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섹인 활동 끝

오늘로 유섹인 활동이 끝났습니다.

얘기는 7월 말에 했고, 대충 보름 전 공식 회의에서 얘기했습니다. 인수인계 등 후속 작업이 있어 오늘에야 끝났습니다. 유섹인을 발족할 때부터 함께 했고, 사무국 일을 하기도 했으니 유섹인 활동을 끝냈다는 제 말이 의외려나요? 농반진반으로 제가 차기 대표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갑작스러운 소식이려나요? 전해 들은 말로는 저와 변쌤이 싸웠냐는 반응도 있었다네요. 흐흐. 그러지 않고선 제가 유섹인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사람이 있는 거죠. 저와 유섹인의 관계가 그런 이미지로 유통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활동을 쉬는 것도 아니고 단체를 떠나기로 한 이유는 별 거 아닙니다. 공부하려고요. 박사과정에 진학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니 공부도 해야하고 입학금도 벌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유섹인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근데 공부하려고 그만뒀다니 엄청난 이유네요.. 덜덜덜.)
앞으로 다른 활동도 줄여갈 계획입니다. 이것저것 줄이고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생활패턴을 만들 계획입니다. 이런 생활 패턴이 제겐 특별한 것 아닙니다. 석사 과정 때도 이랬습니다. 석사 2학기 때부터 지렁이 활동을 했지요. 지렁이 발족을 준비하고 이런 저런 일을 하고… 하지만 그때 전 오직 지렁이 내부의 일만 했습니다. 외부 활동은 거의 안 했습니다. 석사 수업을 거의 다 듣고 나서야 외부 활동을 시작했고, 활동 폭을 넓혔습니다. 그러니 이번 결정이 특별할 거 없습니다.
관건은 얼른 공부하는 몸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 뿐입니다.

잡담: 허수, 몸 바꾸기, 핸드폰, 벤처

01
통장에 허수가 좀 있었다. 이것저것 다 정리하니 잔고가 바닥이다. 흑흑. 허수가 있을 땐 부자라고 착각했는데, 지금은 완전 가난. 허수라도 한때마나 잔고가 많다고 착각했던 순간이 재밌긴 했다. 흐흐.
02
돈은 없지만 언제나 사고 싶은 것은 있다. 하나는 핑크 플로이드 박스세트고 다른 하나는 넷북이다. 하고 싶은 것도 하나 있다. 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 봄이 오면 수입이 나쁘지 않은 알바라도 하나 구할까 보다.
근데 사고 싶다고 한 백 번 정도 말하면 정말 살까? 아님, 그냥 미친척 질러야 사는 걸까? 크크.
03
몸을 바꾸고 있다. … 응? 의료적 조치를 시작했다는 것은 아니고.. 흐. ;;; 사무총장이라는 내게 너무 과분하고, 내 능력을 벗어나는 일을 하면서 그에 적합한 몸으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좀 괴롭다. 난 전화연락을 매우매우매우 싫어해서 만날 핸드폰 없애겠다고 말했다. 근데 사무총장(아직은 사무국장/총무 + 연구팀장 정도의 역할이지만)을 하니 핸드폰을 없앨 수가 없다. 엉엉. 핸드폰을 챙겨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어쩌겠는가. 현재는 해야 하는 일인 걸. 사무국 업무가 괴로운 것이지 유섹인 활동은 즐거우니까. 🙂 혹시… 사무국 업무를 잘하는 분 없나요? 인건비는 매우 적습니다만… 크크크.
핸드폰 얘기가 나와서 덧붙이면, 난 현재 KT에서 2G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근데 KT에서 2G 서비스를 올 6월까지만 한다고 했던가. 첨엔 작년 말이나 올 초에 핸폰을 바꿀까 했는데 어영부영하다가 지금 핸드폰을 계속 사용할 거 같다. 2006년 3월부터 사용했으니 얼추 5년 사용했네… 그러고 보니 10년 동안 핸드폰을 단 두 대 사용했다. 자주 바꾼 것 같진 않지만 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핸드폰 번호를 끝까지 안 바꾸고 버티면 그냥 종료되는 걸까? 크크크.
04
유섹인이 프로젝트에 바탕을 두고 움직이고 있어, 단체 활동이 정말 흥미진진하고 즐겁다. 물론 안정감은 없다. 사람을 붙잡을 수도 없고 새로운 활동가를 영입하기도 어렵다. 미래 전망만으로 함께하자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매달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수입이 없으니 제안하는 것도 쉽지 않다. 벤처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그러고 보면 난 확실히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 일보다, 내가 재밌는 일을 선호한다. 주제만 재밌으면 수입이 얼마 건 상관없이 하는 걸 보면, 내 인생도 참… 크크크.

