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졸리는 시간: 주절주절

01
여기 공개한 글(https://www.runtoruin.com/1695) 발표는 대체로 무난하게 끝났다. 재밌기도 했다. 이런 발표는 처음이었는데, 사회자 선생님이 전체적인 조율을 잘 해줘서 편하기도 했고.

다만 당일 자료집의 편집과 나의 편집이 다르단 점은 밝혀야 할 듯. 이건 나로 인해 발생한 문제긴 하다. 더 정확하게는 아래아한글의 폐쇄적인 정책에 따른 것이지만…

간사는 아래아한글로 편집한 파일을 요청했지만 내겐 아래아한글이 없어 오픈오피스로 원고를 썼다. 그리고 이걸 doc확장자로 저장해서 보냈는데, 이 파일을 열어 아래아한글로 복사하니 띄어쓰기를 무시한 상태로 나타난다고… 덜덜덜. 그래서 다시 한번 아래아한글로 편집한 파일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왔다. 난 웹페이지로 작성해서 다시 보냈다. 아래아한글은 없으니까 불가능하고. 그러며 편집에 필요한 사항을 적었는데 너무 많이 신경을 써주셔서 오히려 좀 다른 편집본이 나왔다. 고로 아래에 쓴 글의 편집본이 가장 정확한 편집본이다.

02
퀴어문화축제도 재밌게 끝났다. 비가 많이 왔지만, 퀴어락 전시는 예상 외로 반응도 좋아서 다행이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전시회를 기획할 단계인가? 흐흐.
(참, 그날 제게 책 넘기고 책값 안 받아 가신 분, 연락 주세요!!)

퍼레이드도 하고 싶었지만 비가 와서 참았다. 비가 내리는데 걸을 순 없지. 케케.

03
일하는 곳에선 윈도우XP를 사용한다. 매우 불편하다. 우분투/리눅스에 적응했기에 윈도우는 영 어색하달까.

일단 백신과 방화벽 문제. 우분투라면 신경도 안 쓸 이슈인데 윈도우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설치한 중앙통제식 보안프로그램을 삭제하고…;; 크크 AVG와 코모도를 설치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컴에 코모도를 설치하지 않으면 어색하달까..;; 그렇다고 그 컴에서 나의 주요 계정을 로그인하는 건 아니다. 안심할 수 없는 컴퓨터 환경이라 로그인은 없다. 뭐, 외부메일을 차단한 곳이라 접속할 수도 없지만. -_-;; 덕분에 구글독스 활용이 늘었다.

한글워드를 할 때도 불편하다. 우분투나 리눅스민트에서 한글 워드를 하면 자음과 모음 순서를 달리해서 쳐도 제대로 표시된다. 이를테면, “면”을 칠 때, 리눅스에선 “ㅕ+ㅁ+ㄴ”으로 입력해도 “면”으로 나온다. 하지만 윈도우에선 “ㅕㅁㄴ”으로 나온다. 리눅스에 적응했기에 이거 꽤나 불편하다.

내컴퓨터라는 폴더를 사용할 때의 불편함은 최고. 우분투나 리눅스민트에선 하나의 폴더창에 탭 형식으로 여러 폴더를 열어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렇게. 여러 폴더를 탭으로 불러 자주 사용하는 폴더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삽입 이미지각 폴더의 기록이 남기에, 상위폴더나 하위폴더로의 이동이 매우 쉽다.

근데 윈도우XP에선 이게 안 된다(고 알고 있다). 이거 꽤나 불편하다. C와 D드라이브에 있는 폴더로 이동할 때마다 왔다갔다 하는데 귀찮고 불편해서 이거 어디 쓰겠나 싶을 정도. 두 개의 폴더창을 여는 걸 싫어하니, 이거 참, 정말이지 공인인증서를 쓰는 곳이 아니라면 우분투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싶을 정도.

04
동거묘가 자꾸만 5시 반에 깨워 졸립고 또 졸립다. 으아앙…

사진, 진로, 여행

01
퀴어문화축제가 끝났고, 퍼레이드도 끝났다. 물론 난 참석할 수 없었다. 다른 곳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니까. 아쉬움을 달래려고 사람들의 후기를 검색하다 사진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사람들의 얼굴이 드러나는 사진들. 어떤 사진은 흐릿하고 어떤 사진은 약간의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그래도 알아 볼 사람은 다 알아 볼 수 있는 사진들이다. 사진을 올린 사람이 “흐리게 나왔지 않느냐”고 항변하면 할 말이 없지만, 알아 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알아 볼 수 있는 사진들.

사진 촬영 문제는 언제나 어렵다. 사진 촬영 거부는 더 골치아프다.

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카페에서 일을 한다. 내가 머무는 카페는 어떤 이유로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가끔씩 방송사에서 촬영을 오기도 한다. 주인장과 인터뷰도 하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카메라도 함께 온다. 카메라 감독은 영상을 위해, 방송 내용을 위해 촬영을 한다. 그리고 난 그럴 때마다 신경이 곤두 선다. 내 온 신경은 카메라에 집중한다. 그리고 행여라도 나를 촬영하면 난 바로 손을 저으며 촬영을 거부한다. 하지만 이 거부를 금방 받아들이는 이는 드물다. 조금 더 촬영하다 관두는 시늉을 한다. 그렇다고 이미 촬영한 부분을 지우는 것도 아니다. 초상권 침해가 아니니 촬영해도 괜찮다는 의미일까?

