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기록: 이태원 사진기록, 신문 기사

원문 출처: http://goo.gl/w7bhs
이 글은 원문을 확장한 것. 🙂
01

지난 금요일 외출을 겸해서 이태원에 있는 트랜스젠더 클럽/바 입구와 간판 사진을 찍으로 돌아다녔다. 내가 파악하고 있는 트랜스젠더바는 14개다. 이태원 소방소 근처에 대부분이 모여있고 몇 개는 좀 멀리 떨어져 있다.
 

근데 어느 기사에서 15개를 언급하여… 나머지 한 개는 어딨지? 정말 15개냐, 아님 대략 15개 정도를 15개라고 확정해서 말한 것이냐… 흠… 아니면 내가 하나라고 추정한 곳에 두 개가 있울 수도 있다. 작년 어느 시간까지는 한 건물에 두 갠가 세 개가 있기도 했는데 지금은 좀 애매한 상태다.

이태원 지역 트랜스젠더 바/클럽의 사진을 찍는 작업은 작년부터 벼르던 일이다. 더 정확하게는 이곳에 이사 오면서부터 벼르던 일이었다. 그걸 이제야 시작했다. 일단은 처음이니 스케치하듯 찍었다. 소소한 기록용으로 쓰기엔 무난하지만 제대로 사용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내가 전문 사진작가도 아니니 기록을 꾸준히 남기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문제는… 내가 사진 찍는 일을 무척 귀찮아하는 인간이라 얼마나 꾸준히 할지가 관건이로구나.. 으하하. ;;;
02
목요일에 트랜스젠더 부부의 사고 소식이 났다. 관련기사: http://goo.gl/VLhHq
‘mtf/트랜스여성’과 ‘ftm/트랜스남성’이 결혼했고, 이혼을 앞두고 남편 트랜스남성이 아내 트랜스여성을 살해했다고…
관련 기사를 검토하다가 재밌지만 익숙한 사실을 깨달았다. 대부분의 기사가 mtf/트랜스여성은 트랜스젠더라고 표시하지고 있다. mtf/트랜스여성이 여성이며 아내란 점을 부인하거나 의심하는 기사는 거의 없다. 반면 ftm/트랜스남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선 난감해한다. 어떤 기사는 가슴을 절제한 여성이라고 표현하고, 여장남자, 혹은 남성 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여성이라고 쓴 기사도 있다. 하리수 씨가 등장한지 10년도 더 지난 지금 한국사회에서 mtf/트랜스여성은 낯설기만한 존재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ftm/트랜스남성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낯설고 어색하며 당혹스러운 존재다. 적어도 주류 언론이 재현하는 모습에선 그렇다. 그래서 어떤 기사에선 “트랜스젠더 살해”란 제목을 뽑기도 했다. 가해자는 트랜스젠더가 아니며 피해자만이 트랜스젠더라는 듯. 기사를 검토하며 한국 사회에서 mtf/트랜스여성과 ftm/랜스남성을 대하고 이해하는 인식의 차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관련 기사를 어렷 확인하면서 이 둘의 관계를 트랜스젠더로 규정해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ftm/트랜스남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난감함을 드러내는 기사는 이 부부관계를 레즈비언 섹슈얼리티로 설명하기도 했다. 트랜스여성은 여성, 트랜스남성은 레즈비언 부치로 설명하는 식이다. 내가 처음 접한 기사에선 트랜스여성과 트랜스남성 부부로 설명했기에 나는 이 범주로 사건에 접근했다. 하지만 다른 기사를 여럿 비교 검토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이성애-트랜스젠더 부부로 설명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이성애 관계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레즈비언 관계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기사를 비교하는 방식으로는 둘의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할 길이 없다. 기껏해야 추정할 뿐이다. 살아 있는 남편에게 직접 묻지 않는 한 이 둘의 범주는 몇 가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다. 그것도 남편이 해석하는 가능성일 뿐, 고인이 된 아내가 해석하는 범주는 확인할 길이 없다.
범주 해석과 별도로, 관련 기사를 검토하며 mtf/트랜스여성과 ftm/트랜스남성의 위상 차이를 새삼 깨달아 기분이 묘하다. 2006년부터 활동판 언저리에서 밍기적거리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 물론 이건 나만의 깨달음은 아니다. 소위 “대중”(나 역시 대중의 일부다)이라고 불리는 영역에선 트랜스여성이 트랜스젠더의 전부다. 소위 활동판이나 학제라고 불리는 영역에선 트랜스남성이 트랜스젠더의 전부다. 물론 이런 단순한 감상은 과장이다. 하지만 과장만은 아니다. 2011년 지금도 신문사에서 트랜스젠더 특집을 다룬다고 하면 트랜스여성만 다룬다. 트랜스남성을 다루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여성학을 중심으로 이런 저런 학술적 논의 자리, 내가 언저리에서 머뭇거리는 활동판에서 다루는 트랜스젠더는 트랜스남성이 대부분이다. 물론 트랜스여성만 다루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다. 그 논의 대부분이 트랜스젠더의 (이상)심리를 다루는 식이다. 그런 논문은 의미있는 논의가 아니라 무시할 뿐이다. 흥미로운 글 중 mtf/트랜스여성에 초점을 맞춘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간극은 언제나 재밌는데 미디어에서 재현하고 ‘대중’이 널리 인식하는 트랜스젠더는 mtf/트랜스여성이 전부인데 의미 있는 학제 논의는 ftm/트랜스남성이 전부라니..(아, 이건 내가 속한 분과의 문제인가.. 흐흐.;; )
아무려나…
고인에게는 애도를… 부디 다음 생은 원하는 삶이길…
가해자에겐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만 있길.. 다른 혐오는 없길…(이것이 가장 무섭다.)

