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잡담 이것저것’에 짧게 언급하려고 했습니다만… 어젯밤 11시에 화장실 청소하다가 따로 글로 써야겠다 싶었습니다. 암튼 잘 시간이 다 되어 쓴 글이라 짧게 메모만 남깁니다. ;;;
*이 글은 어디까지나 단 하나의 트윗에 대한 고민입니다. 해당 트윗을 쓴 분의 다른 트윗, 해당 트윗을 쓴 분의 다른 삶에 대한 비평이 아닙니다. 이것은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함에도 때때로 구분이 안 될 때가 있어 미리 명시합니다.
며칠 전 ㅇ님을 통해 트위터에 올라온 다음 글을 읽었습니다.
[퀴어분들만RT] 레즈비언, 게이 커뮤니티는 많은데 심지어 요즘은 바이섹슈얼 모임까지 생긴 이 마당에! 트랜스젠더 모임은 왜 없을까? 해서 모집합니다. 트랜스젠더 모임이 만들어진다면 같이 하실 의향이 있으신 분 계신가요? 지역은 수도권입니다-
이 글을 읽고 3년 만에 트위터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 욕망을 품었습니다. 이 글에 멘션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랬다간 다시 트위터에 빠지고… 블로그는 방치되고… ;ㅅ;
이 트윗을 읽고 크게 두 가지 이슈가 걸렸습니다.
첫째. “트랜스젠더 모임은 왜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이렇게 용감한 발언을 할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발족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조각보 사업이야 프로젝트니까 그러려니 해도 트랜스젠더가 주축으로 하는 모임은 무수하게 많습니다. 카페 검색만 해도 수십, 수백 개가 나옵니다. mtf/트랜스여성, ftm/트랜스남성 가리지 않고요. 어떤 ftm 카페에선 ftm 인권학교를 기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기반으로, 이태원 등에 몇 백 명 규모의 mtf/트랜스여성 공동체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위 트윗은 이 모든 공동체를 단번에 부정합니다. “기존의 모임이나 공동체는 이러이러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목표와 지향점에 따라 트랜스젠더 모임을 만들고자 합니다.”라고 쓸 수는 있습니다. “없을까?”라고 쓸 수는 없습니다.
ㄱ. 기존 모임이 어떤 폐쇄적 형태를 띠고 있고 그래서 몰랐던 것일까요? 하지만 딱 10초만 검색해도 나옵니다. 그래서 전 찾지도 않고 없다고 말한 건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건 순전히 추정일 뿐이지만 정말 찾지도 않고 없다고 말한 것이라면, 이보다 불쾌할 수 없습니다. 부디 아니길 바랍니다.
ㄴ. ‘내가 모르니까 없는 것이다’라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것은 트랜스젠더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많은 비트랜스젠더가 ‘내 주변엔 트랜스젠더가 없다’, ‘하리수 씨 말고 트랜스젠더가 있느냐’고 말합니다. 이 말은 사실인가요? 아닙니다. 트랜스젠더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counsellor_J 님이 더 잘 알 거라고 믿습니다. 그럼에도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ㄷ. 트위터에 없으니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트위터에 정말 없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웹의 전부가 아니니, 설마 이렇게 판단한 것은 아니겠지요. 트위터에 모임이 없다면 그 사실을 분명하게 적시해야 합니다. 트위터는 웹의 전부가 아니며 웹의 일부입니다. 트위터도 웹의 일부기 때문에 트위터에 쓴 글이라고 해서 트위터 내부의 맥락으로만 유통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앞서 레즈비언과 게이 공동체에 대한 언급으로 인해 트위터로 한정하지도 않습니다.
둘째. “심지어 요즘은 바이섹슈얼 모임까지 생긴 이 마당에!”
트랜스젠더 모임이 없다고 단언한 발언보다 이 발언에 더 화가 났습니다. ‘심지어’라니요. 바이 모임을, 바이 범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계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란 표현을 통해 레즈비언과 게이도 부정적으로 표현하신 걸 알고는 계신지 궁금합니다.
‘심지어’란 이럴 때 사용하지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이상한지, 심지어 트랜스젠더도 있더라고. 참, 세상 좋아졌어.” 다른 말로 ‘심지어’엔 ‘개나 소나’란 뉘앙스가 혹은 그보다 더 부정적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counsellor_J 님의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해당 트윗에 나타만 구절로만 해석하자면, 저는 이 트윗을 바이 혐오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바이를 부정적으로 이해하지 않는다면, 퀴어 내부에 위계가 있고 바이는 트랜스젠더보다 못 한 범주란 인식이 없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혐오’라는 표현이 과한가요? 이 표현이 과하다는 느낌이라면, 특정 행위만 ‘혐오’라고 여기고 계신 건 아닌지 되물을게요. ‘혐오’를 너무 간단하게 고민하고 계신 건 아닌지 묻고 싶고요.)