사진을 찍을 권력이 있다고 믿는 이들과 사진을 찍히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 이들 간의 긴장 관계.

얼마 전엔 영화 [3*FTM]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사진 촬영과 관련한 골치아픈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출연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는데, 어느 관객이 그 장면을 촬영한 것. 거의 한 시간 동안 실랑이를 한 끝에 메모리카드를 찾아 자료를 삭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자긴 감독과의 대화란 행사를 촬영하는 게 취미라고 했다. 그 메모리카드엔 다른 ‘감독과의 대화’ 행사를 촬영한 사진들이 있었다고 한다.

촬영에도 윤리가 있다고 말하기엔 하나하나 너무 피곤한 일이다.

02
진로를 새롭게 고민할 상황이다.

다니던 학교에 같은 전공 박사과정이 생길 가능성이 상당했었다. 들리는 소문엔 95% 수준으로 생긴다고 했다. 하지만 부결되었단다. 진로로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심란했지만, 그래도 믿는 구석이었기에 조금 당황했다. 물론 놀라진 않았다. 생기기 전까진 생긴 게 아니고, 반신반의했으니까. 그저 진로 고민의 방향 자체가 상당히 많이 달라져 난감한 정도랄까.

박사과정이 생기지 않아 난감하지만, 만약 처음부터 박사과정이 있었다면 난 바로 박사과정에 진학했을까? 글쎄, 아마 지금처럼 쉬었을 거 같다. 바로 진학하지 않았을 거 같다.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 중이다. 아쉬운 건 고민할 시간이 충분하진 않다는 것.

03
학회 일이 끝나면 외국 여행이라고 갔다 오고 싶은 바람을 품고 있다. 물론 정말 갈지는 모를 일이지만. 여행을 무척 싫어해서 MT와 같은 행사도 잘 안 가는데 외국 여행이라니. 하지만 한국이 아닌 곳에서 조금 쉬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꼭 외국일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외국에 가도 호텔에만 머물 가능성이 크고, 그곳에서 블로깅만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우려할 사항이다. 흐흐.

퀴어퍼레이드 일정이 6월 13일로 연기되었습니다.[웹자보추가]

제목 그대로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일정이 6월 13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공식 공지는 여기로) 이미 빠른 속도로 소식이 전해지고 있겠지만, 혹시나 해서 이곳에서도 전합니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 중 관심이 있으셨거나 관련 있으신 분들은 널리 알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일요일 낮에 연기를 고민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습니다. 전날인, 토요일 낮에 사무국 사람들을 만났을 때 고민이 상당한 모습을 접했지만, 퍼레이드 연기까지 고민하리라곤 예상을 못했어요. 전 그저 영결식과 퍼레이드 날짜가 겹치지 않기만을 바라는 정도였죠. 그랬기에 퍼레이드 일정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며 관련 단체에 의견을 수렴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아, 그렇구나’ 했습니다. 현재의 분위기로선 영결식 다음날 퍼레이드를 하는 것이 ‘좋은 풍경’은 아니니까요. 아쉽기도 했어요. 그냥 애초 일정대로 진행했음 하는 바람과 일정대로 진행하긴 힘들겠다는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죠.

어제 밤, 퍼레이드 일정만 2주 연기하여, 6월 13일에 진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은 고민과 격론이 일었겠구나 싶었어요. 연기를 주장하는 이들도, 원래 일정대로 진행하자는 이들도 아마 같은 심정일 거라고 짐작해요. 어떤 결정도 쉽지 않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얼추 두 달 전부터 홍보를 시작한 퍼레이드 일정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기에 연기를 결정하고 홍보한다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결정을 적극 지지해요. 퀴어문화축제 사무국과 조직위원회, 그리고 관련 단체들에서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구나 싶어,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요.

다시 한 번 정리하면, 5월 30일에 진행하기로 한 퍼레이드와 파티는 6월 13일로 일정이 바뀌었습니다. 그 외의 행사, 영화제 등은 그대로 진행합니다. 사실상 6월 3일 퀴어영화제/무지개영화제/SeLFF 개막식이 올 해 퀴어문화축제의 개막이네요.

그리고 남은 중요한 이야기 둘.

첫 번째 이야기: 반전시리즈
퍼레이드 날짜가 6월 13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아니, 몸 둘 곳을 모르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려나요. ;;; 6월 13일은 제가 일을 하고 있는 학회의 춘계학술대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으하하. 올해 퀴어퍼레이드 참가는 물 건너 갔습니다. ㅠ_ㅠ

두 번째 이야기: 아쉬움
30일 퍼레이드 행사 자리에서 어떤 만남을 기대했는데 … 일정 연기와 반전시리즈로 인해 불투명해졌어요. 엉엉. ㅠ_ㅠ 다른 방식을 모색할 수도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