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속의 쾌락

입 안이 헐었다. 입 안이라 더 불편하다. 음식을 먹는 것도 불편하고 양치질도 불편하다. 그럼에도 이런 시기엔 평소보다 더 챙겨 먹는다.

몸이 쉬고 싶구나 하는 신호를 자주 받는다. 그럼에도 이런 시간을 멈추고 싶진 않다. 그 만큼 즐겁다는 의미다. 쾌락으로 가득한 몸.

다가오는 수요일에 종일 玄牝에서 쉬었으면 하면서도 망설이고 있다. 토요일에 나갈 일이 생겼으니 하루 정도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음. 그래야만 기말 논문을 쓰기 위한 충전을 할 수 있겠다는 느낌. 다가오는 수요일, 딱 좋은 시간이다.

물론 쉰다는 건, 그저 약간의 늦잠을 의미할 뿐이다. 지금의 시간, 신난다. 매일같이 [Run To 루인]에 글을 못 쓴다는 아쉬움과 나스타샤와 못 논 시간이 상당히 되었다는 아쉬움만 뺀다면, 지금의 생활이 좋다.

#답글은 화요일 이후에 할게요. 죄송해요..^^;;;

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6

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6!!!


홈페이지는 여기로

몇 해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한 번도 안 가봤다. 자신에게 커밍아웃을 하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커밍아웃을 하기 어려워했고, 조금씩 조금씩 페미니즘을 매개로 접하는 사람들에게 커밍아웃을 했지만 그래도 숨고 싶은 몸이었다. 항상 이 경계에서 갈팡질팡한다. 그러면서도 핑계라면 기말 시험기간과 겹친다는 것. 허울 좋은 핑계지만 어쨌거나 대학생이던 시절의 그럴듯한 핑계였다.

그리고 올해. 어쩌면 참가할지도 모른다. 아니, 가고 싶고 그래서 이렇게 [Run To 루인]에 글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기말논문제출 기간을 절묘하게 피하고 있고 그래서 한 주일 내내 참가는 못하더라도 한 두 가지 행사는 참가할 수 있다. 기쁘다.

#모든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로 가서..

퍼레이드는
일 시 : 2006년 6월 10일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 소 : 종로4가 종묘공원(사전행사) -종로2가 종로타워-공평동 시티은행앞

파티는
일 시 : 2006년 6월10일 토요일 오후 8시부터
장 소 : 종로, 이태원, 홍대

수다회는
일 시 : 2006년 5월 30일(화)부터 동년 6월 7일(금)
장 소 : 종로 및 홍대 일대

-여러 수다회가 있으니 자세한 건 홈피에 가서.

필름페스티발은
일 시 : 2006년 6월 6일~ 6월 11일 (6일간)
장 소 : 서울아트시네마 (구, 허리우드 극장)

-역시 자세한 건 홈피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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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벌이고 수습하기: 변화

어제, 월요일부터 있었던 여성학 혹은 여성주의 행사를 마무리 짓고, 정리하고 들른 사무실에서 얘기를 나누다 우연찮게 루인이 일을 벌이고 수습하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닌데, 논문을 쓸 때면 항상 과도할 정도의 자료를 찾는 다던가 분명, 현재의 능력으론 과다하다 싶을 정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루인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이렇게 세운 계획을 수습하고 실천하느라 분주한 루인을 자주 발견한다.

하지만 루인은 일을 벌이고 수습하는 형이라기보다는 최대한 아무 일도 안 벌이는 보신형이다. 흐흐. 기존의 에로틱한 자극 가득한 생활을 유지하며 비슷한 생활을 하려고 하지 특별히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하진 않는다. 그래서 지난 3월 말 즈음 혹은 4월 초에, 학과 엠티를 기획해보라는 선생님들의 말을 외면하며 지내고 있기도 하다. 이번 행사 일정도 만약 기존에 계속해서 해오던 행사가 아니었다면 기획 했을 리 없다. 루인 혼자 놀기도 바쁜 마당에 행사라니.

바로 이 지점들이 루인이 가능성을 넓혀가는 방식이구나, 하고 깨달았다. 원하는 건, 욕심만큼 하기, 하기 싫은 건, 하지 않기. 푸훗. 언젠가 적은 것처럼, 한계를 미리 설정하지 않는 건 그 만큼 막막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더 넓혀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느낀다. 누구나 무리라고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하고 싶고, 비록 완벽하게 만족할 순 없다고 해도 어느 정도 도달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다음엔 조금 더 잘 할 수 있다면, 그렇게 조금씩 변해갈 수 있다면.

농담처럼 루인을 전형적인 새마을형 인간이라고 말하지만 성장을 중시하는 거, 맞다. 다만 이 성장이 무작정 부피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해갈 수 있는, 그래서 오늘 쓴 글을 몇 달 뒤에 다시 읽었을 때, 반박하고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루인이 되는 것이란 점에서 그렇다. 1년이 지나도 늘 그대로라고 말한다면, 끔찍할 것 같다.

이곳, [Run To 루인]도 마찬가지라고 느낀다. 지금의 [Run To 루인]은 시작했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을 거란 느낌. 부끄러워서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안 읽는 편이지만 가끔 새로 접할 때면 변해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조금씩 변해서 어느 순간 완전히 다른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것.

뭐,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건, 월요일 발표를 위해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을 벌이고 있는 현재를 변명하려는 것이랄까…. 흐흐. 아무튼 조금씩 수습하려고 애쓰고 있다. 끙.

#다음 주 화요일이 지나면, 좀 여유가 생겨서 즐겨가는 블로그를 여유 있게 읽고 덧글을 달 수 있는 시간이 생길까? 하지만 벌써부터 기말논문을 계획하면서 상당히 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선 기말논문을 제출해야만 좀 여유가 생길까? 아냐 아냐, 좀 천천히 갈 필요가 있다고.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