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한무지님을 보내는 길(장소와 시간)

故한무지님을 보내는 길
고인은 11월 13일 화요일 아침에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지금 이 시각 현지에 빈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유족들이 국내에 따로 빈소를 차리지 않기로 전했습니다. 해외에서 한 차례 빈소가 마련되었고,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하여 내린 결정입니다. 대신 故한무지님의 가시는 길을 함께 하실 분은 13일 화요일 신림동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신림동의 본가와 이천 아버지 산소를 돌고난 후, 인천 쪽에서 수목장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단체로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유족들께서 버스를 대절하였으며 화요일(11.13) 아침 8시에 신림동 본가 앞에 모여 고인을 맞이합니다. 고인을 보내는 길에 함께 하실 수 있는 분들은 아래 장소로 7시 40분까지 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전날인 12일 월요일 저녁 8시부터 고인을 ‘한무지’의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는 분들과 조촐히 모여 고인과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자리는 ‘한무지’로서의 고인의 빈소 대신이 될 것 입니다.
 
이 자리에서 함께 13일 아침까지 추모의 자리를 가진 후, 고인을 맞이하고 장지에 가실 분들은 같이 출발하려고 합니다.  
 
11월 12일 월요일, 추모의 자리
: 오후 8시 이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 KSCRC 사무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근방)  
 서울 마포구 동교동  162-14번지 4층
 
11월 13일 화요일, 고인을 맞이하는 장지 일정에 따로 오실 분
: 아침 7시 40분
: 신림동(첨부된 지도에 표시된 오토바이수리점 앞에서 모입니다. 신림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3분 정도 걸립니다.)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前트랜스젠더인권활동단체 지렁이 활동가 일동 드림.

故 한무지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안타까운 소식을 알리고자 합니다.
前트랜스젠더인권활동단체 지렁이 활동가인 한무지님께서 지난 11월 1일경 운명을 달리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계신분들도, 이름만 들어본 적이 있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인연을 가지셨던지, 아니 인연이 없으시더라도 한무지가 하늘에서는 평온하기를 함께 기원해주세요.
고인이 외국에 체류하시던 중에 생긴 일이라 현재 한국에 들어오시지 못한 상태입니다.
유체를 수습하기 위해 유족분들께서 출국하셨고, 빠르면 다음주 초에 귀국하실 예정입니다.
1. 유족분들이 귀국하시는대로 빈소가 서울 시내에 마련될 것이며, 장례는 2일장으로 간소하게 치뤄질 예정입니다.
2. 前지렁이 활동가들 및 고인의 지인들은 발인을 마친 후 저녁, 함께 모여 고인을 추억하는 시간 또한 마련하고자 합니다.
3. 장소와 날짜가 결정되는대로 다시 한 번 소식 전하겠습니다. 오셔서 고인의 가는 길을 함께 해 주세요.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前트랜스젠더인권활동단체 지렁이 활동가 일동 드림.

[젠더를 다시 상상하기] 일부

지난 10월 17일, 언니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열린세미나] 덮은 책도 다시 보자”에 참여해 발표를 하였습니다. 짧은 원고도 제출했고요. 원고에도 적었듯 총 세 개의 절 중에서 가장 긴 분량인 2절은 <남성성과 젠더>에 실린 글을 수정했고, 새롭게 추가한 내용은 1절과 3절 뿐입니다. 그 중 아예 처음 얘기한다 싶은 글은 3절 뿐.
전문은 언제나 그렇듯 writing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니네트워크에서 제작한 별도의 편집판이 있지만 파일이 제게 없을 뿐만 아니라  제가 배포할 권한도 없어서, 제가 직접 편집한 판본으로 제 글만 올렸습니다. 뭐, 당연한 얘기기도 하고요.
 새롭게 추가한 내용 중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12.10.17.수. 20:00-22:00 언니네트워크 열린세미나 @여성과 일 건물 지하1층 공간 ‘나비’
젠더를 다시 상상하기: 주민등록제도, 의료기술, 그리고 트랜스젠더 페미니즘
-루인(트랜스젠더/퀴어 연구활동가,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 운영위원, runtoruin@gmail.com )
03
주민등록제도는 개인을 일평생 지배 규범적 젠더에 적합한 존재로 규제하는 일상 장치다. 주민등록제도에서 살고 있는 한, 다른 말로 당신의 출생이 신고되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젠더화된 존재며 법적으로, 의료기술적으로 보증된 존재다. 주민등록제도는 이 사회의 적법한 젠더 구성원임을 보증하는 (의료)문서다. 만약 어떤 누군가가 주민등록 상의 젠더를 바꾸고자 한다면 인우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인우보증서는 주변 사람이, ‘이 사람은 진짜 트랜스젠더다’라고 확인해주는 서류다. 그런데 인우보증서의 역할은 단순히 트랜스젠더의 존재 확인이 아니다. 젠더 변경을 요청하는 개인으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젠더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회에서 이원 젠더 질서, 젠더이원화된 관계는 인간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출생시 지정받은 젠더로 살며 맺은 젠더이원화된 관계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증할 때에만 신분 상의 젠더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요구하는 젠더 관계, 젠더 규범은 어떤 관계며 규범일까? 가급적 많은 사람의 젠더 보증서를 받아야 할 때 ‘우리’가 재현하고 수행할 수 있는 젠더는 어떤 모습일까? 트랜스젠더 개인의 어떤 욕망 및 행위와는 별개로 이런 구조적 상황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젠더 규범, 젠더 관계는 특정한 방식에 제한된다. mtf라면 여성스러워야 하고 ftm이라면 남성스러워야 한다. 이것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적절한 젠더, 적법한 젠더를 표지하고 공표하는 것과 같다. 여성이라면 지배 규범적 여성성을 재현/수행해야 하고 남성이라면 지배 규범적 남성성을 재현/수행해야 한다. 트랜스젠더의 주민등록 상 젠더 변경 이슈엔 젠더 규제와 관리, 젠더 규범화와 균질화가 똬리를 틀고 있다. 그리하여 트랜스젠더의 주민등록 이슈는 정확하게 페미니즘 이슈다. 여성성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어떤 여성성만을 규범적인 것으로, 적절하고 적법한 것으로 구성하는지를 문제 삼고 이런 구조에 개입하는 것이 페미니즘의 역사기도 하다면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이슈는 필연적으로 페미니즘 이슈일 수밖에 없다. 트랜스젠더가 단지 사회적 소수자여서 페미니즘과 함께 할 수 있거나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트랜스젠더 이슈의 많은 것이 그 자체로 페미니즘 이슈기에 그냥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