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

아이디어 출발: “글쓰기는 배움의 결과가 아닌 수단 by LIFIDEA”
글을 쓰기 위해선 뭔가 읽은 게 있거나 고민이 있거나 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선 뭐라도 읽어야 하고 뭐라고 고민해야 한다.
뭔가 아는 게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뭔가를 알기 위해, 내 안에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쓰는 기말페이퍼는 참 좋은데, 내가 정리하고 싶은 주제를 쓸 기회를 강제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위에 링크한 글에 상당히 동의한다. 글을 쓰는 건 내가 배운 게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그 글의 주제로 공부하기 위해서다. 내가 읽은 문헌을 가장 잘 흡수하는 방법은 글로 정리하는 것, 글에 인용하는 것. 그냥 읽는 것과 인용하는 건 전혀 다른 독서다. (물론 가장 좋은 독서는 그냥 빈둥거리며 놀면서 읽는 것! 히히.)
그러니까 글을 쓰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하기 위해 글을 쓴다. 글쓰기는 곧 공부고 공부는 곧 글쓰기다. 어떤 사람은 이런 공식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나는 이런 방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글을 쓸 거리가 없을 때면 초초하다. 내가 빈둥거리며 정말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사는 건 아닌가 싶어서. 뭐라도 고민해서 억지로라도 쓰는 것. 좋은 글은 속에 숙성시켜서 나오지 않더라. 그냥 이것저것 쓰다가 얻어걸리길 기대할 뿐이다. 후후. 요행수의 甲이구나.. 크크. ;;;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을 강제로 확보해야 한다. 시간을 강제로 확보해야 하지만 그 시간이 반드시 차분히 앉아 있는 시간일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라면 종이와 펜을 이용해 그 어떤 시간에, 그 어디서건 글을 쓸 수 있다. 이 바쁜 시대에 글을 쓸 차분한 시간을 기다린다면, 글을 쓸 시간은 영영 오지 않는다.
…라고 다짐하는 글입니다. 흑..

트랜스젠더 이슈 글쓰기

트랜스젠더 이슈에서 중요한 사안 중 하나는 주민등록제도. 주민등록제도를 매개하면 소위 연대의 정치 및 상호교차성 이슈로 할 얘기가 상당히 많다. 안보 정국, 불심검문 강화, 미등록이주민/미등록외국인 이슈, 온라인에서 주민등록번호 입력, 웹사이트에서 개인정보 노출 등 다양한 이슈를 동시에 얘기할 수 있다.
바로 이 주제로 글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나 잘 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문제는 이렇게 해서 장애이슈와 연결시킬 계획인데.. 과연.. 흠… ;ㅅ;
작년 1학기 기말페이퍼로 작성하고 나중에 출판해야지…라곤 미뤄둔 글이 있다. 근데 미루면 안 된다고 지금은 거의 잊은 상황.. ;;;
주제는 구금시설과 트랜스젠더(그 중에서도 일단은 의료 관리)라서 반드시 출간해야 하는 이슈인데 마땅히 출판할 잡지를 못 찾고 있달까.. 이것저것 하느라 미루고 있기도 하고..;; 내가 기획하고 있는 글의 성격은, 구금시설 이슈 및 형법을 주로 다루는 저널과 성격이 안 맞고, 그렇다고 내게 익숙한 여성주의 저널과도 주제가 묘하게 어긋난다. 구금시설 이슈를 주로 발간한 어떤 학술지는 회원가입 요건 자체가 상당히 엄격해서 나는 그 자격도 안 된다..;;; 흠… 계속 묵혀야 하나…
아… ㄱ의 글을 버리고 ㄴ의 글을 이번에 투고..!?!?!?!?!?!!!!!!
…는 아닌 것 같다. ㅠㅠㅠ
글쓰기에서 핵심은 쉽게 잘 쓰는 것도 있지만 누군가가 찾아 읽도록 하는 것.
글을 읽도록 하는 덴 제목과 시작 문장이 중요하다. 본문이 특정 집단과 매우 밀접하다고 해도 제목과 서두가 그 집단을 못 건드리면 읽힐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리고 글이 읽히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내가 쓴 글이 특정 집단에게 읽히길 바랄 때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혹할 만하게 쓴다고 해도 내 글이 읽을 만한 글이 아니란 점은 결정적 함정. 크크크크크크크크크 ㅠㅠㅠㅠㅠㅠㅠㅠ

상반기 원고 정리

상반기에 쓴 원고 목록 정리가 이제야 끝났다. 좀 더 일찍 끝내야 했는데 그렇게 되었다. 욕심으로는 7월 초에 정리하고 싶었는데… 책자를 받는데 얼마 간의 시간이 걸려서(어떤 건 아예 연락도 못 받아 직접 찾았고.. -_-;; ) 정리하는데 좀 늦었다.
정리를 하고 나니 상반기에 뭘 이렇게 썼나 싶다. 다른 때라면 일 년에 걸쳐 썼을 분량을 상반기 동안 썼거나 공개했다. 이게 뭐야.. 정말 여기 저기에 이것 저것 마구마구 썼다. 어느 하나 거절하지 않고 다 받았고 결국 수업을 하나만 들었고 글의 질과는 무관하게 상반기는 끝났다. 살펴보면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싶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내 안에도 무언가를 쌓아둬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마구마구 토해내는 느낌이기도 해서 걱정이다. 자중해야 하는 건 아닐까? … 이렇게 고민하면서도 또 청탁오면 받겠지? 하지만 이번 하반기는 정말이지 벌써부터 빠듯하다.
암튼 이렇게 쓴 글의 서지를 정리하고 어떤 글은 파일을 올렸다. 어떤 글은 저작권 문제로 당분간 보류. 시간이 좀 지나면 그때 올리겠지만..
아.. 그리고 “기타”에 메모를 남겼지만…출판된 시간 순서와 원고를 완성해서 공개/출판한 순서가 다르다. 글을 쓰는 입장에선 늦게 출판된 글을 먼저 읽는 게 더 좋기도 하다. 그래서 “기타”에 그 순서를 남겼다.
암튼.. 이제 다시 시작이다! 유후!
+
그나저나 다른 트랜스젠더 이론가의 블로그에 가니 매우 깔끔하게 정리했던데.. 나도 저렇게 할까 싶지만.. 그래도 그냥 지금처럼 구글드라이브로 정리하는 게 장기적으론 편하겠지..
++
이번 주 시사인을 읽다가… 조정래의 신작 소개도 덩달아 읽었다. 그 중 “매일 원고지 20-40장 분량을 쓰고” “앞으로 10년 동안에 한 권짜리 장편 두 편, 세 권짜리 장편 두 편, 단편집과 산문집 각 한 권씩 집필할 계획이란다.”
… 죄송합니다. 고작 저거 쓰고 많이 쓴 것 아닌가 고민한 저는 어리석었습니다. 그냥 조용히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