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이매진 번역, 수잔 스트라이커

어쩌다보니 이매진에서 나온 번역서 두 권을 연달아 읽고 있다. 둘 다 번역이 괜찮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꽤나 번역 잘 한 문장이다. 그런데.. 뭔가 미묘하게 번역이 비슷한 느낌이다. 옮긴이는 당연히 다르다. 편집자를 확인했다. 각 책마다 세 명의 편집자가 담당했는데 그 중 두 명이 겹친다. 아하.. 이것이 편집자의 힘인가.. 읽기 수월한 번역서를 만들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작업하다니 대단하다 싶다.
수잔 스트라이커의 <트랜스젠더 역사>를 어떤 연유로 다시 읽었다. 그 중…
공동체의 이름이 “퀴어”보다 “LGBT”로의 변화는 미국에서 성적 정체성 그리고 젠더 정체성 정치의 사회적 역사에서 새로운 국면이 시작하고 있음을 표지했다.그것은 지배문화의 동일한 억압 구조에 대항하는 다른 집단에 의한 것이 아닌,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함이라는 자유주의적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더욱 급진적 개념의 연합, 저항, 그리고 도전에서 후퇴를 의미했고 때로는 트랜스젠더를 포함하는 시늉을 하는 “정치적” 올바름의 몸짓을 취함에 지나지 않았다.
번역이 매끄럽진 않은데.. 이런 날선 비평이 좋다. 곱씹을 부분이기도 하다.

트랜스젠더의 의료적 조치와 관련하여… : 메모

정신과 조치는 필요없다. 트랜스젠더는 정신병이 아니니까. 정신병을 폄훼하는 게 아니다. 젠더를 진단할 수 있다는 상상력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뜻이다. 젠더를 정신병으로 진단하겠다면, 트랜스젠더만이 아니라 비트랜스젠더 역시 진단해야 한다. 이 사람은 태어났을 때 지정받은 젠더로 살고 있는 정신병, 저 사람은 태어났을 때 지정받은 젠더로 살지 않고 있는 정신병… 그럼에도 처방전은 필요하다. 현재 의료 체계에서 적법하게 호르몬을 구하려면 처방전을 제출하는 방법 뿐이다. 정신과 진단서는 필요없지만 처방전은 필요하다는 얘기, 일견 모순 같을 수 있다. 의료 처방전을 필수조건/전제조건으로 인식하느냐,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도구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모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젠더가 의료 범주란 점 자체는 부정할 수 없지만(이것이 근대 젠더 체계의 토대란 점을 기억하자) 그럼에도 이런 체계를 받아들이느냐 바꾸려고 하느냐,라는 인식론적 차이가 있다. 다시 한 번 오해하지 말자. 정신과 진단서를 받는 사람은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이란 뜻이 아니다. 이런 오독은 하지 말자. 젠더를 정신과 진단을 통한 관리 체계가 아니라 처방전으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니다. 이것은 일시적 협상안이다. 호르몬은 어떤 처방전 없이 임의로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면, 신분증 제출 없이 간단한 인적사항을 기록하도록 하자. 딱 여기까지다. 이것이 최대치의 타협 지점이다. 호르몬을 투여할지 말지, 자신의 몸을 변형할 수 있는 약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온전히 자신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제 3자가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뜻이다. 그럼에도 현재 사회에선 어쨌거나 처방전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그렇다. 그렇다면 정신과 진단서 없이 본인의 진술을 믿으며(검사처럼 심문하고 재판관처럼 판단하지 않으며) 그 진술을 믿절미 삼아 처방전을 발급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그렇게 거창한 일도 아닌데, 이 일이 왜 이렇게 지난하게 느껴질까?

별의별상담소가 준비하는 10대 트랜스젠더 캠프 ‘있다 잇다’가 열립니다.

예전에도 소개한 적 있는데, “있다 잇다” 캠프의 확정 일정표가 나왔네요.
관심 있는 분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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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별상담소가 준비하는 10대 트랜스젠더 캠프 ‘있다 잇다’가 열립니다.
별의별상담소가 준비하는 10대 트랜스젠더 캠프 ‘있다 잇다’가 열립니다.  
대상: 10대트랜스젠더
일정 : 2013년 8월 10일(토)~11일(일)
<1박2일, 외박이 불가한 청소년을 위해 10일 하루만 참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장소 : 강화도인근
참가비 : 당일-1만원 / 1박2일-2만원 (숙식차비포함)
준비물 : 별도공지
참가신청 : 7월20~8월 6일까지 878878@hanmail.net 으로 참가신청서를 보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