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내년엔 트랜스젠더 관련 번역서를 여러 권 접할 수 있을까? 현재 기획하고 있는 것, 이미 계약이 끝나서 출판이 확실시 된 것만 2~3권이다. 트랜스젠더 이슈에 집중하거나 트랜스/젠더/퀴어 이슈를 논하는 책이 한 해에 이렇게 많이 나온 적이 있을까 싶다. 단행본 출판이란 맥락에서, 내년은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시기겠지..
벨 훅스의 <올 어바웃 러브>를 읽었는데.. (수업 시간을 계기로 다시 읽은 것) 돌이켜 고민하자면, 내가 소위 ‘이 바닥’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 지금까지 그럭저럭 지내고 있는 것은 단지 이론의 쾌락이 아니다. 내가 받은 과분하지만 충만한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순히 이론만의 쾌락이라면, 이렇게 지내진 못 했을 거라고 확신한다.
사랑이 혁명이다. 많은 사람이 벨 훅스의 <올 어바웃 러브>를 읽으면 좋겠다.
오늘 강의가 있는데…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 퀴어 동아리에서 기획한 강연(?)인데 퀴어 이슈를 잘 모르는 분들도 들을 수 있는 내용을 해야 한달까.. 흠… 어느 지점을 접점으로 만들지가 관건인데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나는 과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흠..

두서 없는 잡담

ㄱ.
화제였던 것 같은 김혜나의 <정크>를 일전에 읽었다. 한줄 평가하면, 일단 소설부터 좀 잘[제대로] 쓰고… 소설부터 잘 쓰면 그때 그 소설로 다시 논평하겠습니다… 다시 읽을 것 같지는 않지만.
ㄴ.
어쨌거나 <정크>는 게이가 주인공이니 퀴어락에 등록해야 할까? 한 권 더 구매해야 하는데 그 돈이 아까워… 헌책방에서 구하는 것도 아까워… 어떡하지… 이 책 구매해서 읽고 내놓으실 분 계시면 퀴어락으로 버려주세요… 히히.
ㄷ.
-성적소수자를 지지하면 곧 성적소수자의 입양권도 지지해야 하는가?
-동성결혼을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곧 호모포비아인가?
… 이것이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이슈인가요? 퀴어 공동체 및 퀴어 학제에서도 각자의 다양한 위치와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말 그대로 여전히 논쟁적 이슈 아닌가요? 제가 잘 몰라서 하는 질문입니다.
ㄹ.
혐오와 인권감수성 돋는 표현을 가르는 분명한 대답 혹은 정답이 있다면, 저는 그 정답을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그 이슈를 공부하겠습니다. 혐오와 지지를 분명하게 가르는 정답이 있다는 인식, 이 둘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인식에 문제의식이 있어 공부를 하기도 하는 저로선 때때로 난감해요.
며칠 전 교황선출과 관련해서 추기경 중 여성이 없음을 두고 MBC 기자는 시대착오적이라고 했던가, 구시대적이라고 했던가. 이런 논평은 명백히 박근혜를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큰데, 여성이 참여하면 곧 성차별 없고 (적당히) 진보인 걸까? 다른 한편 ‘동성’을 성추행했다고 고소당한 추기경도 많은데, 그럼 비(규범적)이성애자 추기경이 꽤 있다는 얘기다. 이런 부분은 왜 평가를 안 하지?
어느 한두 가지 잣대로 재단하지 않고 그 특유의 폐쇄성을 좀 더 복잡하게 사유할 방법은 없는 걸까? 복잡한 것을 복잡하게 사유하기란 정말 어렵구나… ㅠㅠㅠ
ㅂ.
며칠 전 수업 교제로 벨 훅스를 (다시)읽었다. 읽고 좌절했는데 나는 벨 훅스처럼 글을 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난 안 될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벨 훅스의 대중적 글쓰기와 관련해서 지혜 선생님의 깔끔한 요약은, “벨 훅스는 대중적으로 쉽게 쓰기 위해 내용을 희생하지 않고, 내용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형식을 바꾼다.”
대중적 글쓰기, 쉬운 글쓰기는 복잡한 내용을 단순하고 단편적으로 전달함이 아니라 복잡한 내용을 복잡하게 다루되 이것을 전달할 형식을 바꿈이다.
ㅅ.
벨 훅스의 책은 정말 중요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빼어난 성찰이 많은데도, 신기할 정도로 한국에 번역도 많이 되어 있는데도 의외로 안 읽히는 경향이 미스테리. 내가 벨 훅스의 초기 4부작으로 페미니즘을 공부해서 이러는 건 아니고.. 흠.. 흠.. ;;; 물론 종종 오드르 로드(오드리 로드)로 처음 공부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고민을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