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란 이름

가끔 우울한 상태로 빠져들곤 해요. 물론 이건 심각한 상태는 아니어서 그냥 적당한 음악을 들으며 치유할 수 있는 정도죠.

여전히 그래요.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지만 여전해요. 아직도 옅은 우울에 중독되어 살고 있죠. 당신이란 이름을 부르며…

당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궁금하지 않아요. 더 이상 당신을 생각하는 날도 없지요. 왜 당신을 떠올리겠어요. 그저 무심한 하루들이 스쳐갈 때 마다 몸 한 곳엔 죽은 시간이 쌓여갈 뿐.

딱 이정도면 좋겠어요. 더 이상 당신을 생각하지도 않고 당신이 그립지도 않으면서 살짝 우울한 상태. 딱 이 정도면 좋겠어.

이제 그만

오랫동안, 玄牝에 숨어 지내다시피 했다. 어디에도 나가기 싫었고 누군가를 만나기도 싫었다. 때론 사나흘씩 바깥 출입을 전혀 하지 않고 지내기도 했다.

이제 그만해야 겠다. 밖에도 좀 나가고 그래야 겠다.

자신이 피폐해져 가는 걸 느낀다.

밖으로 나가야 겠다. 이대로 가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오리란 불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