ‘글’을 보기가 참 힘들어져서요.
그러고 보면 전 지금 이 블로그를, ‘나 자신을 기록하자’라는 목표가 없었다면 운영을 못 했을 것 같아요. 일종의 공개 일기장이랄까요? 크. ;;; 근데 정작 저 자신은 제가 쓴 일기를 다시 안 읽는다는 점이 함정이랄까요..
그나저나 부족한 것 많은 블로그인데 좋아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받았어요 저도.
와아 쪽지까지 남겨주시고.
주신 책 감사감사히 읽을 게요- 🙂
잘 도착했다니 다행이에요. 제가 더 고마운 걸요!
정말 공감합니다. 처음에 페이스북 시작하고 ‘난 페이스북을 얼굴가득한 전화번호부로 쓰겠어’ 라고 주장했던 때가 언제인지. 사실 초기엔 페이스북도 길게 쓰는 게 글자 제한이 있었어요. 트위터보단 길었지만. 저는 거의 블로그 글의 길이의 스테이터스도 페이스북에 쓰고는 했었는데 그게 글자제한때문에 막히면 블로그에 올린다음 블로그 링크를 걸어버리고는 했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저도 저와 친한 친구의 블로그의 글을 다 찾아 읽거나 하게 되지는 않아요. (친구로써) 좋아하는 사람의 긴 생각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건 뭔가 양심에 찔리기는 하지만 저는 정말 글을 못 읽는 사람이라. ;;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가 주절거린 글을 내 친한 사람이 안 읽어준다고 해서 빈정상하거나 하지는 않게 된 거 같아요. 지금은 적절히 SNS 를 사용하는게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내 소중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게 있어서 별로 부정적인 감정은 들지 않아요. 오히려 나랑 페북 친구라서 사람들이 더 힘들거같은걸 ㅋㅋㅋㅋ
항상 그런데 기술이라는 게 널리 퍼지면 그렇지 않나요. 쓰는 거 안 쓰는 건 자유라고 하면서도 다들 쓰면 안 쓰는 사람을 비악의적으로 소외시켜버리는. 쓰는 사람 위주의 환경으로 돌아서면서도 안 쓰는 건 자유야 라고 하면 뭔가 당하는 사람은 엿먹이나 싶겠지만요. 또래 애들이 다들 핸드폰을 가지고 문자를 할때 제가 핸드폰이 없으면서 참 기술이 없어서 소외라니 속상했던 기억이 … ㅎㅎ
그래도 루인님은 글 잘 쓰시니까 누구보고 읽어보라고 하기도 마음 찔리지 않으실거같은데요 ;_ ; 저는 제 글 미안해서 누구보고 읽어보라고 못 해요 이제는
기술의 문제가 어려운 건, 그 접근성이 공평하지는 않다는데 있는 듯해요. 그리고 그 사용에서 고민할 부분은, 모든 사람이 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음에도 많은 사람이 그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그 서비스에서만 정보를 유통하는 점이랄까요.. 이런 부분은 늘 고민이에요, ‘어디서 어떻게 협상하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까?’란 고민을 늘 하거든요.
아, 그리고 해당 서비스에 부정적이기보단 좀 아쉽달까요.. 흐흐.
그나저나, 댓글은 안 달고 있지만;; 전 비공개 님 글과 고민이 좋던걸요. 🙂
오히려 제가, 글은 잘 못 쓰면서 뻔뻔하게 공개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ㅅ;
페북은 비공개로 자료공유나 논의를 해야할 땐 편리한 수단일 수도 있겠는데, 그렇게 공개되지 않는 글이 늘어나면서 속상하기도 해요. 공지나 알림도 페북이나 트윗에서 도니까 이젠 정말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살겠다 싶고..; 근데 한편으로는 자기 개인 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공유하게 되니까 소통이 활발해진 면은 있는 것 같아요. 게시판 시대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웹글의 대세가 게시판에서 블로그로 이동하면서 의견교환이 줄고 폐쇄적이 되었다고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한편 품을 약간 들이면 sns로 아카이빙을 못할 것은 아니지만 체계적인 아카이빙을 해서 공개하는 건 블로그만한 곳이 없겠죠, 아직은? 저는 이 모든 것의 장점을 합쳤지만 이도저도 아닌 텀블러 유저;;
루인 님의 블로그는 언제나 매우 잘 보고 있습니다 ㅠ 요기는 블로그의 강점을 막 보여주는 블로그일지도요? 흐흐
다자간 소통체계란 점에서 트위터는 정말 최고 같아요. 블로그에선 일어나지 않았던 의견 교환이 트위터에선 정말 활발하게 일어나기도 하니까요.. 블로그의 트랙백은 이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지만 한계가 상당했다 싶고요.
그나저나 저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없으면 큰일 나는 1인에요..;; 삶의 많은 것을(일정관리, 아이디어메모, 때때로 쪽글 쓰기 등) 웹으로 관리하다보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없으면 일상의 많은 부분이 중단되겠더라고요. 하하. ;;
제 블로그의 강점은 ‘시덥잖은 얘기+그런데도 긴 글+심지어 자료 아카이브’가 아닐까 해요. 크. ;;; 근데 정말 이게 블로그 자체의 장점이네요. 아하하. ;;;;;;;;
아무려나 늘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
저도 블로그가 좋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헛헛하다고 할까요? 누구에게 말을 하는건지…. 그래서 블로그를 꾸준히 쓰는 분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멀리 있어 뵙기 힘든데 이렇게 블로그로 만나니 좋아요.
히히.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그 자체만의 역할과 효용이 있긴 하다지만, 아무래도 저 역시 블로그가 좋더라고요. 좀 더 안정감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아하하.
아무려나 이렇게 종종 뵐 수 있어 정말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