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낮잠

어젠 맛난 점심을 먹고 조금 노닥거린 다음 달콤한 낮잠을 잤다. 마치 하루가 끝난 밤,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처럼 그런 잠에 들었다. 깨어나지 않을 것처럼, 아니 깨어나지 않을 것이란 인식조차 없이. 그렇게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몇 시간을 잤는지 알 수 없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개운했고 또 잠이 더 아쉬웠다. 그간 피곤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었고 그럼에도 자는 시간이 포근하고 또 달콤했다. 이번 주말 내내 계속 잘 예정이다. 자고 또 자며 7월을 맞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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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른 글을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공개하기 전에 아무래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할 게 있어서 공개 일정이 밀렸다. 그 글은 월요일에 공개될 것이고 오늘은 이렇게 가볍게 주말 느낌으로.

뭔가를 써야 할 것 같아서, 잡담: 미야베 미유키의 외딴집, 캠프 트랜스, 신년 계획 등

01

10일까지 수정해서 넘겨야 하는 원고가 있어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외딴집]을 읽었다. 맞다. 회피용으로 읽었다. 크. ;;;

미야베 미유키의 책 중 베스트 3에 드는 책이다. 지금까지는 [모방범]과 [스냐크 사냥]을 가장 좋아했는데, [외딴집]을 추가했다. [외딴집]은 기존의 어떤 작품과도 다르다. 현대물과 에도시리즈의 느낌이 다소 다른데, [외딴집]은 그 어느 쪽과도 같지 않다.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었을 때,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물론 마지막 챕터 “마루미의 바다”가 없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랬다간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 아니지.
미야베 미유키 소설 중 에도시리즈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02
마감해야 하는 원고는 “캠프 트랜스.” 맞다. 이태원과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다룬 원고가 1월 말이나 2월 초에 출간될 예정이다. 온라인 웹진으로 나온다고 하니 더 자세한 것은 그때 다시…
2009년 당시 이태원 포럼을 주관했던 ㅈㅎ 님은 이제 한숨을 돌리시려나… 원고가 그냥 묻히는 걸 무척 안타까워 했으니까.
03
올해 새로 시작하는 일이 있다. 박사과정도 그렇지만 이것 말고 더 무시무시한 일을 계획하고 있다. 퀴어 운동과 퀴어 이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대할 법한 일을 작당하고 있다. 누구나 기대하겠지만 누구도 참여하고 싶어하지 않을 그런 일이다. 이 일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는 나도 미친짓이라는 걸 안다. 이 일을 본격 시작한다면 정말 정신 없이 바쁠 듯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기획안이 나오면 역시나 이곳에 공개하지요(일 자체는 이미 기정사실). 많은 분의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04
3의 계획으로 새로운 일정을 잡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아.. 올해 하고 싶은 일(개인 프로젝트)이 몇 개 있는데 병행할 수 있을까?
05
며칠 분주한 일정이 있어 오늘은 종일 집에 있었다. 택배 받을 일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집에서 원고를 수정하다가 잠깐 누웠는데 깜빡 잠이 들었다. 매우 달고 맛난 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