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의미

지난 8월 여자목욕탕에 간 트랜스여성 관련 이슈( http://goo.gl/Xs3wzT )로 글을 쓰다가 깨달았는데…

이 사건을 통해 널리 통용되는 사회적 인식 중 하나를 확인할 수 있다. 개인의 젠더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는 게 아니라 외부성기형태로 타고난다/결정된다는 점이다. 사건 발생 이후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외부성기형태였다. 경찰은 트랜스여성의 외부성기형태를 확인한 후에야 여성으로 인정(!)했고, 포털사이트의 댓글 역시 음경이 없으면 당연히 여자목욕탕 가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다. 이런 반응은 모두 트랜스젠더에게 위험하다. 뿐만 아니라 젠더는 자기 인식이나 젠더를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외부성기형태로 결정되고 확정됨을 환기한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 젠더는 외부성기형태다. … 끄응…
더 자세한 건 다음에 글이 나오면 전문 공개로…

2013 조각보 트랜스젠더 워크샵- ‘조금특별할수도있는일요일’

2013 조각보 트랜스젠더 워크샵
– ‘조금특별할수도있는일요일’
일시: 2013년 10월 6일 (일) 11:30 ~ 18:00
장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지하철 2호선/공항철도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3분 거리입니다.  
대상: 트랜스젠더 누구나  
주최: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트랜스젠더 삶의 조각보 만들기’ 기획단
일정표
11:30~12:30 둘이서 다정히 ‘이름이 뭐예요?’– 자기소개 프로그램

12:30~13:50 ‘함께’ 만들고 ‘함께’ 먹기– 점심식사

13:50~14:00 쉬는시간

14:00~15:00 마음을 나누는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 – 알록달록 키워드 수다방

15:00~15:15 쉬는시간

15:15~17:00 함께 쓰는 성별정정신청서
– 등록부정정허가신청서와 자기진술서 함께 써보기
* 성별정정신청 관련 서류를 가져오시면 검토해드립니다.
17:00~18:00 성별정정 이후의 삶, 끝난 것과 또 시작되는 것들
 – 정정 이후의 삶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토론회
1. 참가비
  무료
2. 신청방법
-선착순 사전 신청 : 10월 5일 오후 5시 전까지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하시고 이메일
( jogakbo1315@naver.com )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3. 안내사항
  –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메일 (jogakbo1315@naver.com)  혹은 전화  02- 743-8081 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이 행사는 아름다운재단의 2013변화의 시나리오로 지원됩니다.  

어떤 찔림: 복잡다단한 트랜스젠더의 삶을 복잡하게 사유할 수 있는가

내가 쓰는 트랜스젠더는 어떤 트랜스젠더인가? 의료적 조치 경험/선택 여부만으로도 트랜스젠더의 삶은 상당히 다르고 복잡한 양상을 띈다. 하지만 의료 경험만으로 트랜스젠더의 경험을 구분해서 설명하는 건, 출신지역이나 계급, 장애 등으로 겪는 지점을 누락하기 쉽다. 흔히 트랜스젠더에게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의료 조치에 모든 트랜스젠더가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것은 상당한 고비용이기에 의료 조치에 참여하기 위해 상당한 다짐을 해야 한다(단순히 의료 조치에 참여해서가 아니라 의료 조치가 야기하는 경제적 부담으로). 의료 조치를 시작한 이후에도 그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여타의 삶을 일정 정도 유예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소수를 제외하면 의료적 조치를 한다는 건 많은 경우 계급 문제다. 이것은 트랜스젠더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말로 언급하고 끝날 부분이 아니다. 트랜스젠더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식으로 언급하는 건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트랜스젠더만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트랜스젠더의 계급 이슈를 말한다는 건 경제적 어려움을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계급이란 단순히 경제적 상황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익힌 습관, 몸의 관습이기도 하니까. 이를 테면 나는 식당에서 친절한 서비스에 불편함을 느끼는데 내가 받을 서비스라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부당한 서비스를 받으면 분개하지만(내가 이 모양 이꼴이라고 무시하냐!!) 그럼에도 항의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 성격이기도 하지만 내가 살아온 원가족의 계급적 분위기기도 하다. 혹은 나는 어지간해도 병원에 가지 않고 진통제로 해결하는데, 병원은 내가 가기에 부담스러운 곳이란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의 경우, 건강하단 결과가 나오면 괜한 비용이 아깝고, 건강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면 어차피 치료비도 없는데 괜한 걱정만 생겨서 아깝다. 계급은 삶의 양식, 삶의 선택에 있어 많은 지점에서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트랜스젠더에게 계급은 어떤 의미일까? 계급은 예시일 뿐이다. 미등록/이주, 장애 등은 트랜스젠더 경험에 복잡한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이 복잡함을 어떻게 복잡하게 만들 것인가? 여기서 나는 아무 것도 못 하고 있다. 아는 것이 없고 고민이 없어 그저 막연하고 추상적 트랜스젠더만 말할 뿐이다. 물론 많은 경우엔 내 이야기만 팔고 있지만 추상적 트랜스젠더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반성할 일이다. 반성하기만 할 일이 아니라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