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울한

불안하고 설레고 우울하고 두근거리는 몸을 앓고 있다.

다시는 이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이런 몸을 기억하는 몸이 옛 몸을 불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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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황인숙

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 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 거야.
너를 흠뻑 적실 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_M#]

당신이란 이름

가끔 우울한 상태로 빠져들곤 해요. 물론 이건 심각한 상태는 아니어서 그냥 적당한 음악을 들으며 치유할 수 있는 정도죠.

여전히 그래요.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지만 여전해요. 아직도 옅은 우울에 중독되어 살고 있죠. 당신이란 이름을 부르며…

당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궁금하지 않아요. 더 이상 당신을 생각하는 날도 없지요. 왜 당신을 떠올리겠어요. 그저 무심한 하루들이 스쳐갈 때 마다 몸 한 곳엔 죽은 시간이 쌓여갈 뿐.

딱 이정도면 좋겠어요. 더 이상 당신을 생각하지도 않고 당신이 그립지도 않으면서 살짝 우울한 상태. 딱 이 정도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