2010, 연말정산

00 (정산하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니 부엌이 물바다. 으헉. ㅠㅠㅠ 장마철도 아니고 한 겨울 물바다라니 이건 무슨 일인가 했지만 금방 이해했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올 때부터 싱크대 호스에서 물이 조금씩 샜다. 그걸 바로 고쳐야 했는데, 내가 싱크대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 그냥 방치했다. 사용하지 않으니 별다른 일도 없었다. 근데… 요즘 날씨가 추워 수도꼭지를 살짝 틀어 물이 조금씩 흐르도록 했더니 그게 물바다를 만든 듯하다. 엉엉.
아침부터 부엌 바닥 물청소했다. 크크. ;ㅅ;
01
두 개의 굵직한 알바를 했다. 하나는 헌책방, 하나는… 비밀. 아무려나 알바 덕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었다. 덧붙여 내년 초에 할, 두 달 단기 알바 구했다. -_-;; 일단은 두 달 계약. 근데 난 알바자리를 구하는 게 늘 얼렁뚱땅이라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02
유섹인 활동은 끊임없이 재정비 기간이고, 나는 어쩌다 사무국장인지 총무간사인 모를 직책과 연구팀장이란 직책을 겸하고 있다. 엉엉.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소년원) 인문강좌는 그럭저럭 끝났고, 2년차 프로젝트는 떨어졌다. 하지만 내년엔 더 바쁠 듯.
퀴어락 운영위원 활동도 2년차. 퀴어락은 내년까지 정비기간이라, 확정할 일이 많다. 생전 처음하는 일이라 낯설고 어렵지만 즐겁다.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만큼 재밌는 일이 어딨으랴.
그리고 능력도 안 되는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아카데미 기획팀에 합류했다. 이런 나를 불러줘서 고마울 따름! (2011년 겨울 강좌도 기대하세요!)
03
발표원고 포함 원고를 11편 정도 썼다. 나쁘지 않다. 다만 특정 시기에 몰려서 난감했달까. 내년엔 더 많은 기회가 있기를!
쓴 원고 중, 한 편은 책자형태로 최근 발간되었다(http://goo.gl/VQv4g). 두 편은 내년에 다른 분들과 함께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발표원고 중 하나를 바탕 삼아, 내년 말 즈음 공저 단행본이 하나 더 나올 수도 있고.
아는 것도 없고 바탕도 없는데 이렇게 출판만 계속하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04
올해의 사건은, 역시나 고양이다. 2월에 연락해서 3월 5일 임신한 길고양이와 동거를 시작했다. 생전 처음 고양이와 살면서 임신한 고양이라니! 4월 7일부턴 엄마고양이 + 여덟 아깽과 동거했고, 어느 한 아이 죽지 않고 무사히 새로운 집으로 떠났다. 이제 남은 건 리카와 바람. 아기에게 결석이 생기기도 했지만, 건강한 두 녀석은 지금 이불 위에서 닮은꼴로 자고 있다. 많이도 말고 딱 30년만 같이 살자. :0
05
책은 많이 못 읽어 아쉽지만, 재밌는 논문을 여럿 읽었으니 나쁘지 않다. 물론 공부하는 사람으로선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더 분발할 것!
06
내년엔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