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이것저것: 바람, 보리 고양이 / 입이 쓰다

며칠 전엔 우바람, 좌보리로 잠에서 깨어났다. 오오, 이것은 집사의 로망!
이것이 우연일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아무려나 때론 폭주하고 때론 잠만 자는 보리 고양이는, 사람의 음식을 엄청 탐하는 보리는 발랄하게 잘 지내고 있다. 너무 발랄해서 때론 당혹스럽고, 때론 엄청 귀엽달까. 으흐흐.
바람과 보리의 관계는 아직 관망 중.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애매하다. 뭐, 어쨌거나 서로의 존재는 (부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니 어떻게 되겠지.
몸 상태가 묘한데. 얼추 한 달 전부터 저녁이면 속이 쓰리다. 위가 약한 편이어서 매실액 희석한 걸 물처럼 마시는데 그래도 저녁이면 속이 좀 쓰리다. 그리고 얼추 보름 혹은 그 전부터 입에서 쓴맛이 난다. 입에서 쓴맛이 나는 경우를 찾아보니 피곤함이 일정 정도를 넘어서거나 역류성 위염이라고 하는데 어느 쪽일진 모르는 것. 나는 일단 피곤함이 일정 정도를 넘어서라고 판단하기로 했다. 요즘 계속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으니. 그나저나 내가 인지 못 하는 수준에서, 정말 많이 피곤했는가보다.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시간은 흐른다. 이것이 버틸 수 있는 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요즘은 힘이다.

바람과 보리, 두 고양이의 일주일

이제 얼추 일주일 지난 바람과 보리의 관계는 애매합니다.
이를 테면 어제 저녁 바람과 보리는 얼결인지 얼굴을 부비부비하며 뽀뽀를 했습니다. 하지만 곧 뭔가 어색한지 서로에게서 떨어졌죠. 보리는 간혹 바람의 엉덩이 냄새를 킁킁 맡을 때가 있고, 바람에게 하악하며 앞발로 공격하려 할 때가 있습니다. 바람은 보리가 곁에 오면 하악하지만, 어떤 순간엔 하악하다가 바람의 냄새를 킁킁 맡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둘의 관계는 오락가락.
하지만 정말 재밌는 것은, 밤에 잘 때가 아니라면 같이 있을 수 있는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점입니다. 구플에 사진과 움짤을 공유했으니 확인할 수 있겠지만 초기만 해도(사실 지금도 초기지만) 둘이 저 정도 거리에 있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훨씬 먼 거리에서도 하악을 시전했죠. 하지만 지금은 직접 부딪히지 않는 이상, 그리고 매우 가까이 서로 마주보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무시하는 수준입니다. 다행이지요.
보리의 행동을 보면, 보리는 바람과 놀고 싶고 바람의 그루밍을 받고 싶어 하는 느낌입니다. 바람의 행동을 보면, 바람은 보리가 귀여운 것 같고 하는 짓이 걱정은 되지만 아직 그렇게 가까이 있고 싶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바람의 입장에서, 영역 동물인 고양이의 입장으로 추정한다면, 보리는 바람의 영역에 침입한 존재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아무려나 조금씩 안정감을 찾는 것도 같으니 다행입니다. 물론 아직 더 지나야 알 수 있지만요.
그나저나 어쩐지 제가 없으면 둘이 애정애정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냥 이건 저의 망상이자 바람이자 추정. 근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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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매일 보리(와 때때로 바람)의 사진을 구글플러스에 올리고 있으니 사진이 궁금한 분은 참고하세요. 🙂

[고양이] 서로 적응하는 시간: 바람, 보리, 그리고 나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넘어가는 밤엔 그럭저럭 조용했다. 피곤해서 그냥 다 무시한 것일 수도 있고 정말 조용했을 수도 있다. 바람과 보리가 밤에 침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오래지 않아 결정날 것인가. 하지만 어쩐지 다른 땐 바람이 하악하면 보리가 피하곤 하는데 밤에 침대에서 잘 땐 보리가 악착같이 행동하네. 왤까.
어젠 일부러 늦게 들어왔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바람과 보리가 둘이서 투닥투닥 싸우는 시간도 필요할 듯해서 그랬다.이미 수업 등으로 둘만의 시간이 있지만 그 시간을 좀 늘이고 싶었다. 그래서 둘이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귀가했을 때 분위기가 살벌한 것만은 아니란 점에서 뭐, 적당히 조율하고 있는 듯하다. 둘이 알아서 잘 하겠지.
어젠 보리가 혼나지 않고 넘어갈까 했는데 실패! 가스레인지로 뛰어올라서 다시 한 번 혼났다. 이번엔 말로 하지 않고 그냥 공중에서 회전을 시켰… 그냥 큰소리로 혼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가스레인지에 올라오면 뭔가 무서운 걸 겪는다는 걸 인식시킬 필요가 있어서. 그래서 인간 화장실에 들어가면 전엔 쓰읍을 시전했는데, 요즘은 그냥 문을 약하게 닫는다. 보리가 작정하면 열 수는 있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은 수준으로. 그래서 인간 화장실에 들어가면 뭔가 난감하고 무서운 일이 생긴다는 걸 각인시키려고. 근데 이걸 각인시키면 나중에 목욕할 때 곤란해서 좀 갈등이긴 하다. 끄응.
아무려나 미칠 듯이 폭주하는 아깽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건 재밌다. 신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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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가장 좋은 점. 잘 먹고 잘 마신다. 정말 우다다 달리다가도 밥그릇이나 물그릇이 있으면 일단 킁킁 확인하고, 물은 상당히 자주 마신다.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