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논문주제

1월 중순이 마감인 한 수업의 기말논문 주제로 갈등하고 있었다. 몇 가지 주제로 가늠하고 있던 중이었다. 하고 싶은 것과 하기 편한 것 사이에서 어느 것이 더 좋을지 갈등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했다, 늦은 밤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지금의 이 고통스런 감정을 논문으로 쓰기로 했다. 잔인하게 들리려나… 현재의 고통을 분석하고 논문이라는 어떤 형식으로 맞춘다는 것이…. 하지만 현재의 감정을 글로 쓰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다. 현재 쓸 수 있는 얘기가 이것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어떤 주제를 잡아도 현재의 상황으로 멍하게 있거나 집중이 안 될 거란 걸 안다. 다른 주제로 글을 쓰면, 정말 하고 싶은 얘기들이 몸에 가득해서, 그 주제의 글은 겉돌 건 뻔하다. 달리 별 선택이 없잖아….
(성적 지향성, 연애 이야기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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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과 논문의 장점 중 하나는 이것이기도 하다. 현재의 고민과 관심을 그대로 논문으로 쓸 수 있다는 것. 물론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논문이라는 형식으로 구성하느냐가 문제이긴 하지만._M#]

결여라는 힘

통상 말하는 “치”를 결여로 말한다면, 루인은 인식치고 길치에 방향치이다. 누구라도 루인을 한 번 만 만나면 알 수 있는 강박증에 어설픈 완벽주의까지 있다. 성격이라도 둥글면 모르는데, 까칠하고 공격적이지 않으면 루인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는다(열등감의 반증이다). 권력적인 관계에서 눈치라도 있으면 모르는데 어른들에게도 기분 나쁘면 얼굴에 고스란히 그 감정이 드러나서 혼도 많이 났다.

친구라도 많으면 다행이려니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새 학년이 되면 곧 그 전 학년에 알던 사람과는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고등학교 때까지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지금도 연락하는 사람은 없다. 항상 이런 식이었고 여전히 이렇게 살고 있다.

생긴 건 못 생겼고 똑똑하지도 않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진부하고 흔해빠진 인간이기도 하다. 언제나 후줄근한 모습이고 지지리 궁상에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것 같은 인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결여와 결핍이 살아가는 힘이기도 하다. 이런 모든 것들이 루인이 삶을 살아가고 세상을 바라보는 중요한 위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