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핼버스탬의 실패로 강의를 했는데, 끝나고 이것으로 글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심지어 구자혜 연출 색자 공연의 “뺨을 맞지 않고”는 네 번 전체 공연을 다 참가했는데, 모 님이 논문 쓸 거냐고 물어봤었다. 그냥 즐겁게 관람했는데 논문이라니… 그런데 쓸 수 있으면 좋겠지.
지금 쓰고 있는 논문이 두 편이 있는데 둘 다 얼개는 다 있는데 나머지를 채우기가 어려워 시간을 끌고 있다. 얼른 써야 하는데… 그 와중에 내년에는 한국 트랜스젠더퀴어 인권 운동사를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자료 얼추 있고 방향에 대한 고민도 얼추 해둬서 쓰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내가 지극히 게으르다는 점이다. 50~70% 정도 작성한 원고가 열댓 편 정도 있는데 완성 안 시키고 그냥 묻어둔 이유도 내가 게을러서다. 부지런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귀찮은지… 하지만 게으른 것은 핑계고 글을 쓸 줄 모르고 공부할 능력이 안 되는 것이 진실인 것이 아닐까 싶을 때도 있다.
오늘 개강했다. 2019년 처음 대학 제도 내에서 강의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학부 강의를 하는데, 그래서 매우 긴장했다. 조금 무서웠는데 학부생이 무서운 게 아니라 내가 헛소리를 하거나, 바뀐 분위기를 못 따라갈까봐 무서웠다. 그래서 소개를 하며, 학부 강의는 처음이라 많이 어색할 거라고 고백부터 했다. 어쩌겠는가. 그럴 듯하게 능숙함을 연기해봐야, 어색한 사람은 물을 마실 때도 어색한데. 실제 물을 마시다가 쏟았다… ㅋㅋㅋ 그래서 그냥 학부 강의 처음임, 이런저런 수업 방침은 조정할 수 있음을 시전하며 시작했다. 그래야 수강생도 정정기간에 빨리 철회하지.
아무려나 이번 학기에 논문 두 편 마무리할 수 있을까. 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