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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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싶은 옷이 생겼다.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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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 생일이라 같이 점심을 먹다가, 이성연애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그러며 친구가 해준, 명언.
“사귀면 더 모른다.”
깔깔깔 웃으며 넘어갔다. 아, 정말 너무 맞잖아. 많이 사귀어야 안다고 하지만 사귀면 정작 상대방이 안 “보인다.” 차라리 친구로 지내며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할 때 더 잘 “보인다.”
([아름다운 거리]는 예전에 접했던 연극의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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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MBTI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는데, 또 한 마디에 쓰러졌다. FP는 거의 다 길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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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블로그에서 끝내주는 문장을 읽었다.

인생은 길고, 돈줄은 짧다♡
통장 잔고가 나를 제대로 압박하누나♡

(이 문장은 이 글에서)

아아, 읽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 최고예요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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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떠올릴 때면, 당신을 사랑하는 몸과 당신이 준 상처로 너덜해진 몸이 동시에 떠올라. 알아. 당신에게도 루인이 그렇다는 걸. 우리의 관계를 지속한다면, “그것은 서로의 괴로움을 나눠가지며, 또한 서로가 불행 속에 계속 있는 것, 절대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서로를 감시하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겨울이 되니 흔해빠진 우울에 빠지곤 한다.

(따음표 속의 문장은 유미리 [창이 있는 서점에서]중, 33쪽에서)

두 달 전에 쓴 글 고치기

두 달도 더 된 글을 고치며 어색한 문장과 엉성한 구성에 뭔가 갑갑함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새로 쓰기엔 감당할 자신이 없고 기존의 글을 고치기엔 뭔가 몸에 안 들어서 후회만 잔뜩 할 것 같다.

예전에 너무 몸에 안 들었음에도 어떤 이유로 공개했던 글이 있다. 쓴 사람의 입장에선 너무 싫어서 그 글을 썼다는 사실 자체를 지우고 싶었는데, 읽는 사람의 입장에선 꼭 그렇지는 않았나 보다. 그럼에도 너무너무 그 글이 싫어서 지금도 그 글이 느껴지면 얼른 외면한다.

지금 글이 꼭 그럴 운명에 놓인 것 같다. 뭔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어색한 것 같기도 하다. 속상하다.

학교/책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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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도 없이 학교에 갔다. 일이 있긴 있었지만 굳이 오늘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그냥, 생활의 패턴을 좀 만들까 싶어서 갔다.

보통은 玄牝에서 뒹굴며 노는 편이다. 근데 가끔씩은 그 효율이 떨어지는데, 방바닥과 친하게 지내다 보면 애정이 주체할 수 없이 커져서 만두베개 사이로 숨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무실에 매일 나갈까 했다. 연구실에 간다고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책상이 있다는 사실 하나로 뭔가 다르게 느껴지니까. 玄牝의 강점은 책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 가자 선생님들의 전화가 왔고 몇 가지 사무를 처리했다. 가지 않았으면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었지만 오히려 잘 된 점도 있어서 불만은 없다. 오늘 가지 않았다면 해야 할 일이 기약 없이 미뤄졌을 수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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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을 통해 책을 세 권 주문했다. 문과 같은 이과라 비싼 등록금이 억울해서 읽고 싶은 책은 항상 주문한다. 교보에 없는 책도 있거니와 새 책을 가지는 것과는 별도로 제본을 해서 읽는 종류의 책들이기 때문이다. (거의 병적으로 책이 구겨지거나 더럽혀지는 것을 싫어한다. 루인이 책과 처음 닿았을 때의 그 상태 그대로 읽고 보관하는 편이다. 그래서 다섯 번인가 읽은 책을 한 번도 안 읽은 책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CD도 마찬가지인데, 玄牝에 있는 CD들은 비닐포장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이런 루인을 향해, 누군가는 “너 A형이지?”라고 했다.)

이번 주문이 어쩌면 학부 마지막 주문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가졌다. 뭐, 곧바로 대학원에 갈 예정이라 특별할 느낌 같은 건 없다. (아직 대학원 등록금을 안 냈기에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계속 연결되기 때문에 두 달이 훨씬 지나서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주문했다. 졸업식을 하기 전에 필히 더 주문을 하리라 하면서도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느낌은 조금 묘하다. 섭섭한 것도 아니고 아쉬운 것도 아니고 시원한 것도 아닌 그냥 묘한 느낌이다. 그 비싼 등록금이 억울하다는 느낌일 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더 많은 책을 주문해서 본전을 찾았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일지도;;;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