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도
달콤한 나의 나스타샤를 사랑해서,
잠시 잠깐 망각한다.
이틀을 내리 잠만 잤다. 아니, 종종 잠에서 깨어 밥도 먹었고, 인터넷도 잠깐잠깐 했다. 책은 거의 안 읽었고, 그저 매트리스 우에서, 이불 안에서 뒹굴뒹굴 빈둥빈둥. 오늘 아침엔 허리가 아파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불안할 것 같았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았다. 어젠 너무 잤는지 밤에 잠이 안 왔고, 책도 조금 읽었다. 옛날 철학자들은 참 잘 살았구나, 그래, 역시 돈이 많거나 계급이 돼야 사색을 할 여유도 생기는 거야, 라고 궁시렁 거렸다. 여전히 졸려, 눈을 몇 번이나 비비며 책을 읽다가 다시 잠들었다. 6시 조금 넘은 시간, 손석희의 목소리를 들으며 깨어났고, 이틀 동안 듣지 않은 라디오를 들으니 반갑다. (손석희도 무한도전 팬임이 틀림없다. 흐흐.)
연말과 연초라는 건 없다. 나의 휴가는 끝났고, 오늘부터 하기로 한 일을 시작하고 있다. 워크샵을 준비해야 하고, 다음 주부터 있을 세미나도 준비해야 한다. 읽고 싶은 책도 읽어야 하고, 활동에 지장 없을 그런 알바도 구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나스타샤.
허스키하면서도 달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