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을 안 할 듯

어제는 어느 학술대회의 뒷풀이를 갔다. 근 몇 년 만에 가는 뒷풀이였는데 자리 자체는 배울 게 많아서 재미있었다. 오랜 만에 갔는데 가길 잘했다 싶은 그런 자리였다. 근데 이 글에서 할 이야기는 좀 다른 것인데 음식을 먹고 난 이후로 혀가 굳기 시작했다. 부어오르고 굳어가며 통증이 생겼는데 이게 아무래도 알러지 증상이었다. 먹은 게 두부, 가지, 숙주, 생강. 통상의 알러지 성분 중에서 감안하면 가지 아니면 생강인데, 와사비에 알러지가 있고 와사비로 인해 응급실에도 다녀온 경험이 있다보니 비슷한? 느낌의 생강으로 의심하고 있다(전혀 다른 과의 식물입니다). …설마 두부는 아니겠지?

알러지는 내게 낯선 증상이 아니고 이 블로그에도 알러지 관련 글이 수십 개는 있을 것이다. 다만 작년부터 올해까지 알러지 반응 성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털 있는 모든 종류의 과일(복숭아 계열 모든 거, 무화과, 키위 등등), 사과, 그리고 토마토, 생강 아니면 가지… 최근에는 견과류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입술이 붓는 증상이 나타났는데, 모든 견과류가 포함되는지는 모르겠고, 견과류가 입술에 접촉했을 때 증상이 발생하는 듯하여 좀 더 테스트가 필요하다. 토마토는 좀 타격이 큰데 채식에서 토마토는 가장 중요한 채소이기도 하고, 비건식당이 아니지만 비건이나 채식을 지원한다고 할 때 나오는 음식 중 토마토가 안 들어가는 경우가 없다시피하다. 근데 토마토가 0.01%가 들어간 과자를 먹어도 알러지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당연한가? ㅋㅋㅋ) 두드러기 형태의 증상이 아니라 식도가 부어오르는 형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건 알러지 증상 중 위험한 증상이다. 그리고 어제는 아마도 생강일텐데(가지면 가지튀김도 못 먹어서 치명적인데?) 생강은 혀가 굳는 감각에 통증도 있어서 마찬가지로 좀 위험한 증상이다. 그 사이 항히스타민제를 여러 개 먹었는데 아직도 증상이 좀 남아 있다.

그래서 근래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이제 내게 채식 따위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채식의 정치적 의미가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오랜 식습관으로서의 채식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과일 야채에서 계속 알러지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면 알러지가 생기는 음식과 생기지 않는 음식으로 식습관의 세계관(?)을 바꾸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아마 이제 채식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거 같다. 물론 토마토의 타격 이후로 사람 많은 자리 같은 곳에서는 좀 느슨하게 먹고 있기는 했다.

아, 근데 진짜 알러지로 논문 하나 쓰고 싶은데… 이렇게 말하면 10년 뒤에 완성하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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