잡담

01

턱을 좀 다쳤고 휴가라 겸사겸사 집에서 쉬고 있다. 크게 다친 건 아니지만 돌아다니기엔 보기 안 좋은 상태다. 끄응… 마침 집에서 할 알바도 있었기에 지난 토요일부터 외출을 삼가고 있다. 어제, 수요일, 중간보고서 작성을 위해 외출했을 뿐이다(윈도우 계열 OS를 사용해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집에 있으니.. 머리가 아프다. 외출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종일 집에서 일하는 것은 버겁다. 아니, 규칙적 생활을 하지 않으면 몸이 퍼져서 어지럽고 두통이 난다. 내일은 외출이라도 할까나…

02
이런 내 몸을 확인할 때마다 집이 있으면서도 작업실을 따로 구하는 사람을 이해한다. 물론 내가 바라는 것은 작업실이 아니다. 싸고 채식으로 식사도 할 수 있는 작은 카페를 찾는다. 종일 빈둥거리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 아아… 이건 나만의 로망이 아니구나.. ;;;
03
하반기에 할 일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두 가지 하기로 했다.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동반한다. 해야 하는 일은 “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다. 해야 하는 일은 해야 하는 일이다. 바람의 강도가 더 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해야 하는 일’이다.
04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 콩국수를 못 먹었다. ;ㅅ; 내일이라도 어디 가서 먹어야겠다!
05
아… 휴가기간이니 이태원 탐방이라도 해볼까?

교정알바: 장애여성과 재생산

지난 일요일부터 방금 전까지 교정 알바를 했다. 아, 머리 아프고 눈이 핑핑…

지인의 학위논문을 교정했는데, 종이에 출력해서 읽을 여유가 없어 노트북 모니터를 보며 작업했다. 그랬더니 눈이 핑핑 돈다. 아, 어질어질…
논문 주제는 장애여성과 재생산 정치. 장애여성에게 결혼, 임신, 출산 등의 의미를 상당히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아직 인쇄하지 않은 논문이라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을 할 수는 없고…)
좀 더 정리해서 나중에 단행본으로 내면 좋겠다. 비장애여성을 기준으로 삼는 기존 재생산 논의에서 이 논문이 함의하는 바가 상당하고, 재생산 정치에 새로운 논의 지평을 펼치고 있으니 많은 사람이 읽길 바란달까…
이런 평가와는 별개로 석사학위 논문 특유의 비문과 오탈자가 많아 혼자서 “캬악”도 여러 번 했다지. 흐흐. 지인에게 시간이 조금만 더 있다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 부분은 이렇게 풀고, 여기를 좀 더 보충하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아서.. 하지만 이건 석사학위 논문이니까. 석사학위 논문은 글쓰는 연습이며 논문 쓰는 연습이니까. 무엇보다도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지인이 교정지를 확인하고 반영할 여력이라도 있길… 덜덜덜. 흐흐흐
아, 내일은 프로젝트 중간보고서 써야 한다.. ㅠㅠ
내 공부는? 내 공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