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갈 수록

알려고 다가갈수록, 집요하게 붙잡으려고 노력할수록 멀어진다는 사소한 사실을 잊고 있었나 보다. 알려고 할수록 혼란스럽고 모르는 것만 쌓여간다. 알 수가 없다. 현실은, 세상은, 당신은 언제나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그래서 알았다고 믿는 순간 저 만치 멀어진 상태다.

너무도 빠르게 움직여서 붙잡을 수가 없어…. 그러니 따라 움직일 수밖에.

2006년 의미있는 글들, 키워드들

예전에 키드님 블로그에서 “베스트 앨범“이란 글에 리플을 달며, 블로그에 쓴 글을 추려서 베스트 글을 뽑는 건 어떨까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리고 이 글은 바로 그 아이디어로 시작한 글.

일기장을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쓴 글을 통해 정리하는 것도 재밌겠다 싶다. 특히 키워드와 중요한 글을 꼽는다면, 지금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선별하고 싶은지를 알 수 있기에 나중에,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M_ 길어서 접어요 | 후후후 |
1월 – 채식, 시각
1월달의 글 제목과 내용을 읽다보면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글들은 채식과 시각.
채식
즐거운 모임
채식을 한다는 것+팁
황우석 사태를 채식주의 페미니즘으로 읽기 위한 단초
두 개(혹은 세 개)의 모임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혹은 관계맺음에 대한 고민: 채식
채식주의자로 살면 불편하지 않느냐고요?
육식하는 채식주의자
채식주의 페미니즘으로 느끼기: 황우석과 [웰컴 투 동막골]
주저리
이 시기엔 “채식주의 페미니즘”이란 기획으로 글을 쓸 때면서 채식주의 페미니즘 모임을 꾸리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 주제로 많은 글을 썼던 시기. 하지만 지금 읽으면 부끄럽다. 그 사이에 고민이 변하고 몸이 변했기 때문.
(여기 링크한 글 말고도 “KEYWORD”에 가면 관련 글을 볼 수 있다.)
시각
“본다”는 것의 다른 의미: 비정상을 통한 정상
(1월달은 아니지만 2월에 쓴 “본다는 건 단지 많은 경험 중 일부일 뿐이다“도 밀접하게 연결되는 글. 검색을 통해서 관련 글을 더 찾을 수 있음.)
색약이면서 시력이 0.1임에도 안경을 안 쓰고 다니는 루인으로선 “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고, 때마침 올리버 색스의 [화성의 인류학자]를 읽으며 일시적이나마 더 많은 고민을 했었다.

베스트 한 편을 꼽기가 어려운데 다 괜찮아서가 아니라 지금으로선 어설프고 고민의 빈약함이 너무도 선명해서 부끄럽기 때문.

2월 – 문답, 트랜스젠더, 소수자
블로그를 하다보면 문답과 관련한 여러 글들을 접할 수 있어요. 실제 루인도 많이 했고. 그러니 어떤 문답이 더 특별하달 것도 없고 무려 11개월 전에 한 내용의 경우 지금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졌을 텐데도, 2월달의 키워드 중 하나엔 문답을 넣고 싶어졌다.
개인적인 문답
이 글에 눈에 걸렸을 뿐이다. 단지 그런 이유일 뿐이다 -_-;;;
트랜스젠더 어떤 의미에서 트랜스를 어느 달의 키워드로 선정하기엔 애매한 점이 있는데, 루인 블로그의 키워드 중, 루인 다음으로 많은 글이 트랜스란 키워드를 포함할 것이기 때문. 그럼에도 중요한 건, 2월이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했음을 깨달았기 때문.
트랜스젠더리즘 강좌: 묻지 않은 젠더
트랜스/트랜스젠더-하리수의 협상
트랜스가 그렇게 이상해요?
말 하나 마나 다시 안 읽었다. 겁난다. 무식함이 넘치다 못해 폭력적인 언어들을 발견할까봐. 그러니 구체적인 논평은 생략.
소수자/약자 루인이 비판하는 많은 말 중에 하나는 소수자, 약자.
“소수자” 혹은 “약자”란 말의 불편함
(“트랜스젠더는 소수자가 아니다“는 11월에 쓴 글이지만 관련 있는 글.)

지금 다시 읽는다면 많이 서툴고 문제가 많(겠)지만 그래도 2월은 ““소수자” 혹은 “약자”란 말의 불편함“을 베스트로 선정해야 겠지.

