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이것저것 마무리하고 오늘은 쉬는 날. 아침부터 빈둥거리고 있다. 오늘은 아무 것도 안 하고 쉴 예정. 통증에 관한 책을 읽으며, 라디오를 느긋하게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 으히히. 이런 휴식도 내일까지. 물론 내일 오후엔 세미나가 있지만 아무래도 좋다. 월요일부턴 또 바쁘게 움직이겠지만 항상 바쁜 것은 아니고 이렇게 잠시 잠깐 시간이 나니 좋다.
[태그:] 휴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란 참 어렵다
힙합 그룹 가리온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룹일 테다. 쉽게 설명하면 한국 퀴어운동에서 한채윤 씨 정도라면 이해하기 쉬울까? 젠더이론과 퀴어이론에선 게일 러빈이나 주디스 버틀러 정도로 이해해도 무방할 듯하고. 그런 가리온이 오랜 만에 신보를 내고 인터뷰를 했다. 그럼 그들은 그 동안 생계를 어떻게 유지했을까?
출처: <텐아시아> http://goo.gl/MenoQ / 좀 더 자세한 맥락은 리드머닷넷 http://goo.gl/S7bxH
가리온의 구성원은 모두 실력이 쟁쟁할 뿐만 아니라 열정적으로 랩과 음악을 공부하고 연습하지만, 음악으로 먹고 살 수는 없(었)다. 이 기사를 읽고 마음 한 켠이 짠했지만, 낯선 풍경은 아니다. 한국의 많은 퀴어 활동가들 역시 이러하니까. 퀴어 활동가 뿐만 아니라 NGO 혹은 그와 유사한 형태의 운동을 하고 활동을 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주요 관심으로 밥벌이를 못 하고 있다.
비단 단체에서 활동하는 이들만이 아니다. 공부 역시 어느 학교에서 어떤 전공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트랜스젠더 이슈 같은 것을 전공 삼으면, 이것을 주요 업으로 삼아 밥벌이 하는 것은 그냥 포기하는 게 낫다. 몇 년 전엔, 전공으로 어떻게든 밥벌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이런 믿음이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환상으로 삶을 유지했다. 지금은 믿지 않는다. 대신 다른 일을 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생계형 알바지만 하루에 4-5 시간 정도만 일하는 식이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애쓴다. 나만 이렇게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많은 이들이 이렇게 살고 있다. 어느 주간지에 매력적인 글을 쓰는 작가는, 글만으로 먹고 살 수 없어 결국 취직을 했다고 한다. 그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순 없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11월을 끝으로, 6개월 계약 알바가 끝났다. 누구에게도 차마 말할 수 없는 그런 부끄러운 곳이지만,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애들 수술비도 마련할 수 있었으니 나쁘지 않았다. 이제 며칠 쉬고 나면 다른 알바를 찾아야 한다. 이번엔 좀 여유있게 고를 예정이다.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12월 중순까진 뒹굴거리면서 쉴 예정이다. 퀴어락 실무도 좀 해야 하고, 유섹인 일도 해야 하니 알바 구하는 것은 천천히 고민하려 한다. 이번 12월엔 어떻게든 끝내고 싶은 일도 있고…
어제 나 같은 사람도 먹을 수 있는 빵을 판다는 빵집에 갔다 왔다. 집과 가게는 걸어서 25분 정도 거리. 한 시간 정도까지는 내가 걸어다니기 딱 좋아하는 거리라 좋았다. 근데 가게 입구에 알바구함이라는 전단이 붙어 있었다. 근무시간은 금,토,일,월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시급 5,500원. 순간, 끌렸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주말에만 모일 수 있는 세미나모임이 있어 힘들지만, 조건 자체는 나쁘지 않다. 매달 70만 원 정도 수입, 세금을 제한다고 해도 67만 원 이상이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데? 흐.
주저리: 커피-에스프레소, 휴식, 분노 혹은 적의
01
평소 커피를 마신다면 아메리카노를 마시지만(다른 선택지가 없기도 하고;; ), 가끔 에스프레소를 마십니다. 아메리카노보다 에스프레소를 더 좋아하지만 에스프레소는 양이 너무 적어서;; 오랜 시간 커피를 즐기고 싶어 양 많은 아메리카노를 마신달까요. 하하. ;;; 물론 커피콩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가게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간 무척 괴로우니 조심하는 점도 있고요.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면 시럽 첨가를 싫어하지만(물론 맛없는 커피라면 시럽을 첨가합니다;;)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면 설탕을 부어 바닥에 녹여 먹는 걸 좋아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스푼으로 휘젓지 않는 것! 설탕 탄 에스프레소를 마시려는 게 아니니까요. 뜨거운 바닥에 가라앉은 설탕을 녹여 커피사탕처럼 만들어 먹으려는 거니까요. 그래서 전 뜨겁지 않은 에스프레소를 싫어합니다.
어제 늦은 밤, ㅈ님과 할 얘기가 있어 카페에 갔다가 에스프레소를 주문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약간의 카페인이 필요했거든요. 너무 피곤한 날엔 그냥 잠드는 것보다 약간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되니까요. 그래서 커피 중에서 카페인이 가장 적다고 하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 에스프레소가 미지근하고 싱거워!! -_-;; 아, 물론 아메리카노보다야 진하겠지만, 에스프레소에 기대하는 농도가 있잖아요. 하지만 어제 마신 에스프레소는 분명 에스프레소이긴 한데, 뭔가 물에 희석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싱겁더군요. 쓴 느낌이 안 드는 건 아닌데 뭔가 밍밍한 느낌이랄까요. 뭔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ㅈ님과의 얘기가 대충 끝날 때까지, 영업시간이 지났음에도 별 말 없이 기다려 준 건 고마웠고요. 🙂
02
휴식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까지는 그럴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03
내 안의 분노 혹은 적의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와 얘기치 않은 사람을 푹, 찌르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