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Alexander Doty

방학하면 블로깅을 만날 할 것 같았지만 현실은 방학 전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oTL…

요즘은 방학 때 할 일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욕심을 내고 싶은 일과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조율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거죠. 처음엔 욕심을 좀 냈지만 지금은 욕심을 줄이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일정을 정하고 있습니다. 제 욕심만 내기엔 다른 해야 할 일도 많으니까요. 아울러 다음 학기 기말 페이퍼 주제를 고민하고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물론 수업 선생님과 일정 부분 조율해야 하지만 그래도 대충의 주제를 미리 정하면 여러 모로 편하니까요.
학기 중에 쓴 수업 쪽글 하나 공유합니다. 잘 쓴 글은 아닙니다. 보통 쪽글은 사흘 전 즈음 초안을 쓰고 계속 다듬는데 이 글은 당일 새벽에 급하게 썼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워요. 그럼에도 수업 쪽글 중 공유할 수 있는 성질의 글이 이것 뿐이네요. 나머지 둘은 공유하기엔 좀 애매한 내용이랄까요.. 그냥 심심하면 한 번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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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1.금.
Alexander Doty. “Introduction” & “There’s Something Queer Here.” Making Things Perfectly Queer
-루인
이 글은 학제 이론으로서 퀴어이론이 등장한 초기에 쓰여졌고 그리하여 그 시기에 했을 법한 고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첫째, 퀴어와 퀴어함[queerness]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둘째, 문화연구로서 퀴어이론 혹은 퀴어이론으로 재구성하는 문화연구는 어떤 방식인가? 이것은 쉽지 않은 문제고 조심스러운 이슈일 수밖에 없다. 토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논의의 한계를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퀴어이론의 주요 참조점은 레즈비언과 게이 연구다. 레즈비언과 게이 이론은 정체성을 밑절미 삼았고, 이에 따라 레즈비언과 게이의 문화나 역사 등을 탐구하고 이론을 전개했다. 그렇다면 퀴어이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정체성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서,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포괄적 범주를 포함하면서 어떻게 퀴어의 혹은 퀴어한 이론을 구성할 수 있을까? 도티는 이 지점에서 퀴어를 비이성애적 실천을 포괄하는 것으로, 퀴어문화이론을 이성애 문화에 산재하지만 암시[connotation]의 형태로 존재하는 퀴어함을 독해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는다(직접 언급하진 않지만 뉘앙스를 통해 권력의 배치 이슈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의 성적 지향 범주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도티가 반복해서 얘기하듯, 퀴어함과 퀴어이론은 레즈비언, 게이, 바이와는 다른 무엇이지만 그들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xvii).
‘다른 무엇이지만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서술은 퀴어의 개념을 정의하는 데 있어 겪는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것은 도티가 퀴어와 퀴어함, 퀴어문화연구를 설명하는데 있어 반복해서 부정문 형식을 취하는 것과도 관련 있다. 이를테면 도티는 퀴어함과 퀴어문화연구를 비이성애[non-, anti-, contra-straight] 문화, 실천, 쾌락 등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xv). 이것은 퀴어를 명징하게 정의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배제하지 않으려는 역사적, 정치적 맥락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가피한/필연적 방법이기도 하다. 포괄적 용어로서 퀴어를 사용하는데 있어 거의 유일한 대척점은 이성애며, 도티는 규범적 이성애가 아닌 것을 퀴어로 포착하려 한다.
도티의 이러한 노력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것은 이후의 퀴어이론이 트랜스젠더와 바이 등을 배제하고 레즈비언과 게이만을 혹은 동성애만을 퀴어로 재현하는 일군의 경향성에 비추어 특히 그렇다. 그래서 도티의 고민과 전략은 현재도 유의미하다.
하지만 퀴어를 설명함에 있어 이성애를 반대항으로 설정하는 지점은 의문이거나 아쉬움이다. 따지고 보면 이성애야 말로 퀴어한 혹은 기이하고 기묘한 관계 아닌가? 이것은 단순히 이성애에 내재하는 다양한 비규범적 실천을 지칭하는 것만이 아니다(이것은 이미 도티가 포괄하는 지점이다). 이성애규범성의 맥락에선 비이성애 실천, 이성애 내에서의 ‘퀴어한’ 실천이 퀴어의 범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가상의)‘퀴어’ 맥락에선 이성애 실천이야 말로 낯설고 신기한 실천이다. 다른 말로 이성애를 하나의 규범적 축으로 삼기보다 이성애 역시 퀴어한 실천으로 탈구성하는 작업 역시 필요하지 않을까? 퀴어이론이 이성애규범성 자체를 탈구성하고 탈자연화하는 작업이라면 이성애 실천의 속성 자체를 심문하는 작업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1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겨울 퀴어 아카데미

어젠 우울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문제가 있는 기사기도 했지요. 이미 읽으셨나요? “18살 트랜스젠더의 ‘쓸쓸한 죽음'”(http://goo.gl/rSMFz)입니다. 고인은 mtf/트랜스여성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가 “박민서(18,가명)군”이라고 적어 씁쓸했습니다. 지금은 “박민서(18, 가명)씨”라고 수정했네요.

