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검열

좀더 시니컬하게 말하자면, 이른바 자기검열이란 말은 “정치적으로 올바른”이란 말 만큼이나 폭력적이야. 최근 몇 가지 경험을 통해 느끼는 건, 자기검열로 인해 말을 하기 힘들다는 말은 검열 없는 발화가 그 모임 자리에 있는 누군가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자칫 잘못 말했다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사람으로 비판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걱정 때문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어. 물론 두 가지 모두가 동시에 작동하겠지만 왠지 후자에 더 큰 비중이 가 있다는 느낌.

문제는, 검열 하려면 좀 제대로 하라고. 자기검열 때문에 발화하기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폭력적인 언설을 하는 걸 듣고 있으면 도대체 자기검열의 기준은 누구에게 맞춰져 있는 건지 의심스러워. 결국 “정치적으로 올바른” 만큼이나 언어가 아니란 얘기지. 그냥 피곤하단 얘기로 들릴 뿐이야.

5 thoughts on “자기 검열

  1. 핑백: Run To 루인
  2. 아. 저도 비슷한 경험을 겪어내는중입니다. 지나가다 글을보고 한참을 동감하고 있었습니다. 🙂

    1.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언어를 느낄 수 있다면 그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어요. 관계를 엮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점 같아요.

  3. 제 스스로가 그 ‘올바름’으로부터 막 탈피하기 시작해서요, 거기서 받는 자가당착이라던가 하는게 많아서 상당히 위로가 됨과 동시에 찔리네요 :/)

    1. 누구나 과정 중에 있고, 이런 글을 쓰는 루인 역시 자신의 글을 읽으며 찔리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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