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원고 정리

상반기에 쓴 원고 목록 정리가 이제야 끝났다. 좀 더 일찍 끝내야 했는데 그렇게 되었다. 욕심으로는 7월 초에 정리하고 싶었는데… 책자를 받는데 얼마 간의 시간이 걸려서(어떤 건 아예 연락도 못 받아 직접 찾았고.. -_-;; ) 정리하는데 좀 늦었다.
정리를 하고 나니 상반기에 뭘 이렇게 썼나 싶다. 다른 때라면 일 년에 걸쳐 썼을 분량을 상반기 동안 썼거나 공개했다. 이게 뭐야.. 정말 여기 저기에 이것 저것 마구마구 썼다. 어느 하나 거절하지 않고 다 받았고 결국 수업을 하나만 들었고 글의 질과는 무관하게 상반기는 끝났다. 살펴보면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싶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내 안에도 무언가를 쌓아둬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마구마구 토해내는 느낌이기도 해서 걱정이다. 자중해야 하는 건 아닐까? … 이렇게 고민하면서도 또 청탁오면 받겠지? 하지만 이번 하반기는 정말이지 벌써부터 빠듯하다.
암튼 이렇게 쓴 글의 서지를 정리하고 어떤 글은 파일을 올렸다. 어떤 글은 저작권 문제로 당분간 보류. 시간이 좀 지나면 그때 올리겠지만..
아.. 그리고 “기타”에 메모를 남겼지만…출판된 시간 순서와 원고를 완성해서 공개/출판한 순서가 다르다. 글을 쓰는 입장에선 늦게 출판된 글을 먼저 읽는 게 더 좋기도 하다. 그래서 “기타”에 그 순서를 남겼다.
암튼.. 이제 다시 시작이다! 유후!
+
그나저나 다른 트랜스젠더 이론가의 블로그에 가니 매우 깔끔하게 정리했던데.. 나도 저렇게 할까 싶지만.. 그래도 그냥 지금처럼 구글드라이브로 정리하는 게 장기적으론 편하겠지..
++
이번 주 시사인을 읽다가… 조정래의 신작 소개도 덩달아 읽었다. 그 중 “매일 원고지 20-40장 분량을 쓰고” “앞으로 10년 동안에 한 권짜리 장편 두 편, 세 권짜리 장편 두 편, 단편집과 산문집 각 한 권씩 집필할 계획이란다.”
… 죄송합니다. 고작 저거 쓰고 많이 쓴 것 아닌가 고민한 저는 어리석었습니다. 그냥 조용히 공부하겠습니다…

잡담: 글쓰기 관련 이것저것

그 많았던 상반기 원고 일정이 하나씩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아직 다 끝난 건 아니고 기말페이퍼가 남았지만요.. 몰랐는데 상반기에만 총 8편의 원고를 쓰는 거였더라고요.. (…) 하나씩 둘씩 출판되고 있고 공개되고 있으니 삶의 흔적은 확실하게 남기네요.. 하지만..
그래서 하반기엔 확실하게 쉴 계획이었습니다. 이미 두 편의 원고 일정이 있고 다른 원고 일정도 큼직한 게 두어 개 있고 백과사전도 본격적으로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7월 한 달은 확실하게 쉬려고 했는데요… 또 다른 원고 일정이 생길 듯합니다.. 아아.. 이젠 그만… 니키 설리반 소개 원고도 내년 상반기로 넘겼는데 이젠 정말 그만.. 2학기엔 반드시 두 과목을 들어야 하니 이젠 정말 그만입니다. 엉엉.
그래도 글을 쓰는 시간은 즐거워요. 약간 중독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글을 써도 생활이 안 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글은 계속 쓰고 있는데 대부분이 생계에 도움이 안 되는 글이랄까요.. 아하하. ㅠㅠㅠ 일전에 D가 글을 쓰며 생활하고 싶다고 블로그에 적었는데.. 차마 댓글로 못 적은 말.. 그거 아무나 안 되더라고요.. ㅠㅠㅠ 물론 저야 아직 무명이니까 그런 거겠지만요.. 글만 써서 연봉 1000만 원을 버는 일은 정말 아무나 안 되는 일이겠죠? 저도 그런 삶을 꿈꿉니다. 생계형 알바를 하지 않고, 글과 강의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텐데요.. 아니, 생계형 알바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을 텐데요..
그렇다고 해도 하반기 원고 일정은 이제 정말 그만입니다. 엉엉.
(꿍쳐둔 소재와 주제는 많지만 그건 천천히 풀어야죠.)
그나저나 이런 원고 일정이었다면, 6월 20일 마감인 공모에 응모할 계획을 세울 걸 그랬어요. 상금도 쏠쏠한데… 지금이라도 안 늦었나? 어차피 작년에 쓴 기말페이퍼를 수정할 계획이니까, 초고는 있는 것과 같은데.. 흠.. 하지만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야 해서.. 흑. 응모한다고 해서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고요. 흑흑. 일단 기말페이퍼부터 좀 끝내고 고민해야겠어요. 흠.. 에휴…

잡담: 십대 트랜스젠더, 버르장머리 없는 글

ㄱ.
SNS에선 이미 유포가 되고 있겠지만(어떤 글이 나오면 바로바로 유포되니까요), 그래도 좋은 글은 많이 유통될 수록 좋으니까요.
혼자 읽기 아까운 글이 있어 공유합니다. 십대 트랜스젠더 활동가가 쓴 글입니다. 자신을 설명하는 방법도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아래 인용한 구절처럼 십대 트랜스젠더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성찰도 좋아요. 링크도 있으니 꼭 다 읽어보시길 추천하고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지 모르겠지만(지금하고 있는 활동이 전부는 아닐테니까요) 앞으로 진행할 멋진 활동을 기대하고 있어요. 아는 분은 아니니 직접 전할 방법은 없지만 이렇게라도 전하고 싶달까요. 🙂
“한국 사회에서는 성인 트랜스젠더로 살아가기도 힘들지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호적정정을 할 수도, 성별정정 수술을 할 수도 없다. 성인이 될 때까지는 남성인 척, 여성인 척하고 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필요한 권리는 성인이 된 후의 나중의 권리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살아갈 권리다.”
-르헨, “[미성숙 폭동] 성인이 될 때까지 여성인 척하고 살아야 하나: 트랜스젠더 청소년, 한국에서 살아남기
ㄴ.
지금 마무리하고 있는 원고를 퇴고하면서.. ‘아우, 내가 읽어도 참 건방지게 쓰고 있다’고 중얼거렸다. 크크크. ;;; 오만이 방자하고 무식이 닿을 곳 없다. 그래서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도 그냥 그렇게 가기로 했다. 원래 목적이 그랬으니까. 나의 건방진 태도가 깔보는 자세가 아니라 이른바 말대꾸라고 믿기 때문이다. 벨 훅스는 기존 질서의 정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 그래서 권력자의 말에 말대꾸하는 것이 저항의 주요 형태라고 주장했다. 나의 글 역시 그런 말대꾸라고 믿는다. 물론 다른 사람도 이렇게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말대꾼데 상대방은 버르장머리 없는 걸로 이해하면 어떡하지? ㅠㅠ 뭐, 말대꾸와 버르장머리 없는 건 별차이가 없긴 하지만.. ㅠㅠㅠ 아니, 버르장머리가 없는 게 아니라 그냥 무식한 헛소리면, 인식론이 달라서가 아니라 정말 무식한 헛소리면 어떡하지?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