얼마 전엔, 트랜스여성으로 추정하는 이가 자식을 학대했다며 구속된 일도 있습니다(http://goo.gl/STWVp). 연말, 우울한 소식만 도착한다고요? 전, 그나마 이렇게 기사로 기억이라도 되어 다행이다 싶어요.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생각하지만 비트랜스젠더로 기사에 나는 사람, 자신은 여성인데 기사엔 남성으로(혹은 그 반대로) 기사에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니, 어떤 죽음과 사건은 다른 사람에게 회자되지도 않으니까요.
2011년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겨울 퀴어 아카데미를 합니다. 논쟁과 이슈의 주제는 “혐오, 공포, 그리고 증오”입니다. 입문강좌도 그렇고 재밌는 주제가 많습니다. 많이 기대하세요. 🙂
2011 KSCRC 겨울 퀴어 아카데미
성적소수자 인권활동가들과 관련 연구자, 그리고 인권과 퀴어 이론 등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을 위한 “생각나눔, 지식나눔, 배움나눔”의 장 – <2011 겨울 KSCRC 아카데미>가 열립니다.
[강좌1] 퀴어이론입문 : 팬심으로 읽는 ‘몸’ 이론 입문
 강사_ 전혜은 (『섹스화된 몸』저자)
‘몸body’이 뜬다. 하지만 어렵고 빡센 이론들만 넘쳐날 뿐! 그러니 올 겨울 팬심으로 한 번 버티어보자.
없던 팬심도 벌떡 불러일으킬 정열의 이론 입문!!
□ 전체 4강 | 2월 7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 수강료 5만원 (센터후원회원 10% 할인)
1강 그로츠 Mind, Body, Bodies! 팬심이 없어도 이 정도는 기본 (2월 7일, 월)
물질적인 몸을 중시하는 페미니즘 몸 이론의 흐름을 집대성한 그로츠의 논의를, 이리가라이, 크리스테바, 수잔 보르도 등의 중요한 학자들의 논의와 함께 검토해 보는 시간. LGBTQ 잘 모르는 꼰대 아줌마들이라고 욕하기 이전에, 어떤 맥락에서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에겐 어떤 함의를 가져다주는지 훑어봅시다. (참, 그로츠는 L이에요)
2강 버틀러Ⅰ Bodies that Matter/Bodies that do not matter 팬심작렬 버틀러 해부 (2월14일, 월)
몸을 본격적으로 다룬 저서인 Bodies That Matter를 중심으로, 버틀러가 몸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봅니다. 버틀러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비판인 ‘물질은 무시하고 담론만 중시한다’는 비판이 사실은 버틀러 논의의 어떤 핵심을 무시하고 어떤 현실을 은폐시킴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인지 반박해보면서, 관점대전환을 통해 논쟁의 지반 자체를 흔들어놓는 버틀러의 탁월함을 팬심 충만하게 따라가 보는 시간!
3강 버틀러 Ⅱ 팬심 부족한 자들과 버틀러의 조우, 그리고 BTM 이후의 버틀러 (2월 21일, 월)
버틀러의 몸 이론에 대한 비판적 논의 중 장애이론과 퀴어이론에서 나온 진지한 비판들을 검토해보고, 포지션의 차이와 실천적인 지형에서 나온 입장의 간극들을 버틀러의 논의에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이야기해봅니다. 그리고 Bodies That Matter 이후에 버틀러의 작업에서 ‘담론화할 수 없는 것’, ‘인식론으로 포착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논의가 윤리에 대한 문제의식과 결합하여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4강 할버스탐 time-space-bodying, 팬심도 ing (2월 28일, 월)
시간과 공간과 진행(ing)의 문제는 퀴어 몸 이론에서는 핵심주제 중 하나이지만 앞 강의 논의들만으로는 포괄되지 않는 주제입니다. female masculinity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어젖힌 걸출한 이론가인 주디스 할버스탐을 따라, 퀴어 몸 이론을 구성하는 복잡한 지형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팬심의 이동도 경험해봅니다.
[강좌2] 10대워크샵: 백 개의 입으로 ‘나’를 말하다
강사_ 라이더 (퀴어뱅기획단)
주위 누군가가 “주제에 무슨!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테니 입 닫으라” 윽박질렀다면, “침묵은 금이라잖니, 어찌 됐건 참아라!” 강요했다면, 그래서 온 몸에 입이 돋아났고 그렇게 돋아난 백 개의 입 앙다무느라 천 개의 이빨이 시리다면, 그리 사는 게 서러워서 순간순간 울컥하고 그 때문에 백 개의 목울대가 찢어질 듯 아프다면, 오래 기다렸습니다. 이제 말해도 됩니다. 말하고 싶은 사람을 기다립니다.
□ 전체 5강 | 1월 10일부터 매주 월요일, 목요일 오후 2시~5시
□ 수강료 1만 원  
□ 이 강좌는 17세 이상부터 22세 이하만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1회   가방 속 나에게 말 걸기(1월 10일/월)
소시오그램, 관계 속의 나, 가방 속의 나, 내 이름은 00
2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찾아서(1월 13일/목)
내가 살고 있는 이상한 나라, 먹과 난화 치기, 지금 맺혀있는 생각, 무의식 사인
3회   죽도록 미운 너, 지금 만나러 갑니다!(1월 17일/월)
색띠와 감정그래프,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 내 인생의 그때, 그 장소, 그 장면
4회   어느  날 갑자기 무인도에서 생긴 일(1월 20일/목)
무인도 키워드로 핵심가치 찾기, 키워드를 가지고 함께 사는 공간 만들기
5회   다시 쓰는 위대한 나의 이야기(1월 24일/월)
자아의 창, 나에게 묻다, 셀프 인터뷰로 자서전 쓰기
[강좌3] 논쟁과이슈: 혐오, 공포, 그리고 증오
인아보고 게이된?? 며느리가 남자라니?? 호모포비아(homophobia)는 1972년 심리학적 공포증(phobia)의 하나로 불렸다. 하지만 여타의 공포증(고소공포증이나 폐쇄공포증)과 달리, 호모포비아는 사회적, 집단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그리하여 지금은 동성애혐오를 마치 국가적 사명으로 이야기하고, 소수자를 향한 증오를 표현의 자유로 합리화하는 시대다. 도대체 왜? 이번 ‘논쟁과 이슈’는 ‘동성애/트랜스 혐오’에 분노하고 싸우고 슬퍼하고 대항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포비아의 실체와 역사적 맥락을 들여다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현실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바로 당신이 함께 한다면.
 