3월 – 커밍아웃, 정치적인 올바름, 메종드히미코, 귀걸이
커밍아웃 3월에 쓴 글 중, 유난히 걸리는 제목은
커밍아웃, 즐거운 그리고 신나는: 루인에게 쓰는 편지
커밍아웃, 이후: 협상하는 말하기/글쓰기
(그리고 이 두 글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메모]커밍아웃의 정치학“)
이 즈음 이 주제로 좀 더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특히나 아웃팅을 피해의 원인처럼 얘기하는 언론의 태도를 접할 때마다 광분했기에 더욱 그랬다.
정치적인 올바름
“차이에 의한 차별에 반대한다”에 반대한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조롱거리
(그리고 “상처와 정치적 올바름“)
“정치적인 올바름”은 거의 알러지 반응처럼 싫어한다.
메종 드 히미코 이 영화, 올해 본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이다.
메종 드 히미코: “변태”로 기억하거나 변태하거나
(“메종 드 히미코, 망종“은 관련 글.)
귀걸이 엄밀하게는 귀걸이가 아니라 귀를 뚫었다.
면도칼, 자해, 왼쪽 귀 그리고 귀걸이
한동안은 귀걸이를 열심히 하고 다녔으나 요즘은 귀찮아서 가끔 한다.

메종 드 히미코가 베스트가 될 줄 알았는데, “면도칼, 자해, 왼쪽 귀 그리고 귀걸이“를 선택하고 싶다. 그냥 짠하다.

4월 – 서울여성영화제
해마다 4월이면 모든 건 서울여성영화제로 통한다.
서울여성영화제, 우피스매니아
서울여성영화제, 시작
내 남자 친구의 유통기한/비행기 납치범, 레일라 카흐레드/밀리언 달러 블랙 다이크
안토니아스 라인/여성애니메이션 새물결
침묵에 대한 의문/그녀의 비밀/부서진 거울
댈러웨이 부인
비행기 납치범, 레일라 카흐레드/그 밤의 진실
필름 인사이드 특별 강연
침묵에 대한 의문
분노의 사진/흉터/부치 미스띠끄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언어

단연 베스트는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언어“. 영화제를 결산하는 글이라서.
이 글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침묵의 의미이다. 침묵 역시 언어이며 소통 방식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5월
5월엔 키워드가 없다. 그 시기엔 한창 레폿을 쓰느라 바빴다. 심지어 일주일 동안 아침 8시 즈음 학교에 가서 하루 두 끼를 김밥으로만 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중요한 글을 한 편 발견.
트랜스/젠더: 드리는 글
글 내용이 아니라 이 글을 인연으로 luvpunch님과 닿을 수 있었기 때문. 최근 잠깐 다시 연락이 닿는 듯 했는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6월 – 퀴어문화축제, 여이연여름강좌 시작
퀴어문화축제 특히 6월 3일에 있은 “너 TG? 나 TG!”는 특히 중요하다.
[너 TG? 나 TG?]: 트랜스들과의 만남
6월 3일은 루인의 양력 생일이기도 하고 그날 이 모임이 있었다. 그리고 이 날을 기점으로 루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전까지는 그저 학교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인간이었다면 이날을 기점으로 활동가로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모임에 가고, 그러다 성전환자인권실태조사 기획단에 참가해서 활동하고 있고, WIG란 모임을 시작하고,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발족준비모임에 참가하기 시작해서 이젠 운영위원이자 학술정책팀장으로 있다.
사실, 대학원에 입학하며 이런 활동을 하면 공부는 못 할 줄 알았다. 그래서 1학기 때 아무것도 안 한 것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최소한 회의가 세 개씩 잡히기도 하는데, 수업까지 세 개를 들을 계획이었다. 보통 대학원 수업을 세 개 들으면 일주일 내내 수업 준비만 해도 모자란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이런 시간을 다 지내왔다. 수업 준비는 1학기 보다 더 충실했고 회의도 다 참여했다.
여이연여름강좌 이젠 당연히 가야하는 습관이 되었다.
[2006 여성이론문화연구소 여름강좌]21번째
여이연 여름 강좌
여이연 오늘 강좌
이 첫 번째 강좌가 중요한 건, 지혜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 때문. 기말 논문을 코멘트 해 주셨는데 그 코멘트가 너무도 소중했고 큰 도움이 되었다. (“기쁨: 논평” 참고.)

베스트는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글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너 TG? 나 TG?]: 트랜스들과의 만남

7월 – 여이연여름강좌, 오로라 공주
여이연여름강좌 당연하다. 방학 내내 여이연에서 살았으니. 후후.
다시, 시작이다: 여이연여름강좌
성은 젠더, 이름은 트랜스: 여이연 트랜스젠더 강좌
예전엔 매일 같이 그날 들은 강좌와 관련한 글을 적었다면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트랜스젠더 강좌는 운조선생님과 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도의 인연이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오로라 공주
오로라 공주: 우울증
우울증 강좌를 듣고 이 영화를 봤다. 그리고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 되었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게 되었다. 정말 그랬다. 이 영화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와 함께 우울증을 분석할 수 있는 더 재미있는 계기가 되어서 의미있다.

