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민트 마야 xfce 설치

오늘 하루 뭐했냐면..
일전에 적었듯 7년을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상태가 좀 안 좋다. 일단 보안 업데이트가 제대로 안 되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선 예전에 적었으니 생략(https://www.runtoruin.com/2439). 그리고 새로운 OS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게으름과 이런 저런 일정으로 당장 못 하고 있다가 어제 오후에 결국 설치했다.
선택한 OS는 리눅스민트 마야(12.04, 장기지원판) xfce. 우분투 리눅스를 밑절미 삼아 좀 더 사용하기 쉽게 만든 배포판인 리눅스민트를 선택했다. 이유는 그냥 오랜 만에 OS를 설치하는데 같은 우분투를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OS를 사용하고 싶어서. 그리고 xfce를 선택한 건 리눅스 중에서 가장 가볍게(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스트톱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용한 환경에선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할 때면 탭 두 개만 열어도 노트북이 버벅거렸기에 가벼운 OS 선택은 필연이었다.
그래서 오후에 리눅스민트 마야 xfce를 설치했다. 다른 리눅스 배포판처럼 역시나 쉽게 설치 완료. 그리고 한글 입력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구글링만 하면 금방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문제. 아울러 각종 보안 업데이트를 완료하고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설치하며 기본 세팅을 끝냈다. 두어 시간 걸렸는데 그 동안 다른 일을 했으니 그렇게 시간 낭비는 아니랄까.
그리고 크롬 브라우저로 웹서핑 등을 하는데, 오오, 가볍다! 탭을 서너 개 열고 다른 프로그램을 돌려도 쾌적하게 작동한다. 오오, 7년을 사용한 노트북으로 크롬을 쾌적하게 사용하다니, 역시 xfce! 가장 가벼운 데스크톱 환경!
노트북이 오래되어 버벅거리는 상황에서 ActiveX와 아래아한글을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으시다면 리눅스민트 마야 xfce를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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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눅스는 정말 사용하기 쉬운 OS예요. 그러니 겁먹지 말고 남는 노트북이 있다면 당장 한 번 사용해보셔요! 물론 윈도우만 사용했다면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새로 적응해야 하는 건 늘 겪는 일이잖아요. 🙂

수도승 같은 글쓰기: 김학이, 나치즘과 동성애

김학이의 <나치즘과 동성애>를 읽고 있으면 연구를 수도하듯 하는 연구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느 정도 경건하고 감히 쉽게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열심히 자료를 찾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뻘소리하지 않고 성실하게 자료를 해석하고 배치하는 태도가 생생하다. 그래서 <나치즘과 동성애>는 단순히 내용만이 아니라 글이 풍기는 어떤 분위기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정말 잘 쓴 책이다. 정말 잘 쓴 글이다. 잘 쓴 책이자 글이다. 이러기도 쉽지 않다. 자신의 사유를 밑절미 삼아 새롭고 또 성실하게 쓴 글은 여럿 읽었다. 하지만 기록물을 발굴하고 읽고 해석하고 글을 쓰는데 있어 어떤 경건함을 느끼긴 또 정말 오랜 만인 듯하다. 자신의 관심이라곤 온전히 기록물 뿐이라서 그 외의 모습은 일절 느껴지지 않는 어떤 포스가 글에 넘친다. 그래, 포스가 가장 적절한 표현일 듯하다. 포스가 있다. 공부에 모든 것을 건 수도승과 같은 포스가 있다. (메예로비츠가 쓴 미국 섹스의 역사는 엄청난 내공을 느낄 수 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지만 수도승과 같은 포스는 없었다.) 그래서 읽고 있으면 감동적이다. 한 줄 한 줄이 헛되지 않고 한 줄 한 줄 읽는 시간이 소중하다. 서둘러 다 읽는 것이 아까울 정도다.
이런 좋은 책을 읽으며 저자가 직접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참으로 기쁘다. 나는 언제 이런 글을, 책을 쓸 수 있을까? 쓸 수는 있을까?
그나저나 언론사 기자가 작성한(혹은 보도자료를 정리한) 기사 말고 <나치즘과 동성애>로 쓴 서평/리뷰가 없네. 이 책으로 누군가가 서평을 쓸만한데, 정말 많은 얘기를 할 법한데 서평이 없다니 아쉽다. 내공 짱짱인 멋진 분들이 서평을 써주면 정말 좋을 텐데. 독자로서 정말 즐거울 텐데.

어차피 어려운 삶이잖아

관련글: “존재에겐 시간이 흐른다” http://goo.gl/kkhCJk – 한겨레21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트랜스젠더로 사는 삶을 상담하다보면 미래 전망에 관한 조언을 들을 때가 있다. 트랜스젠더로 살면 정말 엄청 힘들 것이며 어려운 일이 많을 것이란 조언. 그래, 당장 이 조언을 듣는다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트랜스젠더를 향한 혐오가 상당한 이 세상에서 트랜스젠더로 계속해서 살아간다면 엄청난 어려움을 겪겠지.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정말 무서운 일도 많고 어려운 일도 많을 테다. 길지 않은 삶을 산 나도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었)는데 더 긴 삶을 산다면 어려운 일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데 트랜스젠더로 살지 않는다고 그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을까? 트랜스젠더만 삶의 어려움을 겪을까?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삶을 포기한다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다. 트랜스젠더여서 겪는 어려움이나 고단함은 분명 있지만 트랜스젠더가 아니라고 해도 살아가는 일은 만만찮다. 어려운 일 투성이고 힘들고 무서운 일 투성이다.
그러니 트랜스젠더로 살아간다면 어려움을 겪고 힘들 것이란 말은 사실 하나마나한 소리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도 그냥 태어나도 어쨌거나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니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 트랜스젠더로 살아가고자 하는 삶을 말릴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 그런 말로 말리고자 한다면 그건 그냥 살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미래는 예단하지 말고 그냥 살도록 내버려 둘 수 있으면 좋겠다. 소박하지만 그저 이런 바람을 품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