□ 전체 6강 | 2월 8일부터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7시
□ 수강료 6만원 (센터후원회원 10% 할인)
1강 혐오란 무엇인가: 공포증(심리)과 증오(범죄)사이의 역사 (2월 8일, 화)
강사_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
2강 종교와 포비아: 누가 혐오를 교리화하였나 (2월 10일, 목)
강사 _ 고상균 (향린교회 청소년부 담당 준목)
3강 한국 식민지 근대 변태 성욕의 고고학: ‘변태성욕자’는 어떻게 탄생하였나 (2월 15일, 화)
강사_ 박차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박사과정)
4강 ‘인생은 아름다워’로 본 호모-포비아(Homo-phobia)와 호모-러브(Homo-Love)의 정치 (2월 17일, 목)
강사_ 우주현(중앙대 한국사회연구소)
5강 젠더포비아: 어느 “복장도착자”의 죽음 (2월 22일, 화)
강사_ 루인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 사무국장)
6강 방법론과 실천을 모색하며 수강생과 강사가 모두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전체토론 (2월 24일, 목)
[강좌4] 실천워크샵: 한국에서 퀴어 문화 운동을 한다는 것
손이든 발이든 허리든 입이든 움직이며 뭔가를 만들어내기를 좋아한다면, 하지만 혼자서가 아닌 함께 해보고 싶다면, 레즈비언으로서 게이로서 트랜스젠더로서 바이섹슈얼로서든 내 안의 것을 풀어헤쳐보고 싶다면, 미술/ 문학/ 만화/ 미디어/ 공연… 등 서로 분야는 달라도 퀴어문화운동에 관심있다면!  같은 꿈을, 하지만 그동안 따로 꾸었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면 어떨까라는 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강좌(워크샵)은 어떤 국내외의 문화 운동이 있었는지부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배우고 나누며 함께 판을 짜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전체 3강 | 1월 21일, 25일, 26일 오후 7시
□ 수강료 3만 5천원 (센터후원회원 10%할인)
특강: LGBT와 미술, 그리고 에이즈 시대 (1월 21일, 금)
강사_ 임근준 (aka 이정우, 미술·디자인 평론가)
간담회: 대체 그들은 어떻게 버티었고 무엇을 원하는가? (1월 25일, 화)
이야기손님_ 전재우(G-VOICE 음악감독), 우야 (레즈비언 라디오 제작팀 레주파 활동가)
토론회: 이제 우리들의 퀴어문화운동을 꿈꾸고 모색하며 (1월 26일, 수)
이야기손님 – 신군(퀴어문화축제 사무국장), 목소 (뮤지션) 외 여러 퀴어문화생산자들과 수강생 모두.
강좌신청방법: 원하시는 강좌를 선택하신 후 수강료를 입금하시고 아카데미 홈페이지/ 이메일/ 전화로 입금 확인과 함께 신청을 해주시면 됩니다.
신청 및 문의처: kscrcqueer@naver.com / 0505-896-8080
강좌안내홈페이지: http://kscrc.org/academy
입금계좌: 우리은행 1006-301-221561
(예금주: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강좌신청마감: 각 강좌 전일까지 가능합니다.
강좌장소: 아직은 미정이나 신촌, 합정 근방으로 정해집니다. 결정 되는대로 홈페이지와 이메일로 다시 공지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