베스트는 “오로라 공주: 우울증

8월 – 성전환자인권실태조사 기획단
피곤하지만 즐거워: 근황들
근황
성전환자 성별변경에 관한 특별법(안) 공청회
성전환자 성별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 공청회 참석
성전환자 인권실태조사 보고대회
(그리고 “한 걸음 시작했을 뿐이다: 보고대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때 그 기획단은 성전환자인권실태조사 기획단이었다는 걸. 구체적으로 언제 들어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여이연 강좌가 끝나고 이제 루인이 하고 싶은 공부랑 놀까 했더니, 기획단 사업으로 녹취 푸느라 정신 없었다.

이런 상황에 베스트 글이 어딨어.

9월 – 한겨레기고
기획단에 있다가 갑자기 원고 청탁을 받았다. 날림으로 썼다. 부끄러워서 한동안 링크하기도 꺼렸다. 하지만 결국 링크했다.
[기사]대한민국 트랜스젠더 오동구에 관한 보고서: 한겨레21 제626호
이 중의 한 편이 루인이 쓴 글. 이미 이곳에 오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요.
살짝 관련 없는 관련 글은 “고료: 만화책과 제본

베스트는 “축하해요” 키워드랑 전혀 상관 없이, 그냥 무슨 글인가 싶어 클릭했다가, 무슨 글인지 깨달았다. 까칠하지 않고 냉소적이지 않고 공격적이지 않으면 루인의 글이 아니지만 루인은 이런 글이 좋다. 이런 글쓰기가 좋다.

※이 시기에 논문과 관련한 내용이 있지만, 무시하기로 해.

10월 – 녹취, 발족준비
녹취 녹취 푸는 작업은 8월로 끝이 아니었고 계속되는 일이었다.
목소리 듣기
목소리를 들으며 경험을 다시 경험하고 언어를 품는다
녹취를 풀 때마다 우울증에 더 심하게 빠진다.
발족준비 몇 번의 연기를 거듭하며 발족을 준비했다.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발족식합니다
발족식 일정 변경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가 발족식을 합니다
준비하느라 다들 너무 수고했다.

하지만 딱히 꼽을 글은 없다.

11월 – 발족, 스팸의 정치경제학
발족 드디어 발족했다.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운영위원 겸 학술정책팀장 루인입니다
트랜스젠더는 소수자가 아니다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발족식 에피소드
스팸의 정치경제학 사실 이 제목은 예전에 정희진선생님께서 쓴 “여관의 정치경제학”을 따라한 것이다. 흐흐.
기묘한 딜레마: 스팸의 구애
질문: 버전업을 한다고
버전업 이야기
태터툴즈 클래식 오피셜 릴리즈 2 버전
스팸언어의 복잡함: 스팸의 정치학
(11월 이전에 쓴 글 “스팸의 저주“, “스팸덧글“, “오늘도 어김없이“, “스팸의 홍수에“, “스팸 설정의 어려움“, “인터넷의 획일성“, “근황“)

당연히 베스트 글은 “스팸언어의 복잡함: 스팸의 정치학“. 올해의 베스트일 수도 있다. 이 글을 쓰기까지는 이 정도의 고민은 아니었다. 글을 쓰면서, 그 동안 파편처럼 몸에 흩어져 있는 관련 고민들을 모으다보니 스팸과 관련한 이런 글이 나왔다.

12월 – 우울, 연애
잠깐 번외 편을 꼽으면
요즘의 놀이” (유사한 놀이로 “독수리 5″형제”…?“도 있다;;;)
말과 사람: 그 생명의 무게” 이 글은 시원스레 풀린 글은 아니지만 뭔가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다.
우울 우울이 새삼 키워드라니 웃기지만, 우울증과 관련한 일련의 분석을 하려고 애쓴 시간이 있어서.
시간을 견디다
지리멸렬
우울은 루인의 힘
예상보다 글이 적어서 살짝 놀람. 아마 다른 곳에 쓴 글이 있어서 그런 듯.
연애 키워드로 적으면서도 웃기다고 느끼고 있음. 연애를 안 하고 있는 사람의 키워드가 연애라니. 하지만 이건 트랜스젠더 혹은 채식주의자와 연애의 관계를 적은 글이다.
연애와 트랜스
연애를 둘러싼 상념들
연애 상대가 채식주의자였음 하는 이유
쌍둥이자리의 연애?

베스트는 “연애를 둘러싼 상념들“과 “[영화]미녀는 괴로워: 자기 통합 과정“. [미녀는 괴로워]는 키워드는 아니어도 너무도 소중한 영화다._M#]

#
이렇게 정리하니까 참 산만하게 살았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들어서 좋다. 올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글은 선정하기가 어렵다. 사실 이런 식으로 정하는 것도 별로 좋은 건 아니다. 개개의 글들이 글을 쓸 당시엔 절실했고 소중했으니까.

