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나 서울에 있을 때보다 ‘너 뭐냐’란 표정을 훨씬 많이 마주했다. 특히 노년의 사람들이 날 유난히 노려보거나 ‘넌 뭐냐’는 얼굴로 날 보는 사람이 많았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부산이 더 보수적이라고 생각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약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짐이 좀 있어서 콜택시를 불렀다. 택시가 도착했는데, 기사님이 곧장 내리더니 내게 “허리 다칩니다”라며 직접 짐을 트렁크에 넣으셨다. 그저 친절한 분이구나,라며 기분 좋게 택시를 탔다. 운전도 안전하게 잘 하셔고 괜찮았다. 기차역에 도착하자 이번에도 기사님이 같이 내렸다. 그러곤 직접 짐을 내려주시며, “허리 다쳐요. 아가씨, 허리 다치니까 가만히 계셔요”라고 말씀하셨다. 닥치고 가만히 있었다. 아가씨라고 무거운 짐을 못 들 건 아니지만 내가 이런 대접을 또 언제 받으랴 싶은 마음도 있었다.
어쩐지 이번 부산행은 재밌는 젠더 여행이었다.
언제 또 이런 대접이라니…ㅠ제가 나빠요ㅠ우리 댜기의 짐을 제가 들어 드려야징!!!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
이미 충분히 잘해주시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