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페미니즘 선언문 – 메모 01

나는 이 사회가 트랜스젠더를 존중하는 사회로 변하길 바라지 않는다. 존중이라니. 그런 거 필요없다. 트랜스젠더란 이유로 존중하지 않는 사회를 바란다. 트랜스젠더건 뭐건 상관없이 그저 사람이기에 존중하는 사회로 변하길 바란다. 그러니 존중을 요구하지 않는다. 트랜스젠더를 존중하지 마라. 트랜스젠더는 존중할 대상이 아니다. 존중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사고 방식 자체를 바꿔라. 이것이 내가 요구하는 변화다. 트랜스젠더를 존중할 줄 아는 태도, 그리하여 트랜스젠더를 여전히 특이하고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태도는 이 사회를 별로 바꾸지 않는다. 개별 관계에서 이런 태도는 중요하지만 개별 관계에서 이 정도 태도로 끝난다면 트랜스젠더는 끊임없이 존중을 얻기 위해 매순간, 각자 자신의 관계에서 싸워야 한다.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은 존중받을 것이며 실패하는 사람은 위험할 것이다. 혹은 바닐라 이성애 트랜스젠더는 존중받고 그렇지 않은 트랜스젠더는 존중받지 못 할 뿐만 아니라 저어함의 대상, 혐오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도대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러니 비트랜스젠더 맥락에서 트랜스젠더를 존중하는 태도 말고, 트랜스젠더 맥락에서 인간의 젠더 경험 자체, 인간 주체성을 구성하는 근본 토대 자체를 바꾸길 요구한다. 존중해봐야 어차피 위계는 유지되는데 존중해서 뭐하겠는가.

한국 트랜스젠더 자서전, 목록

얼추 한 달 전에 한국 트랜스젠더 자서전과 관련한 글을 썼습니다. 그때 조만간에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제야 공개합니다. 아래는 퀴어락의 “주목! 이 자료”에 실린 글 전문입니다.절판된 책이 많으니 내용이 궁금하면 퀴어락에서 읽어주세요. 🙂
아울러 사진이 흐릿하거나 흔들린 듯 하다면, 다 의도입니다. 모든 것이 의도입니다. 일부러 자세하게 안 보여주려고 흔들린 듯 흐릿한 듯 찍은 겁니다. 그런 겁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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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하리수 씨가 방송에 데뷔한 이후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글은 얼마나 출판되었을까요? 막연하게 생각하면 얼마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중 트랜스젠더 자서전은 몇 권이나 될까요? 많아야 두세 권 정도? 얼핏 생각하면 몇 권 안 될 듯합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 자서전으로 모아서 정리하면 그렇게 적지는 않습니다. 인터뷰집을 포함하면 총 9종이니까요. 느끼기에 따라선 무려 9종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굴한 기록물 중에서, 첫 번째 트랜스젠더 자서전은 누가 썼을까요? 지명도를 따지면 2001년에 나온 하리수 씨의 책일 듯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첫 트랜스젠더 자서전은 1997년에 나온 ftm/트랜스남성 이동숙 씨가 쓴 <형이라 불리는 여자>(총 2권)입니다. 이동숙 씨는 이후 2000년에 이도미니카란 이름으로 <감옥여행>을, 2004년엔 이문기란 이름으로 <색다른 남자>를 썼습니다.
이문기/이동숙 씨 다음으로 나온 자서전은 진싱 씨의 자서전 <신의 실수도 나의 꿈을 막지 못했다>입니다. 2001년 5월에 나왔죠. 이 책이 흥미로운 건, 한국어 판본이 먼저 나왔고 이후 2004년 중국어 판본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그 다음으로 하리수 씨의 자서전 <이브가 된 아담>이 2001년 8월, 김비 씨의 자서전 <못생긴 트랜스젠더 김비 이야기>가 2001년 9월에 나왔습니다.
2005년엔 문옥정 씨의 자서전 <이제는 말하고 싶다>가 나왔습니다. 자서전은 아니지만 자서전과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법한 책 <다큐멘터리 북 3xFTM: 세 성전환 남성의 이야기>가 2008년에 나왔고요. 그러고 나서 김비 씨가 기존 자서전을 개정해서 2011년에 <네 머리에 꽃을 달아라>를 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mtf/트랜스여성의 자서전이 총 5권, ftm/트랜스남성의 자서전이 총 3권, ftm/트랜스남성의 인터뷰집이 총 1권 있습니다.
정리하고 보면 의외로 예상보다는 많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더 많은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자서전을 출판해서, 트랜스젠더의 다양한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퀴어락 운영위원, 루인.

부정기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2013년 3월 소식입니다.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엔 3월에도 몇 가지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ㄱ. 일단 한국시간 3월 31일 기준으로 새 연구원이 두 분 오셨습니다. 시우 님과 이브리 님입니다.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퀴어 이슈와 이론을 공부하는 분들이란 점에서 무척 기뻐요. 두 분 모두 환영합니다! 🙂
ㄴ. 2월에 검색서비스를 개시한다고 했는데요.. 처음으로 검색서비스를 신청한 분이 계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습니다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내드리진 못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고 또 특정 주제의 자료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전합니다.
ㄴ-1. 검색서비스가 필요하신 분은 언제든 연락주세요!
ㄷ. 연구소 도메인을 구입했습니다. www.transgenderqueer.com 입니다. 매우 솔직한 주소지요. 근데 아직 연구소 블로그는 개설을 못 하고 있습니다. 두어 시간만 붙어서 작업하면 되는데.. 끄응.. 최대한 빨리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ㄹ. 명함은 디자인 중에 있습니다. 담당하고 있는 모 연구원께서 많이 바쁘신지.. 좀 늦어지고 있네요..
ㅁ. 연구소에 함께 하는 분들과 무엇을 공유하면 좋을까하다가 떠오른 게 있습니다. 뭔가가 있다는 것만 얘기하지요. 이런 건 대외비! 😛
ㅂ. 퀴어 이슈로 개입할 사건이 많은 3월이었습니다. 모든 이슈에 다 개입할 순 없지만 그래도 각자 여력이 되는만큼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