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깐 웹서핑을 하다가 “엥 나 색맹인건가요?”http://goo.gl/UbveO4 라는 글을 읽었다. 그림에 녹색이 있다고 해서 머리 색깔에서 좀 진한 부분이 녹색일까라고 생각하며 댓글을 읽는데… 얼굴색이 녹색계열이라고. 뭐라고?!?!?!?!?!?!?! 얼굴은 그냥 살구색 좀 연한 느낌인데???
그래서 오랜 만에 좀 찾아봤더니 이런 게 있었다.
내가 이미지를 퍼온 곳은 http://goo.gl/VSIZ9V
위쪽 혹은 왼쪽은 비색약/비색맹인이 봤을 때 모습이고 오른쪽 혹은 아래쪽은 적녹색약인이 봤을 때 모습이라는데… 나의 느낌은, 둘 다 같은데? 차이라면 위쪽 혹은 왼쪽은 약간 더 화사한 느낌? 구글플러스의 포토에서 자동으로 사진을 보정해주는 딱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똑같다.
그래서 E에서 링크를 주며 물어보니 E에겐 두 개가 전혀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세 번째 사진, 바다에 눈이 쌓여 있는 산엔 무지개가 있다는데 내겐 전혀 안 보인다. 튤립은 노란색이 가장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에 흰색(하지만 E는 연분홍이라고 알려줬다), 붉은색은 잎사귀와 함께 섞여서 구분하면 보이지만 그냥 무시하면 안 보일 수도 있는 수준?
가장 놀란 부분은 신호등에서, 오른쪽의 초록색 신호등이 E에겐 회색이라고. 엥?
한국인의 경우, 이른바 남성은 6% 가량, 여성은 0.5% 가량이 색깔 감각이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어디에 해당할까? 또한 트랜스젠더 중 색깔 감각이 다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을 조금 바꾸면, 색깔 경험은 염색체를 통해 유전된다고 하는데 그럼 생물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혹은 이것은 생물학적 경험일까, 문화적 경험일까? 내가 할 수 있는 답은 간단한데, 그 모두다. 색깔 경험 자체는 매우 문화적 경험이지만, 그런 문화적 경험을 어떻게 공유하는가엔 어쨌거나 유전자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떤 변수는 분명 존재한다. 이럴 때 고민은 생물학적 결정론이 아니라, 생물학이라고 불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로 나아가는 것이고.
적녹색약이라고 해서 살면서 불편한 건 없고, 운전면허증을 따지 않아도 괜찮은 핑계가 되니(하지만 적녹색약이어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는 있다) 어떤 의미에선 좋은 일이기도 하다.
참고로 여기(http://goo.gl/ZWpCrn)에 가면 6색 무지개를 인식하는 방법이 나온다.