이것으로 2006년도에 쓰는 마지막 글이다. 후후.

올해의 운세: 관재수와 시험운

지난 설날, 부산에 갔을 때, 어김없이 올해의 운세를 뽑은 종이를 접할 수 있었다. 루인은 별자리를 좋아하지만 별자리 운세나 어떤 운세 보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 편. 하지만 직접 보는 걸 안 좋아할 뿐, 이런 결과 듣는 건 또 무지 좋아한다.

그리하여 2006년의 운세는 꽤나 흥미로웠는데 생뚱맞은 내용이 둘 있었기 때문이다. 11월 달에 관재수가 있다는 말과 11월에 시험을 친다면 붙는다는 내용이었다. “2006년 문답”이란 글에도 적었듯 이 두 가지는 성공 혹은 실패로 분류했지만 정말 이런 식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 관재수가 꽤나 재미있는 내용이었는데, 관재수가 단지 11월 즈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연원은 6월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그 내용을 듣고 처음엔 무지 재미있었고 [Run To 루인]에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냥 참으며 연말에 써야지 했는데, 다행히 잊지 않고 이렇게 쓰고 있다.

그러니까 올해의 운세에 따르면(그리고 전해들은 내용의 언어들을 그대로 옮기면) 6월 즈음 한 “미시족”이 루인이게 접근하고 그래서 11월 달의 관재수는 이런 “불륜”으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푸하하하하하.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웃겼는데, “불륜”이라는 지점 때문이었다. 몇 십 년 혹은 평생을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고 여기는 루인인데-그러니까 정말 사랑해서 그렇게 살 수는 있지만 사랑하지도 않는데 억지로 함께 살게 하는 건 정말 끔찍해- “불륜”이라니. 하긴, 윤리가 아니긴 하다, 현재 사회가 요구하는 의미에선. 그러니 재미있다고 느꼈고 올해는 연애운이라도 있다는 의미인가, 라고 비실거리며 웃었다. 푸핫.

이 말이 불쾌했던 건, “미시족”에 대한 비난의 언어들, 함께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아무 잘못 없는 루인을 “미시족”이 유혹한다는 전형적인 비난의 언어들, 이에 따른 타자화 등이었다. 이 점쟁이부터 이 말을 전해준 분의 언어까지 모두 불쾌했다. “평생을 함께할 것을 요구하는 결혼관계”를 당연시하고 연애를 “불륜”으로 바꾸는 지점들에서 꽤나 몸상했다.

[#M_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 비밀! 흐흐. 사생활이라곤 없는 블로그를 통해 추측은 가능… 아무일도 없었다는 거지, 뭐 |
여기서 반전이 있는데, 정말 이런 일이 있을 뻔 했다는 거. -_-;;; 그 점쟁이 용하다. 관재수는 없었지만 갑자기 친한 척 하는 사람이 있긴 했다. 다만 그 거리의 문제 때문에 그다지 내켜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루인은 사람마다 일정한 거리를 두는 편이다. 그 거리는 개개인마다 다르기에 6개월 동안 꽤나 자주 만나도 낯선 사람으로 대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한두 번 만나도 친밀함을 형성하는 관계가 있다. (별자리를 좋아하는 관습에 따르면, 1월에 태어난 사람들과 친밀함을 좀 더 빨리 형성하는 편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이런 거리와 속도를 무시한다고 느낄 때, 루인은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 이 지점에서 문제가 되었고, 커밍아웃의 정치학으로 간단하게 끝났다. 커밍아웃이 이럴 때도 유용하다니-_-;; (관련한 글들은 요거, 이거) 물론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기묘하게도 커밍아웃 이후 루인이 딱 좋아하는 거리를 유지하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커밍아웃이 정말 좋기는 좋다. (관련글은 이거요거)_M#]

시험운은 조금 다른데, 지난 11월 말 즈음, 친구가 과외자리가 있다면서 같이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었다. 그때 루인은 상당히 망설였는데 지금까지 과외를 하지 않았다는 점, 한창 바쁠 시기였는데 과외까지 할 경우 상상도 못할 바쁨에 따른 걱정, 루인의 수학 실력이 별로인데 과외를 하자니 양심적으로 너무 찔린다는 것. 그날, 과외를 갈등하며 이것이 그 시험운이 아닐까 했지만 결국 과외자리는 물 건너갔다. 망설이는 동안 다른 사람이 생긴 것.

우후후. 이제 2006년도 끝나간다. 하루 차이가 일 년 차이가 된다는 사실이 괴상하지만, 예의상 3초간 설레는 척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