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트랜스: 이태원 지역 트랜스젠더의 역사 추적하기, 1969~1989

소문만 무성했던(응?) 원고 “캠프 트랜스”가 출간되었습니다! ;;;;;;;;;;

이태원 지역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추적 혹은 추정한 논문입니다. 과거 기록을 발굴하고 그것을 토대로 상상력을 펼친 작업이랄까요.. 논문 자체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인용한 자료를 읽는 재미는 있을 거예요. 하하.
파일 및 서지사항은 “writing” 메뉴에서 찾으시면 됩니다. 🙂

뭔가를 써야 할 것 같아서, 잡담: 미야베 미유키의 외딴집, 캠프 트랜스, 신년 계획 등

01

10일까지 수정해서 넘겨야 하는 원고가 있어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외딴집]을 읽었다. 맞다. 회피용으로 읽었다. 크. ;;;

미야베 미유키의 책 중 베스트 3에 드는 책이다. 지금까지는 [모방범]과 [스냐크 사냥]을 가장 좋아했는데, [외딴집]을 추가했다. [외딴집]은 기존의 어떤 작품과도 다르다. 현대물과 에도시리즈의 느낌이 다소 다른데, [외딴집]은 그 어느 쪽과도 같지 않다.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었을 때,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물론 마지막 챕터 “마루미의 바다”가 없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랬다간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 아니지.
미야베 미유키 소설 중 에도시리즈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02
마감해야 하는 원고는 “캠프 트랜스.” 맞다. 이태원과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다룬 원고가 1월 말이나 2월 초에 출간될 예정이다. 온라인 웹진으로 나온다고 하니 더 자세한 것은 그때 다시…
2009년 당시 이태원 포럼을 주관했던 ㅈㅎ 님은 이제 한숨을 돌리시려나… 원고가 그냥 묻히는 걸 무척 안타까워 했으니까.
03
올해 새로 시작하는 일이 있다. 박사과정도 그렇지만 이것 말고 더 무시무시한 일을 계획하고 있다. 퀴어 운동과 퀴어 이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대할 법한 일을 작당하고 있다. 누구나 기대하겠지만 누구도 참여하고 싶어하지 않을 그런 일이다. 이 일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는 나도 미친짓이라는 걸 안다. 이 일을 본격 시작한다면 정말 정신 없이 바쁠 듯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기획안이 나오면 역시나 이곳에 공개하지요(일 자체는 이미 기정사실). 많은 분의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04
3의 계획으로 새로운 일정을 잡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아.. 올해 하고 싶은 일(개인 프로젝트)이 몇 개 있는데 병행할 수 있을까?
05
며칠 분주한 일정이 있어 오늘은 종일 집에 있었다. 택배 받을 일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집에서 원고를 수정하다가 잠깐 누웠는데 깜빡 잠이 들었다. 매우 달고 맛난 잠이었다.

트랜스젠더 관련 잡담: 쉼터, 구글 페이지, 강좌, 원고

어제 비염이 터졌다. 비염이 터지면 온 몸이 아프다. 뼈마디가 쑤신달까. 물론 두통과 호흡곤란은 기본이고. 그래서 오늘, 비염의 후유증을 앓고 있지만 그래도 살아났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 아울러 죽염으로 코세척을 하면서 그나마 증상이 약해졌다는 것도 다행이라면 다행. 암튼…
ㄱ.
로또 1등에 당첨되어 돈이 좀 왕창 생겼으면 좋겠다는 얘길, 만나는 사람들과 하고 있다. 요상하게도 요즘 사람을 만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런 얘길 꺼낸다. 그리고 이런 얘길 주고 받는 사람 모두, 로또를 안 사는 사람들이다. 흐. ;;
돈이 왕창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 자기 살 집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다. 활동을 하면서 속상하고 답답한 일이 너무 많고 그 중 일부는 돈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거나 긍정적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LGBT 쉼터를 만드는 일. mtf를 위한 차밍스쿨을 만드는 일. (여담으로 부치를 위한 차밍스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정작 부치들은 등록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에 모두 수긍했다나 어쨌다나.. 크크.;;) 공간이 없거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체에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일. 그리고 또 많은 일들.
어제 속상하고 몸이 무거워지는 얘길 직접 들었다(대충 얼버무린 문장이다). 내 집을 공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말이지 트랜스젠더가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쉼터가 있길 간절하게 바랐다. 집이 곧 가장 끔찍한 공간인 상황에서 어디 나갈 곳도 없는 상황일 때 트랜스젠더(혹은 퀴어는)는 어디로 가야 할까?
물론 나의 바람은 무력하지만 뭔가 좋은 일이 생기길 기원한다. 혹시 LGBT 쉼터를 만들기 위해(뭔가 큰 집이나 건물일 필요도 없습니다, 방이 두어 칸인 공간이어도 충분할 겁니다) 뜻이 있는 분들은 저 말고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www.kscrc.org)에 얘기해주시길… 응? 물론 이건 KSCRC와 무관한, 저의 일방적 제안입니다. 흐흐. 하지만 저보다는 KSCRC가 더 신뢰할 수 있잖아요. 🙂
ㄴ.
구글 플러스에 페이지가 생겼다. 기업이나 브랜드 홍보용 SNS라고 이해하면 좋을까? 페이스북 사용자라면 쉽게 이해하겠지만 나로선 약간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서비스다.
첨엔 나와 무관하겠거니 했는데 활용을 잘 하면 재밌겠다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트랜스젠더를 중심으로 퀴어 이슈와 관련한 글(국내외 뉴스 클리핑, 논문 소개, 역사 소개 등)만 발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싶달까. 관건은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해봐야겠다.
(또 다른 관건은 Google+가 지속될 서비스일까?)
…라고 말하고선 결국 페이지 개설은 했다.;;;
(https://www.runtoruin.com/1893 참고…;; 2011.11.11. 추가)
ㄷ.
혼자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나란 인간, 혼자만 진행하면 언제나 그렇듯, 마감이 무한정 늘어난다. 그래서 강좌를 하나 개설해볼까,라는 상상을 했다. 거창하게 <루인 아카데미>까지는 아니지만, 대충 그런 거.;;; 주제는 ‘젠더 개념의 역사: 트랜스젠더리즘과 페미니즘의 분쟁을 중심으로’ 정도. 분량은 4~5강 정도.
혼자서 막 재밌겠다고 흥분했는데, 접었다. 나의 귀차니즘을 극복하는 것도 문제지만 수강생이 몇 명 안 될 거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 관심을 보일 사람은 적잖아 있겠지만 실제 수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니까. 🙂
ㄹ.
이태원과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모색한 글, “캠프 트랜스”를 출판할 가능성이 1%로 늘어났다. 이전까진 0%였으니 엄청난 상승. 확정은 아니고 투고할 수 있는 매체가 생겼다. 투고까지 하면 출판 가능성이 2%가 된다. 그 다음부터는 진인사대천명. 11월 내내 원고 수정해야지.
ㅁ.
어쩌면 전 과도하게 낙관적이고 희망찬 인간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