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기대하는 연극과 뮤지컬

출처 및 자세한 설명: http://feedly.com/k/1cFOyRR
2014년 공연 전체를 확인한 건 아니지만 구글 알림 서비스로 접한 트랜스젠더 관련 공연 소식입니다.
3월에 M. 버터플라이를 공연한다고 합니다. 2012년에 한 번 상연했는데 이번에 또 하네요. 배우랑 연출 등이 같을지 다를지는 나중에 다시 확인할 사안이지만.. 반갑네요. 만약 연출 등이 다르다면 보러가야겠어요.
6월엔 거미여인의 키스를 공연한다고 합니다. 책과 영화로만 봤는데 연극은 어떨까요. 은근히 기대가 크네요.
7월엔 프리실라가 합니다. 이건 뮤지컬. 프리실라는 1990년대 트랜스젠더 작품으로만 알고 있었고 그래서 내용을 알 길이 없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뮤지컬로 상연한다니요! 정말 기대가 커요. 물론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요.
11월엔 킹키 부츠가 합니다. 이것도 뮤지컬. 내용은 잘 모르지만 영화가 있고 내용이 퀴어트랜스 이슈와 관련 있다고만 알고 있어요. 그래도 기대는 되네요. 후후후.
관심 있는 분들 참고하셔요. 🙂

죽음의 곁에서

결국 우리는 다 죽는다. 태어나는 순간 죽을 운명으로 살아간다. 허무하단 얘기가 아니다. 인생 덧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존재에겐 시간이 흐른다는 뜻이다. 우린 언제나 시간을 살아가고 시간을 겪으며 존재한다는 뜻이다. 아무려나 결국 죽는다지만 우리에게 혹은 적어도 내게 죽음은 그리 가깝지 않다. 이제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며 인생을 살지는 않는다. 내일 아침엔 잠에서 영원히 깨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며 잠들지 않는다. 내일 깨어날 것을 기대하고 이런 기대로 약속을 잡는다. 정말 내일 아침에도 일어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깨어날 거란 기대로 살아간다. 그러니 적어도 내겐 나의 죽음이 다소 먼, 막연한 느낌이다.

어머니가 달라졌다. 수술 결과에 따라 생의 갈림길에서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다는 직접적 가능성에 직면하며 어머니가 변했다. 그전까지 어머니는, 언젠가 죽겠지만 당장은 아니라고 생각하신 듯하다. 큰 수술을 앞둔 지금의 어머니는 삶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다. 이를 테면 몇 년 뒤에 사용하려고 여기저기에 쟁여둔 생필품을 모두 털어내고 있다. 언니에게, 내게 그 모든 것을 털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수술의 예후가 괜찮다고 해도 또 다른 병이 있으니 어머니로선 삶에 어떤 미련을 조금씩 털어야겠다는 고민을 하시는 듯하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정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는 말씀도 하셨다. 이곳에서 오래오래 살겠다는 기대로 어렵게 구했는데 1년도 안 되어 정리할 마음이 든 듯하다. 당장 무슨 일이 생겨도 놀랍지 않은 상황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물론 또 다시,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내가 결혼했으면 하는 바람도 더 강해졌다. 결국 나는 불효를 하겠지만 어머니는 삶의 규범성, 죽음의 규범성을 완수하고 싶은 바람을 더 강하게 품기 시작했다. 서로 이룰 수 없는 욕망과 기대가 엄청 부딪힐 테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커다란 상처를 주고 받겠지. 어머니는 이제,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얼른 결혼하라고 할 테고(이미 시작했다) 나는 그 말을 외면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결국 어머니를 괴롭히는 결과를 야기하겠지. 존재 자체로 불효녀/불효자인 나는 어머니에게 계속 상처를 줄 테고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어머니가 느낄 서러움을 강화하겠지.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은 또 내가 겪어야 할 일인 것을. 어쩌겠는가, 이것이 내가 속해야 한다고 강제된 가족의 문법인 것을.

동성연애

간단한 에피소드.

결혼에도 관심없고 연애를 한다는 얘기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친하다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이런 와중에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 사는 집에 친구와 함께 지낸다고 (거짓을) 말해둔 상황인데.
답답해 하는 어머니께서 갑자기, 동성연애하냐고 물으셨다. 응?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하지만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으하하 웃고 말았다. 동성연애하느냐는 어머니의 말에 나는 당황하기보다는 놀라웠고 재밌었다. 어머니가 동성연애란 말도 아시다니. 이런 용어를 직접 사용하시다니! 어쨌거나 뭔가 고민을 하고 계신 거려나. 내가 철썩같이 이성애-비트랜스남성이라고 믿고 싶으면서도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상상한 적 있다는 뜻이려나.
그나저나 어머니, 저는 어머니가 생각하는 그런 동성연애는 하지 않아요. 어머니가 생각하지 않는 동성연애를 하지요. 으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