그리고 이런 표현은 트랜스젠더면서 바이인 존재 역시 부정적으로 여깁니다. 모든 트랜스젠더가 이성애자는 아닙니다. 많은 트랜스젠더가 레즈비언이고 게이고 바이입니다. ‘심지어 바이 모임’이라고 말씀하시면, 바이 모임에 함께 하는 트랜스젠더는 또 어떻게 되는 건가요?
“퀴어분들만RT”이란 구절도 논쟁적이지만.. 그랬다간 글이 산으로 갈테니 참을게요.
트랜스젠더 모임(@TGGQgroup)이 생긴다고 하니 반갑습니다. 기쁜 일입니다. 모임은 많이 생길 수록 좋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환영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 이런 식으로 글을 쓰셨는지 해명하지 않는다면 그 모임을 지지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고작 저 따위가 지지하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니지만요.
트위터를 통해 트랜스젠더 모임이 생긴다고 하니 기쁘고 좋아해야 하는데 이런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 슬프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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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나서 생각해보니 @counsellor_J 님이 제 글을 읽을 가능성이 없겠네요.. 촉발은 트위터인데 트위터를 안 쓰는 제가, 그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이럴 때 아직 삭제하지 않은 트윗 계정이 떠오르긴 하지만 참아야지요.. 글이란 유통되려면 어떻게든 유통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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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글을 너무 성급하게 쓴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counsellor_J 님의 트윗을 충분히 오랫동안 알고 있다면 좋았을 텐데요.. 아쉽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해당 트윗 하나에만 해당할 뿐입니다.
으하하ㅋㅋ 최근에 저도 저 트윗 봤어요. 트위터에서 가끔 ‘트랜스젠더’로 검색해서 글을 읽는데 엊그제 저게 걸리더라구요.
뒷조사가 취미라 뭐하는 애인가 하고 보니 저처럼 성시경좋아하길래 그 부분에 대해서만 멘션하고 팔로는 안했지요.
물론 모임가입의사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왜냐믄 딱봐도 애들모임같아서ㅋ 물론 저도 아직 애인데요, 저보다 어린애들이면 더 애죠ㅋ
저도 ftm이면서 왜 같은 ftm을 부정적으로 보는진 모르겠지만, 트윗에서 보게 되는 많은 ‘어린’ftm들은 뭐랄까,
마치 ‘팬픽이반’같은 냄새를 풍겨요. 쩝.
어쨌든, 이 바닥이든 저 바닥이든, 새로운 바닥에 발을 딛기 시작하면 엄청 활동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처음 이 바닥(?)에 왔을 때는 이 모임 저 모임.. 손을 안 댄 곳이 없었거든요ㅋ 오죽하면 지렁이분들하고도 알고 싶어서 근처를 서성대었으니ㅋㅋ
아마 저 친구도 그런 게 아닐까요~~
‘심지어’라는 단어도 크게 의미두고 쓴 건 아닐거예요. 게이나 레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라고 생각한 뭐 그정도 아닐까요ㅎㅎ;;
진성퀴어는 게이, 레즈, 트랜스다! 는 아니겠죠ㅋㅋㅋㅋ
저도 어릴 적엔 어휘구사력이 굉장히 떨어져서 온라인활동 활발히 할 때는 어른들께 쿠사리(…)도 많이 받고 그랬거든요.
어쨌든 그냥 애들끼리 뭐하고 노나보다 하심 됩니다ㅋ
근데 멘션주고받은 이 중에 연식 좀 되시는 mtf분도 계신 것 같은데ㅎ 그분인지는 확실치 않은데 예전에 제가 한창 트윗 열심히 하던 시기에 어느분이 프로필에 최초 or 유일한 트랜스젠더 트위터리안이라고 적어서 속으로 ‘나도 있는데. 내가 먼전데.’하고 생각한 적이 있죠ㅋ 크크크큭
아아.. 이미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계신 분을 소환하는 글이었네요.. 흐흐.
뭐랄까..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다면, 그래서 더 많은 멘션을 하고 싶기도 하달까요.. 현재의 용기가 나중에 어떤 성과를 이룰지 알 수 없으니, 이왕이면 좀 더 섬세하게 고민했으면 하는 오지랖에 가까운 바람도 있고요.. 하하. ;;; 저도 나이 들어가나봐요.. ㅠㅠㅠㅠㅠㅠㅠ
암튼 뭔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건 좋은 일이에요. 흐흐
오늘 결국 캔디님이 잘못된 부분을 잘 가르쳐주셨더군요. ㅎㅎ 저같이 꼬인 애라면 아마 ‘난 나쁜 뜻으로 말한 거 아닌데 지적질 당했어!!!’라고 생각하며 분통을 터트렸겠지만 그건 알 바 아니고… ;;
재밌는 건, 그 친구는 자기 입으로 ‘4년째 인권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여기서 완전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러집니다…
모임 얘기는 아무래도 보통의 커뮤니티는 생각치 않고 ‘단체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에 한정해서 말한 것 같아요. 이번에 ‘바이모임’이 생긴 것처럼 말이죠.
