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랜스젠더화된 장애, 비장애화된 트랜스젠더: 토론문 … 일부

지난 10월 30일, 장애여성공감 15주년 포럼에서 얘기한 토론문의 일부입니다. 장애와 트랜스젠더의 교차점을 모색하는 글이기도 하고요. 아시겠지만, 전문은 상단의 writing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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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장애여성 운동과 트랜스젠더 운동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점, 아니 함께 해야 하는 지점은 단지 화장실 정도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특히 몸과 젠더 이슈가 그렇다. 발제문에서도 지적하듯 장애여성은 지배적 여성 젠더 규범에서 비/젠더화된다. 장애여성의 임신과 출산 가능성을 박탈하는 사회적 인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장애여성은 지배적 여성 젠더 규범의 규제 안에 있지만 그 규범에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존재로 이미 결정되어 있다. 그리하여 장애여성의 여성성이나 여성 젠더 실천은 부정된다(아니, 이미 부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부정이 장애여성을 트랜스젠더화하진 않는 듯하다. 장애여성의 여성 젠더는 지배 규범에 부합할 수 없다고 미리 규정되었음에도 여성 젠더 범주 자체를 벗어나도록 하진 않는다. 지배적 여성 젠더 규범엔 도달할 수 없지만 트랜스젠더는 아닌 수준, 그 어딘가에 장애여성을 향한 젠더 규범이 자리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트랜스젠더의 젠더 실천 역시 언제나 지배적 젠더 규범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다. 염색체 운운하며 도달 불가능한 것으로 규정되거나 과잉으로 넘쳐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트랜스젠더의 다양한 젠더 실천은 많은 경우 사회적 혐오나 해명의 대상이다. 수술 역시 마찬가지다. 트랜스젠더가 겪는 많은 수술은, 때때로 죽음을 각오하고 진행하는 (결연한)행위로 이해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얘기하는 수술의 위험, 성취할 수 없는 지배적 이원 젠더 규범의 실천 등은 모두 비장애 몸을 염두에 두고 있다. 수술이 잘못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을 향한 우려는, 때때로 장애 혐오를 밑절미 삼는다. 그리하여 트랜스젠더의 젠더와 몸 구성은 비장애화된 사회적 규범에 따른다. 이것은 많은 트랜스젠더가 떠올리거나 얘기하는 이상적인 몸이 기본적으로 비장애인의 몸이란 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트랜스젠더의 몸은 결코 이 사회의 지배 규범적 젠더의 몸일 순 없지만 또한 비장애화된 몸의 수준에서 관리되고 또 논의된다.
장애인의 젠더 규범, 트랜스젠더의 비장애 규범에 관한 얘기는 서로 각자 다른 식으로 젠더 규범과 몸 규범을 겪는다는 뜻이 아니다. 장애-몸-트랜스/젠더가 분리할 수 없는 형태로 우리를 관리하고 우리 삶을 상상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장애 운동과 트랜스젠더 운동이 많은 공유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장애여성 운동과 트랜스젠더 운동은 바로 이 지점 어딘가에서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번역 계약 완료: 수잔 스트라이커, 트랜스젠더 역사

며칠 전, 드디어! 수잔 스트라이커(Susan Stryker)의 트랜스/젠더/퀴어 입문서인 <트랜스젠더 역사>Transgender History의 번역을 계약했습니다. 출판사는 이매진이고요. 지난 4월에 번역제안서를 보냈고 그때부터 긍정적으로 얘기가 오갔으니 정식 계약까지 6개월이 걸렸네요. 하지만 번역하겠다고 얘기한 시점부터는 얼추 2년이네요.

작년 초인가, 제작년 말인가 장애-퀴어 세미나에서 제이(인터섹스 활동가 셰릴 체이즈의 인터뷰 논문을 번역한 분) 님이 스트라이커 책 발제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정말 좋다는데 제이 님을 비롯한 다른 세미나 구성원이 모두 동의하여 본격 번역하기로 했죠. 이 과정에서 제이 님이 초벌, 제가 재벌을 담당했고요. 이유는 제이 님이 번역을 정말 잘 하기고 하고요, 제가 번역을 정말 못 하기도 해서입니다. 일단 제이 님은 당일치기로 번역을 해도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번역합니다. 헷갈리는 문장 거의 없고, 꽤나 수월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제 영어 번역본을 읽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지만, 제 영어번역본은 읽을 수 없는 글입니다. 제 한국어 문장보다 조금 더 심하달까요.. 아니, 이렇게 설명하면 부족하고, 제가 영어를 번역하면 그 문장을 읽을 수가 없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제이 님과 제가 책을 반으로 나눠서 번역한다면, 저는 수월하게 2차 작업을 하겠지만 제이 님은 그냥 처음부터 새로 작업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아하하. 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냥 처음부터 제이 님이 1차, 제가 2차를 담당했지요.
그리고 1차 번역본을 작년 중순에 받았습니다만.. 제가 게을러, 지지부진하게 작업을 진행하다가, 그러다보니 늦어져서 결국 올 초에야 출판사와 얘기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지요. 그리고 이런 저런 일정을 조율하다가 결국 최근 번역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니 내년 상반기엔 나오겠지요.. 네, 나와야지요.. ;ㅅ;
사실 출판을 염두에 둔 번역을 작정했을 때 여러 번 이곳에 떠들고 싶었지만(제가 인간이 가볍고 경박하여 막 아무 거나 떠들잖아요.. 하하. ;ㅅ; ) 자중하였습니다. 아무래도 계약이 되기 전엔 말하는 게 아니다 싶어서지요. 만약 작년에 떠들었다면 꽤나 민망할 뻔 했고요.
앞으로 또 다른 책을 번역한다면 그때도 공동번역이겠지만(단독으로 번역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 어느 쪽이건 첫 번째 책이 수잔 스트라이커라서 기뻐요! 헤헤헤.

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 Q 2013 2학기 월례 토크 “우리가 말문을 트다.”

서강대학교의 퀴어 모임인, 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 Q에서 퀴어 관련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엄밀하게는 게이, 트랜스젠더, HIV/AIDS와 관련한, 혹은 이렇게 분류하곤 하는 이슈의 행사고요.
암튼 전 <옥탑방 열기>를 아직 못 봐서, 25일 월요일 행사엔 참여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춤추는 Q는 올해 인준 받은 정식 동아리로 알고 있는데(작년인가? ;;; ), 멋진 활동을 기대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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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 Q
2013 2학기 월례 토크 “우리가 말문을 트다.”
1부. 종로의 기적, 게이로 살어리랏다.
영화 <종로의 기적> 상영
일시 및 장소: 2013.10.31.목요일. 18:00- 서강대학교 정하상관(J관) 102호
2부. 트랜스/젠더 혹은 젠더/트랜스: 젠더를 수행하기, 그리고 사유하기
일시 및 장소: 2013.11.14.목요일. 18:00- 서강대학교 정하상관(J관) 102호
3부. HIV/AIDS, 낙인을 넘어 삶으로
영화 <옥탑방 열기> 상영
일시 및 장소: 2013.11.25.월요일. 18:00- 정하상관(J관) 1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