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뒤무지개재단(준), 본격 알림.

일전에 몇 번 적었듯 비온뒤무지개재단(준)이 이제 본격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재단설립을 위한 회원도 모집하고 있고요.

그리고 아래는 소개글… 많은 분이 함께 하면 좋겠어요.그래서 많은 힘을 모아서 재단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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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시작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세상이 저절로 바뀌는 법은 없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만드는 배짱있는 재단
모두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비온뒤 무지개를 띄웁니다.
‘비온뒤 무지개 재단’은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그리고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을 바라는 이들을 위한 공익 재단입니다. 아직 열악한 사회적 환경 때문에 재단이라는 말은 멀게만 그리고 무겁게만 느껴졌지만 공신력과 투명성을 갖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기에 시작합니다. 재단의 준비과정부터 공개하고 뜻을 같이 하는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부디 서로의 손잡고 서로 격려하고 이끌며 함께 앞으로 갈 수 있길 바랍니다.

번역 계약 완료: 수잔 스트라이커, 트랜스젠더 역사

며칠 전, 드디어! 수잔 스트라이커(Susan Stryker)의 트랜스/젠더/퀴어 입문서인 <트랜스젠더 역사>Transgender History의 번역을 계약했습니다. 출판사는 이매진이고요. 지난 4월에 번역제안서를 보냈고 그때부터 긍정적으로 얘기가 오갔으니 정식 계약까지 6개월이 걸렸네요. 하지만 번역하겠다고 얘기한 시점부터는 얼추 2년이네요.

작년 초인가, 제작년 말인가 장애-퀴어 세미나에서 제이(인터섹스 활동가 셰릴 체이즈의 인터뷰 논문을 번역한 분) 님이 스트라이커 책 발제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정말 좋다는데 제이 님을 비롯한 다른 세미나 구성원이 모두 동의하여 본격 번역하기로 했죠. 이 과정에서 제이 님이 초벌, 제가 재벌을 담당했고요. 이유는 제이 님이 번역을 정말 잘 하기고 하고요, 제가 번역을 정말 못 하기도 해서입니다. 일단 제이 님은 당일치기로 번역을 해도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번역합니다. 헷갈리는 문장 거의 없고, 꽤나 수월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제 영어 번역본을 읽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지만, 제 영어번역본은 읽을 수 없는 글입니다. 제 한국어 문장보다 조금 더 심하달까요.. 아니, 이렇게 설명하면 부족하고, 제가 영어를 번역하면 그 문장을 읽을 수가 없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제이 님과 제가 책을 반으로 나눠서 번역한다면, 저는 수월하게 2차 작업을 하겠지만 제이 님은 그냥 처음부터 새로 작업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아하하. 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냥 처음부터 제이 님이 1차, 제가 2차를 담당했지요.
그리고 1차 번역본을 작년 중순에 받았습니다만.. 제가 게을러, 지지부진하게 작업을 진행하다가, 그러다보니 늦어져서 결국 올 초에야 출판사와 얘기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지요. 그리고 이런 저런 일정을 조율하다가 결국 최근 번역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니 내년 상반기엔 나오겠지요.. 네, 나와야지요.. ;ㅅ;
사실 출판을 염두에 둔 번역을 작정했을 때 여러 번 이곳에 떠들고 싶었지만(제가 인간이 가볍고 경박하여 막 아무 거나 떠들잖아요.. 하하. ;ㅅ; ) 자중하였습니다. 아무래도 계약이 되기 전엔 말하는 게 아니다 싶어서지요. 만약 작년에 떠들었다면 꽤나 민망할 뻔 했고요.
앞으로 또 다른 책을 번역한다면 그때도 공동번역이겠지만(단독으로 번역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 어느 쪽이건 첫 번째 책이 수잔 스트라이커라서 기뻐요! 헤헤헤.

분열을 통한 규제

흔히 나를 억압하는 사회 제도에서 사는 것, 나와 강한 갈등을 일으키는 제도에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을 두고, 순응 아니냐고 말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저항해야 하지 않으냐고 말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나를 억압하는 사회에 그냥 살아가면 그것은 순응인가,라고 질문하고 싶습니다. 삶을 순응 아니면 저항으로 양분하고 분열하도록 하는 것이 어쩌면 지배적 규범이 비규범적 존재를 관리하는 방식이 아닐는지…

이것은 어떤 자리에서 시간이 부족해서 말을 못 한, 특정 맥락에서 고민한 말이긴 한데요.. 물론 그 맥락이 아니어도, 고민의 단초가 어딘지 아는 사람은 바로 파악하겠지만요. 나중에 훨씬 긴 글로 확장하기 위한 메모 차원에서 이렇게 기록합니다. 사실 이렇게 쓰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적어야 하는데, 어제까지 계속 바쁜 일정이라 글을 충분히 쓸 시간이 없…;;; 블로깅만 간신히;;;
답글은 오늘 저녁에 달게요.. 죄송해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