제가 지금 네이버와 다음에서 ‘트랜스젠더’로 검색을 해 보니 이 친구가 활동하고 싶을 만한, 정말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없는 거 있죠.
러쉬나 넷포같은 사이트는 ‘모임’의 공간이라고 보기엔 뭔가 그 성격이 다른 것 같고, 대다수의 카페는 mtf와 러버들의 공간으로 보이네요. 이 친구는 ftm이니 ftm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면 그 인권학교 기획한다는 그런 카페나 산하님이 운영하시는 카페를 찾아볼 수도 있었을텐데 이건 또 어떻게 보면 ftm에 한정되어 있잖아요. ‘정모’가 아닌 다음에야 회원들이 모이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 만나는 걸 우선시하는 거는 아니잖아요.
게다가 폐쇄적인 느낌도 솔직히 있고.. 특히 호르몬을 하기 전인 어린 친구들에겐 기존의 카페들이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구요. 나이대가 천차만별이라는 거도 ㅋㅋ
제 경우에도 몇 번 정모를 나가보면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은 기분이 많이 들었거든요. ‘나때문에 괜히 이분들이 다른 사람들한테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 건 아닐까?'(걸어다니는 커밍아웃의 비애..), ‘내가 남자든 FTM으로든 보여지지 않는 게 아닐까?'(실제로 그런 대우를 받는 불쾌한 경험이 있었음. 특히 와이프 분들이 배려심이 없음.)하는 많은 생각들과 평소 남자들과 만날 일이 없는데 너무나 많은 남자들과 같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고(이 쌍판과 이 목소리에 ‘형’이라고 하는 것도 내가 쪽팔려서), 술 못 마시는 것도 부담이고…
그래서 한동안 FTM커뮤니티엔 발길을 딱 끊었었죠. 모임참석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되다보니 호르몬을 하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크~ 전 많은 부치들을 잠재적 FTM으로 생각하는데 FTM들은 저같이 호르몬 안 하는 FTM을 부치로 생각하고…. 크크킄크…
어쨌든 그놈의 ‘모임’이라는 건, 있기도 하지만 없기도 하다는 게 … 제 생각입니드아…
‘트랜스젠더’로 검색했을 때 산하님 카페가 나오는 데 까지 3페이지를 지나가야 되는데 그 앞에 무수히 많은 ‘쉬메일’, ‘시디’, ‘러버’, ‘트랜스젠더클럽’, ‘빠’를 보다보면 ‘트랜스젠더들이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창구는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_-;; 쟤가 모임을 못 찾은 이유도 이해가 감돠. 쟤가 활동했다던 라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FTM들이 단체로 탈퇴를 했다나 하는 일도 있었대고… 쩝…
어쨌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의 부재와 그런 공간이 생겼을 때 ‘접근성’의 문제를 좀 생각해 봐야 할 지도… ㅡ.,ㅡ;
아… 말씀하신 걸 읽다보니 그 분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전혀 다른 성격, 혹은 그냥 번개처럼 부담없이 모일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바랐다면, ‘없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구나 싶달까요..
좀 더 세심하게 적어줬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제가 너무 성급하게 이 글을 적었구나 하는 부끄러움이 함께 하네요.. 하하 ;;;;;;;;;;;;;;;;;;;;;;;;
그나저나 “와이프 분들의 배려심 없음”은 아… 정말… 감수성이 가장 민감하실 분들인데 왜… -_-;;;
암튼 트윗을 날린 분의 얘기처럼, 뭔가 다른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 건 확실히 있어요. 저 역시 그런 고민이 들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비공개 님 댓글, 정말 고마워요! 🙂
제가 ‘인권의식’에 얼마나 철저한지 자신은 없지만, ‘구토’가 동반되는 트윗이네요.
처음 들었을 땐, 제가 제대로 들었나 싶은 기분이었어요. 무척 당혹스러웠고요.
앞으로 좀 더 섬세하게 고민하는 방향으로 변하길 기대할 뿐이고요.. 하하 ;;
딴소린데요…
조각보 기획에서 그리는 트랜스젠더 인권단체는 어떤 형태인 걸까요. 그리고 계획 속에서 이 단체는 기존 커뮤니티들과 어떤 식으로 겹치거나 연동되는 걸까요? 흠… 너무 추상적이고 큰 그림까지 제가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에요.
정말 딴소리라 죄송합니다. ;;;;;
딴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요… 문제는 저도 그게 궁금하다는 데 있어요.. 아하하 ;ㅅ;
조각보 사업에 애정이 있지만, 뭐랄까 主라기보단 客이란 느낌이 강해서 그냥 잘 되었으면 하고 응원하는 심정이 더 크달까요.. 하하. ;; 무엇보다 제가 바라는 어떤 단체의 상을 조각보와 그 이후의 단체에 투사해도 괜찮나 싶어서 선뜻 말하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별 영양가 없는 댓글이라 오히려 제가 죄송해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