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이번 달엔 블로깅을 20개 하겠다는 일념으로 낡은 노트북을 켰는데.. 할 말이 없다.. oTL.. 아니, 쓰고 싶은 주제가 둘 있는데 시간을 좀 많이 들여야 하는 주제다. 한 시간 뒤엔 세미나를 하러 나가야 해서 지금은 쓸 수 없달까…
바람이 따뜻한 햇살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 평소 낯엔 이불 속에서 잠만 잔다. 내가 억지로 꺼내면 잠깐 나와 있다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오늘은 어쩐 일인지 햇살 아래서 골골 거리며 좋아했다. 햇살 아래서 잠도 안 자고 좋아하며 내게 자꾸 스팽킹을 요구햤다. 앞으로도 계속 좋아했으면…
그나저나 덕분에 세미나 준비를 제대로 못 했다. (완벽한 핑계!)
방이 너무 건조해서 물그릇과 천으로 임시가습기를 만들었는데.. 효과가 별로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이불을 들추는데 불꽃이 파바박! 그릇의 물은 약간 줄었다. 역시나 젖은 빨래를 말려야 하나? 다이소 가서 긴 끈이라도 하나 사야겠다.
요즘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2013 겨울 아카데미 강좌를 듣고 있다. 이번 주엔 단행본 한 권을 강독하는 세미나였고, 수강생이 발제를 했는데…
그 중 한 분의 발제가 인상적이었다. 발제를 하는 방식부터 말투가 완벽하게 대학원이란 티가 너무 나서…;;; 모든 사람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람은 대학원에 입학한 후 “딱 대학원생”으로 확신할 수 있을 그런 말투로 바뀐다. 뭐랄까, 배운 사람의 포스가 난달까. 때때로 사용하는 용어가 필요 이상 영어기도 하고. 내 주변엔 잘 없는 그런 모습이기도 해서 인상적이었다.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아니, 아예 감정을 주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 좁은 바닥에서 어떻게든 그 사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있다(안 좋아하는 사람은 언급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 사람은 일부러 언급하는 편이다). 그럴 때면 글쓰기의 윤리를 떠올린다. 글쓰기의 윤리란 게 합의하기 힘든 성질이라 내 잣대를 타인에게 들이댈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글쓰기의 윤리란 측면에서 실망했고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나중에 한 번 정리할까?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계속 저녁에 일정이 있다. 계속 외출이다. 피곤하다. 방학이니 쉬고 싶은데… 그래도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일. 만나면 또 즐거우니 괜찮다.
노트북을 빨리 고쳐야, 1월 중으로 마무리해야 할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 텐데… 동동

일상 잡담

ㄱ.

며칠 전 검침원이 왔다. 지난 달에 비해 가스를 너무 많이 썼다고 확인을 좀 해야 겠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온도조절기가 고장난 상태였다… 어쩐지 온도를 낮춰도 많이 따뜻하더라니.. 어떤지 이번 겨울 따뜻하더라니..
고친 후 보일러 조절기를 외출 상태로 해뒀다. 그래도 외풍이 없으니 바닥 차가운 것 외엔 춥지 않다. 이건 정말 좋다.
ㄴ.
팬질하는 선생님에게서 메일이 왔다아아!!! 물어볼 것이 있다는 메일인데.. 꺄아악! 내가 팬질하는 선생님이, 그것도 평소 연락을 주고 받고 하는 그런 사이가 아님에도 먼제 메일을 주셨다는 사실 자체에 감동 받아 흥분했다.
ㄷ.
ㄹㅇ 님께서 스캐너를 보내주셨다! 앗싸~!
근데.. 한 달 정도 전 물려 받은 중고 노트북에, 하필 윈도우 비스타가 깔려 있어서 드라이버 설정이 안 된다… 윈도우 XP를 찾아 설치해야 하나…
멀티 부팅으로 우분투를 설치했고 평소엔 우분투만 쓰다가 결제할 때만 비스타를 사용해서 큰 불편이 없었는데.. 끄응…
아마 우분투만 설치한 노트북에 윈도우 XP를 설치할 듯하다.
ㄹ.
나는 인복이 많은 걸까? 사람을 많이 만나는 편은 아닌데, 경우에 따라선 알고 지내는 사람이 매우 적다고 할 수도 있는데, 알고 지내는 사람이 모두 좋은 사람 뿐이다. 석사지도교수부터 공부를 하며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생님, 함께 공부하는 동료연구자, 삶을 공유하는 벗, 함께 활동하는 동료활동가까지 하나 같이 다 좋은 사람이다. 나 같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 이런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할 뿐이다.
ㅁ.
바람은 언제나 완벽하다. 이를 테면 노트북 옆에 내려 놓으면 USB 연결잭을 다 피해서 걸어간다. 어디에 물건을 두면 언제나 그 물건을 피해서, 혹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면서 돌아다니고 눕는다. 이렇게 착할 수가! 이렇게 똑똑할 수가!

[고양이] 바람 근황

01

며칠 전 아침, 잠에서 깨어 옆을 보니, 바람이 발라당 누워서 자고 있었다. 정말 사람처럼 바른 자세로 자고 있었다. 아아.. 너무 귀여워서 배를 쓰다듬쓰다듬 해주었지. 크.

… 결국 잘 자고 있는 바람을 깨웠다는 얘기. ;;

02

가끔 바람의 턱에 있는 털이 곤두설 때가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침을 흘려 덕지덕지 붙은 것만 착각을 일으키는데, 그럴 때마다 덜컥 무섭다. 리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턱을 쓰다듬어 준다. 잘 마른 털이란 걸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상의 자잘한 순간에 겪는 이 불안은 아마 평생 함께 하겠지… 리카에게 늘 미안하다.
03
작정하고 캣베드를 샀는데 바람이 쓰질 않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앉을 방석으로 쓸까? 손님 접대용 방석으로 쓸까? ㅠㅠㅠㅠㅠㅠㅠㅠ
+
오랜 만에 사진. 🙂

사진이 좀 이상하게 편집되었지만 재편집하기 귀찮아서 그냥 올림. 크. ;;;
오랜 만에 건진 혀 낼름 사진. 후후.
(아아.. 방금 자기 사진 올리는 거 알았는지, 글쓰고 있는 내 앞에 와선 모니터를 한 번 훑어보고 갔음.)
이것도 혀 낼름. 후후.
요즘 바람은 아침마다 혀로 내 얼굴을 핥아준다. 날 깨우기 위한 방법데, 난 그냥 가만히 있는다. 은근히 좋아서. 흐흐.
(방금, 노트북과 책상의 모서리 사이 좁은 곳을 지나가려다가 바람은 휘청, 떨어질 뻔했고, 혼자 놀란 바람은 서둘러 책상에서 뛰어내려선 후다닥 도망갔다. 누가 보면 내가 때린 줄 알겠다. -_-;; 지금은 다시 데려왔고, 책상 위에서 그루밍 중.)
어릴 때도 바람은 이렇게 잤는데.. 꼭 다리 하나는 어딘가에 걸친다니까.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