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잡담, 그리고

01

A4 기준 32장 분량이었던 원고를 19장 분량으로 대폭 줄이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하아… 줄이겠다고 작정하고 작업하니 줄일 수 있네요. 하지만 정말 반토막 낼 줄 몰랐습니다. 설마 했거든요.
이태원 지역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추적한 글입니다. 투고했으니 결과를 기다립니다.
02
죽기 전에 제가 만족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죽을 때까지 노력하겠지만 그런 글을 한 편은 쓸 수 있을까요?
03
글을 쓸 때마다 선생님에게서 받은 훈련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물론 제가 부족하여 아직도 저의 글은 별로지요. 그래도 기본으로 배워야 할 것을 참 많이 배웠습니다.
배울 때는 잘 몰랐습니다. 당연히 배우는 건 줄 알았거든요. 이를테면 참고문헌 작성하는 방법, 인용하는 방법 같은 것. 매우 기본적인 것이라 당연히 배울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석사논문을 쓰는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제가 제대로 잘 배웠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 참 지도교수를 잘 만났어요. 흔치 않은 복이지요.
04
언젠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날이 온다면, 심사자 중 한 분으로 제 지도교수를 모시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습니다. 꼭 그럴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럴 수 있어야 하고요.
05
아.. 그러고 보니 내일은 알바가 끝나는 날이고 모과이 공연 가는 날이고 융과 노랑둥이 줄 사료를 주문해야 하는 날이고 또… 흐흐.

공부

오랜 만에 선생님을 만났다. 갱년기를 겪고 있는 선생님이 걱정이지만, 역시나 선생님을 만나고 나면 소소한 일상만 주고 받아도, 공부하고 싶은 욕망이 솟아오른다. 정말 그렇다.

요즘 알바를 구하며 가장 속상한 부분은,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알바를 구하고 생계유지를 위해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거다. 그래서 너무 속상했다. 공부하려고, 아가들 먹여 살리려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돈을 벌고 있노라면 공부를 할 시간이 안 난다. 절대 시간의 부족. 그래서 너무 속상했다. 최근 알바 하나를 구할 뻔 했는데, 결국 거절한 이유는 상당히 다양하다. MB의 본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공간이고, 활동 시간이 너무 많이 뺏기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그 일을 해서 저축을 적당히 하면 향후 2~3년간 생계비 걱정 없이 활동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다면 하겠다.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포기했다.

그런데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생계비가 걸린 문제니까.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상의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다들 생계가 걸려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고 위로했지만, 다들 비슷한 고민이었으리라. 활동만 신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공부만 신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다들 이런 고민을 하고 있겠지.

아무려나 이런 요즘 상황에서, 읽고 싶은 논문이 잔뜩 있고 특정 주제로 읽고 싶은 논문도 여럿 있는데 이게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일까를 고민하는 하루였습니다.

뭐, 이런 고민이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요…

암튼 오랜 만에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즐거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